충전사업자와 연합체 결성·통합 플랫폼 구축 MOU 체결
로밍 기반으로 충전 세력 규합하나...환경부·한전에 도전
로밍 구축·신기술 도입해 고객편의↑·사업자 매출↑기대
충전소 구축·충전사 인수 이어 로밍까지...충전 사업 진출 초읽기?

(왼쪽부터) 송복구 현대차·기아 EV혁신사업실장(상무), 안태효 스타코프 대표, 문찬종 에스트래픽 대표, 이규제 제주전기자동차서비스 대표, 주형진 차지비 대표, 최영석 차지인 대표(CSO), 김시호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 대표가 ‘E-pit 얼라이언스 결성 및 E-pit 플랫폼 연동 개발과 PoC 수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송복구 현대차·기아 EV혁신사업실장(상무), 안태효 스타코프 대표, 문찬종 에스트래픽 대표, 이규제 제주전기자동차서비스 대표, 주형진 차지비 대표, 최영석 차지인 대표(CSO), 김시호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 대표가 ‘E-pit 얼라이언스 결성 및 E-pit 플랫폼 연동 개발과 PoC 수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전기신문 오철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환경부와 한국전력이 양분하고 있는 ‘충전 천하’에 출사표를 던졌다. 국내 주요 전기차 충전사업자들과 손잡고 ‘충전 동맹’을 결성한 것. 초급속 충전소 구축,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 인수에 이어 이번 로밍 연계까지, 현대차의 충전 운영사업 진출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 6개 충전사와 '충전 동맹'...로밍·PnC 등으로 '윈윈' 모색

현대차그룹은 18일 스타코프, 에스트래픽, 제주전기자동차서비스, 차지비, 차지인,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 등 국내 충전사업자 6개 회사와 ‘E-pit 얼라이언스 결성 및 E-pit 플랫폼 연동 개발과 PoC 수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각각 체결했다. 현대차는 이번 결성 목적을 “전기차 충전이 어디서나 편리한 충전 생태계를 조성하고 국내 전기차 충전 업계의 양적·질적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운영 중인 초고속 충전 브랜드 ‘E-pit’의 모바일 앱 등을 통합 충전 플랫폼, ‘E-pit 플랫폼’으로 확장하기로 했다. 얼라이언스 업체들과 시스템 연동 작업을 진행하고 내년 상반기에 선보일 계획이다.

새로운 E-pit 플랫폼은 E-pit 앱뿐만 아니라 충전기 운영을 위한 관제 시스템, 충전사업자들의 회원 간 충전 중개를 위한 로밍 시스템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국내 전기차 충전 업계는 각 충전사업자의 독립된 사업 구조로 인해 자체적인 회원 유치 및 플랫폼 운영에 어려움이 있었다. 전기차 고객도 여러 사업자의 충전기를 이용할 때 제각각 회원 가입을 별도로 해야 하는 불편을 겪어 왔다.

현대차그룹은 E-pit 플랫폼 도입을 통해 전기차 고객은 E-pit 앱을 통한 한 차례의 회원 가입만으로 여러 사업자의 충전기를 동시에 검색하거나 이용할 수 있고 앱을 통해 편리한 충전 결제를 가능하게 만든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E-pit 플랫폼은 충전과 결제가 한 번에 가능한 ‘플러그 앤 차지(Plug &Charge)’와 같은 혁신적인 특화 기술의 개발을 포함해 향후 충전사업자들의 사업 운영에 전반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형태로 지속 발전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이 구축한 전기차 초고속 충전소 ‘송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E-pit’
현대차그룹이 구축한 전기차 초고속 충전소 ‘송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E-pit’
◆충전 사업 진출 준비 중?...충전 양강 체계 변화 생기나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이번 로밍서비스 구축이 세규합으로 평가된다. 이미 로밍서비스를 구축한 환경부와 한국전력 역시 로밍체계 구축으로 충전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시장에서 권력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앞서 환경부는 2018년 주요 충전사업자들과 로밍서비스를 구축했으며 한국전력도 작년 10월 차지링크라는 로밍서비스를 시작했다. 명확한 장점이 있는 로밍서비스는 많은 전기차 고객을 유치했고 이에 따라 민간사업자들도 플랫폼에 가입했다. 한국전력이 로밍서비스를 시작할 당시 환경부가 미뤘던 업체들의 로밍 가입을 서둘러 끝낸 일이 있는데 이는 다른 충전 세력 규합에 대한 견제로 볼 수 있다.

때문에 OEM과 충전업체 간 협력을 넘어 급속충전기를 구축하고 최대 민간충전사 경영권을 확보하는 현대차그룹의 행보를 볼 때 이번 로밍연계는 충전 시장 진출을 앞둔 채비로 보인다.

실제 현대차가 테슬라처럼 충전 운영 사업에 뛰어들면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고 첨단 충전 기술 도입에도 유리하고 통신, 주유, 전력, 렌터카 등 이종사업 간 연계도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으로는 업체는 아니지만 충전기 구축을 하며 세력을 양분하고 있는 완고한 환경부와 한국전력 중심의 국내 충전시장에 균열을 낼 것이라는 기대감도 실려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급속충전, 중속충전, 완속충전 등 충전사업 진출에 대한 전략을 수립하고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최근에는 과금형 콘센트 구축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 E-Pit’ 참여 업체를 모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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