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말 미국 법원은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에게 558억 달러 규모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한 이사회의 결정이 회사에 대한 충실의무를 위반했다고 판시하고 지급을 취소할 것을 명령했다. 성과급은 회사가 미리 정한 기업가치 관련 목표가 달성된 데 대해 사전에 책정되어 있던 패키지에 의한 보상이었다. 558억 달러는 우리 돈으로 74조 원이 넘는 돈이다. 미국에서도 비교되는 사례가 없다.혁신 기업가로서 머스크의 위치는 독보적이다. 머스크 정도라면 그 정도의 보상을 받을 만하다고 말할 수도 있다. 미국에서도 법원의 결정에 대한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따져보자면 머스크에게 굳이 많은 연봉을 따로 줘야 할 이유는 없다고도 할 수 있다. 연봉을 많이 받지 않아도 열심히 일해서 성과를 올려야 할 이유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1890억 달러의 자산을 가진 부자다. 세계 1위 부자라는 위치를 놓고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과 엎치락뒤치락한다. 머스크의 재산은 주로 테슬라의 주식이다. 테슬라의 지분 21.9%을 가진 대주주다. 별도의 성과보상이 없어도 기업가치 향상에 따라 자산이 늘어난다. 머스크는 지금까지도
미국경제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기준금리를 1년 6개월 만에 0~0.25%에서 5.25~5.5%로 끌어올리는 기록적인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미국경제는 여전히 좋다. 숫자로 보는 미국경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2021년 5.8%, 2022년 1.9%, 그리고 2023년은 아직 추정치지만 2.1%로 지난 3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훌쩍 웃돌았다. 전 세계가 어려운데 미국만 혼자 뛰고 있다. 최근 발표된 경기지표에서도 경기가 침체국면으로 향하고 있다는 증거는 찾을 수 없다. 서비스업의 호조와 민간 고용의 증가는 여전하고 소매 판매도 늘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꾸준히 낮아지고 있으며 임금 상승률은 4% 수준을 웃돌아 물가를 잡는 데 걱정이 될 정도다. 경기침체를 예상하는 사람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많은 투자자가 미국경제의 침체 가능성을 믿지 않는다. 지난해 미국 주식시장은 20% 이상 올랐다. 이제 물가도 잡히면 연준이 금리를 내리는 일만 남았다는 분위기다.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경제 상황과 함께 또 이해하기 힘든 건 미국 정치다. 어느 나라나 정부에 대한 여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경제다. 그러나 좋
2024년은 세계 경제가 장기 저성장궤도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첫해다. 코로나 이후 물가는 뛰었고 성장률은 낮아졌다. 우려했던 수준은 아니라고 하지만, 올해도 경기 부진은 이어진다. 지난해 10월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3.0%보다 0.1%포인트 낮은 2.9%로 전망했다. 코로나 이전 20년 동안의 평균 성장률 3.8%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세계은행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2.7%, 2.4%로 IMF보다 더 낮다. 특히 선진국들의 성장률은 대개 1%대의 성장률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성장률도 지난해 2.1%에서 올해 1.5%로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많은 국내외 언론이 주목하고 있는 것처럼 올해는 선거의 해다. 세계 76개국에서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올해 선거에 노출된 인원은 40억 명. 투표율이 절반이면 적어도 20억 명의 인류가 투표에 참여하게 된다. 선거를 의식한 정책의 변화도 있을 것이고 선거 결과에 따른 대외 환경이 변화도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복지보다는 경제 성장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어 보수파의 강세가 예상된다. 하지만 이건 일반적인 얘기다. 선거 결과를 좌우하
부산 엑스포 유치전이 실패로 끝났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가 로마와 부산을 제치고 2030년 세계박람회 개최지로 선정됐다. 대부분의 외신은 예상했던 그대로의 결과라는 반응이었다. 오일머니가 큰 역할을 한 것은 물론이다. 오일머니를 노리고 사우디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대표적인 나라가 프랑스와 중국이다. 사우디는 박람회 개최지 투표에 앞서 프랑스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에 대규모 항공기 주문을 넣었고 헬리콥터와 같은 무기 도입도 공식화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일찌감치 사우디 지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중국도 일찌감치 사우디의 박람회 유치 후원을 공언했다. 우리나라를 방문한 적 없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말 사우디를 찾아 빈살만 왕세자와의 관계를 강화했다. 중국은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가 부산 지지 계획을 철회하는 데도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실 국력으로 따지면 우리나라가 사우디아라비아와 비교해 못할 게 없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전망을 보면 사우디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2조2500억달러, 한국은 3조1000억달러로 추산된다. 하지만 국가의 형태가 다른 만큼 경제 규모와 무관하게 두 나라 정부가 동원
휘발유 가격이 뛴다. 국제유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올해 초만 해도 배럴당 50달러에서 60달러를 오가던 국제유가가 지금은 90달러를 넘어 100달러를 바라본다. 무엇보다 주요 산유국에서 생산량을 줄인 여파가 컸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대표적이다.현재 사우디는 하루 100만 배럴, 러시아는 30만 배럴씩 줄였다. 고유가가 필요한 나라들이다. 사우디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탈석유 전략 때문에 막대한 돈이 필요하다. 사우디의 균형재정을 위한 최저 기름값이 최소한 배럴당 80~83달러 사이라고 한다.전쟁자금 조달이 필요한 러시아도 돈이 아쉬운 건 마찬가지다. 물론 수요의 증가도 국제유가 상승 원인 중의 하나다. 이미 5월부터 원유는 초과 수요 상태였다. 예상보다 경기가 좋아 늘어난 서방 선진국 수요에 이상 기온에 따른 발전 수요도 있었다. 미국 정부가 화석에너지 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탓에 설비 투자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당분간 국제유가는 예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일단 올해 겨울까지는 현재의 유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은 브렌트유 가격은 10월 배럴당 93달러까지 오른 후 내년 3월까지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주요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모두 유동성 위기다.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회사가 있고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회사도 있다. 부실은 금융 시장으로도 번지는 양상이다. 중국은 그동안 내수와 소비 진작을 통해 경제성장률을 유지해왔다. 주택건설은 물론이고 급증한 사회기반시설(SOC) 투자는 부동산 시장 거품을 키웠다. 세계은행 통계를 보면 2008년~2021년 동안 인프라와 유형자산 등에 중국이 투자한 액수는 국내총생산(GDP)의 44%에 달한다. 고속도로와 고속철도, 공항 등을 건설하는 데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면서 지방정부의 금융회사(LGFV) 빚만 9조 달러로 늘었다. 이 가운데 현재 20% 정도만 상환능력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 중국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하기는 어렵다. 중국 정부는 일단 적당한 유동성 공급으로 급한 불을 끄겠다는 생각뿐인 듯하다. 금리 인하를 했다고 하지만 0.1%에 불과했다. 원래 중국 부동산 시장의 거품 붕괴는 중국 정부가 2021년 부동산 기업의 재무 규제를 갑작스레 강화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면 규제를 풀면 되지만 중국 정부는 그럴 생각이 없다. 가계대출을
미국은 국가 부도를 걱정할 이유가 없는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다. 달러가 필요하면 찍어내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졌다고 한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미국의 신용등급을 기존 최고등급 'AAA'에서 'AA+'로 한 단계 낮췄다. 재정 악화와 국가채무 부담 증가에 더해 국가운영 체계 악화를 신용등급 하락의 이유로 지목했다.미국 정부는 발끈했지만, 피치가 틀린 지적을 한 건 아니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지난 5월 말 미국의회와 정부는 디폴트 시한을 일주일 앞두고 간신히 부채한도 적용에 합의했다.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진 게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지난 2011년에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미국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내렸다. 이유는 이번과 같았다. 당시에도 미국 부채한도 증액에 대한 협상은 마지막 순간까지 험난했다. 당시 미국의 신용등급이 하락하자 미국 주가는 15% 폭락했고, 국제 금융시장은 타격을 크게 받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큰 영향이 없다. 무엇보다 2011년과 지금의 국제 경제 상황에 차이가 난다.당시는 금융위기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시기였지만 지금은 아니다. 현실적인 이유도 있
한국은행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수출기업들 가운데는 중국의 봉쇄조치 해제에 따른 경기회복의 효과가 아직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는 응답이 많았다. 특히 디스플레이와 정보기기 업종은 수출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는 시점을 아예 내년 하반기 이후로 예상했다. 중국의 경제회복이 늦어지는 사이 우리나라는 무역수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지난 1분기 중국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4.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의 분기별 성장률이 4% 이상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1분기 4.8% 이후 꼬박 1년 만이었다. 하지만 경제활동 재개 이후 회복의 조짐을 보이는 듯했던 중국 경제가 2분기부터는 다시 가라앉았다. 수출입을 포함해 생산과 소비, 투자까지 거의 모든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밑돌고 있다. 무엇보다 제조업이 예상보다 나쁘다.지난 5월까지 중국의 공업이익은 1년 전보다 18.8% 감소했다. 중국의 공업이익은 공업 분야 연 매출 2000만 위안, 우리 돈으로 약 36억 원 이상인 기업들의 수익성 동향을 나타내는 지표다. 중국 경기회복 지연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내수 부진 탓으로 보인다. 내수는 중국 GDP의 65%를 차지한다.중국 당국이 내수의 회복을 위해 소비 지
일본이 주목받고 있다. 오랫동안 잊힌 시장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일본 주식시장의 닛케이지수는 올해 초와 비교하면 20% 뛰었다. 주가는 90년 8월 이후 33년 만에 최고치다. 무엇보다 기업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 지난해 상장기업들의 매출은 17.5% 영업이익은 7.0%, 순이익은 4.4% 증가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들인 도요타자동차나 소니는 물론 워런 버핏이 주식을 매수해 관심을 끌었던 일본의 종합상사들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대단한 변화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비관적인 얘기가 많았다. 성장률 둔화로 2030년에는 일본이 선진국 대열에서 탈락할 것이라는 진단까지 있었다. 실제로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일본의 연평균 성장률은 1980년대 후반 4.9%에서 90년대 초반에는 1%대 중반으로 하락했고 이어 2006~2010년에는 제로에 가깝게 떨어졌다. 특히 2016년부터 2020년 사이에는 아예 역성장을 기록했다. 그러나 일본의 지난 1분기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4%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0.3%보다 높았다. 과연 1년 사이에 무엇이 달라졌을까. 흔히 일본 경제 추락의 원인으로는 외부적으로는 플라자합의로 인한 엔화의 고평가,
세상이 불안하면 눈이 가는 게 금이다. 금은 디폴트의 위험이 없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이다. 안전자산은 시장이 불안할 때 값이 오른다. 국제 금값은 한동안 온스당 2000달러를 넘어 작년 3월 이후 최고로 뛰었다. 국내의 금값은 국제 금 시세에 환율 변수가 더해진다. KRX 금시장에서도 1g당 금 가격이 3월 14일에 사상 처음으로 8만 원을 넘기더니 지난 4월 7일에는 8만6330원을 기록해 2014년 3월 시장이 개설된 이후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금은방에서 금반지 한돈(3.75g) 가격은 30만 원을 가볍게 넘는다. 2015년 12월에 비하면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금값은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지금의 상황은 조금 이상한 측면이 있다. 우선 주식시장의 움직임은 비교적 괜찮다.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도 마지막 단계다. 물가는 잡혀가고 있다. 은행권의 불안이 있기는 해도 금융위기로의 확산 가능성은 크지 않다. 오히려 세계 경제는 차츰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경제협력기구(OECD)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원래의 전망치 2.2%보다 0.4% 포인트 높은 2.6%로 상향 조정했다. 세계 경기가 나아진다면
미국의 한 은행이 자금난이 알려진 뒤 36시간 만에 파산했다. 은행이 가진 자산은 모두 2090억달러, 우리 돈으로 277조원이다. 총예금은 1754억달러였다. 파산 규모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두 번째로 크다. 지난 10일 발생한 미국 실리콘밸리 은행, SVB의 파산은 높아진 금리가 미친 충격의 결과다. 파산 전날 18억달러 규모의 손실을 봤다고 발표한 것이 도화선이었다. 고금리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다.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기업 고객들의 자금 사정이 나빠졌다.기업들은 맡겨뒀던 예금을 찾기 시작했고 은행은 이 돈을 내주기 위해 보유 채권을 팔아야 했다. 하지만 금리가 올라 채권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이 발생했다. 발표가 나오자 먼저 증시에서 은행 주가가 폭락했다. 주가가 60% 빠지는 동안 예금 인출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소셜미디어는 뉴스를 확산했고 스마트폰이 빠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이 은행의 고객은 주로 미국 실리콘밸리의 신생기업과 투자자들이었다. 지급 능력에 대해 불안한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고객들은 빠르게 스마트폰 뱅킹 앱을 열고 예금 인출에 나섰다. 순식간에 예금 대량 인출이 이뤄졌고 은행이 문을 닫는 시간까지 지급을 요청한 돈은 420억달
월드컵이 열리고 있는 카타르가 보여주고 있는 것은 오일머니의 힘이다. 카타르는 이번 대회를 위해 경기장 7곳을 새로 지었고, 1곳을 증축했다. 사실상 축구 인프라 자체를 완전히 새로 만들었다. 투자비용은 2000억 달러가 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다른 나라라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돈이야 넘치게 많은 나라다. 국민소득은 1인당 5만 달러가 넘고 소득세는 없다. 메시와 네이마르, 음바페가 모두 뛰고 있는 프랑스 프로 축구의 명문 파리 생제르맹의 구단주가 바로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이다. 석유와 천연가스 덕분이다.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크게 뛰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중동 국가들이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지난 4년 동안 번 돈은 1조3천억 달러에 달한다. 자산 규모 상위 10개 국부 펀드 중에서 절반이 산유국 소유다. 물론 유가가 계속 지금 같을 수는 없다. 중동 국가들도 하루빨리 석유 의존에서 탈피해야 한다. 아랍에미리트는 두바이를 관광과 투자의 도시로 탈바꿈시켰다. 아부다비에는 루브르와 구겐하임을 유치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부산과 경쟁하며 리야드에 엑스포를 유치하려는 것도 같은 이유다. 역시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1992년생인 샘 뱅크먼-프리드(Sam Bankman-Fried)는 부모가 모두 스탠퍼드대 로스쿨의 유명 교수로 그는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미국의 세계적인 명문 MIT에서 물리학을 전공으로 수학을 부전공으로 졸업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FTX를 창업한 것은 2019년이었다. 자체 발행한 코인을 기반으로 성장을 거듭하면서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과 미식축구의 스타 톰 브래디, NBA의 스테펀 커리 등 유명인사들의 투자를 받았다. 창업 2년만인 2021년에는 260억 달러의 재산을 가진 것으로 평가돼 블룸버그의 미국 부자 순위 32위를 차지했다. 400대 부자 중에 유일한 20대였다. FTX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든다는 게 설립 목표라며 수수료 수입의 1%를 기부하기도 했다. 청년세대는 열광했고 젊은 천재로 추앙받았지만, 순간이었다. 고객 돈을 멋대로 운용하고, 계열사 간 거래를 통해 몸집을 불려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FTX는 파산보호 신청을 했고 그는 지금 미국 정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 다른 한 사람은 84년생으로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엘리자베스 홈스(Elizabeth Holmes)이다. 보기 드문 미모와 재능을 모두 갖춘 그녀는 바이오벤처
세계는 현재 전쟁과 인플레이션의 시기다. 지난 8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8.3%였다. 미국인의 70%는 나라가 잘못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 지금 미국은 세계 어느 다른 나라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이를 입증하는 것이 바로 달러의 초강세다.달러 강세는 세상의 돈이 미국으로 몰리고 있다는 의미다. 지금의 달러 초강세 현상은 금리가 더 높은 데다 상대적으로 미국의 경기가 더 좋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는 오른 물가를 감당해 내고 있다. 코로나로 충격을 받아 사라졌던 일자리는 완전히 회복했다.성장률이 떨어지고 금리를 높였는데도 미국의 고용 시장은 여전히 좋다. 8월 말 발표된 노동부 신규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석 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공급관리협회(ISM)의 8월 서비스업 경기지수는 4월 이후 최고다. 경제 생산량은 오히려 코로나 이전 수준보다 높다. 미국은 에너지와 식량 위기로부터도 피해가 없다. 6월에 갤런당 5달러를 기록하며 소비자를 우울하게 만들었던 휘발유 가격은 4달러 밑으로 떨어졌다.유럽으로의 에너지 수출이 늘면서 오히려 31년 만의 경상수지 흑자 가능성까지 예상된다. 주요국 가운데 미국보다 경제 상황이 나은 나라는 없다. 제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이 공급한 자금은 장부상으로 늘어난 자산만 계산해서 3조6000억 달러였다. 그리고 코로나 이후 다시 4조5000억 달러가 늘었다. 이 정도로 돈을 풀면 그 가치도 떨어지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달러의 가치는 요즘 더 뛰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통화 긴축에 착수한 연준이 금리를 빠르게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보다 금리를 빠르게 그리고 많이 올리고 있는 나라는 없다. 아직도 일본과 유럽은 기준금리가 제로 수준이고 영국이나 캐나다는 1%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금리의 차이가 나면 미국의 국채는 더욱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면서 유동자금은 미국으로 유입되고 달러 가치는 자연스럽게 오른다. 세계의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의 평균적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 인덱스는 최근 2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2021년 1월 이후부터 계산해도 20%나 올랐다. 반대로 브라질을 비롯한 몇몇 원자재 수출국을 제외하고 대부분 나라의 통화가치는 크게 떨어지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130엔을 넘어섰고 원·달러 환율도 1300원을 돌파했다. 걱정되는 일이다. 달러 가치가 오르면서 달러로 빚을
최근 일본경제신문 산하 일본경제연구센터의 중기예측 보고서가 파장을 일으켰다. 2027년이면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일본을 추월한다는 예측이었다. IMF 전망치를 기준으로 보면 올해 1인당 GDP는 명목 금액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3만4994달러로 일본의 3만9243달러와 비교해 아직은 10% 정도의 차이가 있다. 양 국간 격차의 축소는 1960년대 초중반부터 한국이 연평균 7%의 높은 GDP 성장률을 기록한 결과다. 구조적이고 추세적인 측면이 강하다. 일본의 경우, 1990년대에는 엔고에 따른 거품의 붕괴가 있었고, 2000년대 들어서는 인구감소가 더해지면서 장기불황이 이어졌다. 특히 최근 20년 동안은 디지털화의 속도에 따른 생산성 향상의 격차도 컸다. 2020년 한국의 단위 노동생산성은 2000년의 2배로 늘었지만, 일본의 증가율은 25%에도 못 미쳤다고 한다. 구매력 평가 환율로 계산한 1인당 실질국민소득은 오히려 한국이 위다. 이미 2018년부터 일본을 앞지르기 시작해 지난해는 한국이 5만3051달러로 일본의 4만8814달러보다 8% 많았다. 평균 임금 역시 2020년 일본 3만8515달러, 한국 4만1960달러로 한국이 앞선 상태다.우리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타격받았던 세계 경제가 다시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을 받고 있다. 전쟁은 곡물과 에너지 가격의 급등, 공급망 차질 등을 통해 세계 경제에 충격을 주고 있다. 1990년대 이후 이뤄진 세계화에는 중국의 제조업 생산과 수출, 그리고 러시아의 에너지와 원자재 수출이 크게 기여 해왔다. 지금 국제정치적 갈등은 세계화를 후퇴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세계화의 흐름이 아예 역전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코로나팬데믹은 세계화가 반드시 효율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 계기였다. 코로나 발생 당시에도 그리고 지금도, 중국은 발병 지역을 중심으로 무조건 봉쇄 조치를 단행해왔고, 세계의 생산 기지인 중국의 지역봉쇄는 세계적인 공급 차질로 이어졌다. 무조건 가장 저렴한 제품을 공급받기만 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해졌다. 그러나 아직 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이 대거 중국을 탈출했거나 탈세계화가 촉발됐다는 징후는 없다. 경제적 측면에서 세계화의 추세를 계량화하는 대표적인 지표는 무역량과 자본의 흐름이다. 기업들이 해외 생산 공장을 철수해 본국으로 돌아가면, 무역은 줄어들 것이고 세계적인 해외투자 규모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경제적으로는 큰 문제가 아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가라앉으면 해결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세계 경제가 걱정해야 하는 진짜 문제는 인플레이션이다. 미국의 지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5%로 40년 만에 최고치였다. 유가만이 아니라 모든 원자재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미 금 가격은 올해 들어 6% 상승했고, 알루미늄 가격은 16% 급등했다. 골드만삭스는 에너지 등 상품가격의 대폭등을 예상한다. 급격하게 치솟고 있는 물가를 미국 연준이 경기 위축 없이 적절하게 통제할 수 있느냐가 세계 경제의 가장 큰 변수다. 이미 주식시장은 타격이 크다. 보통 주식시장에서는 고점 대비 10% 하락하면 조정, 20% 하락하면 침체라고 한다. 그런 기준으로 보면 미국 나스닥지수와 S&P500 지수는 이미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채권이라고 안전한 것도 아니다. 인플레이션은 주식시장은 물론 채권시장에도 좋지 않아서 인플레이션이 심해지면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모두 손실이 발생한다. 그래도 경기가 나쁘지 않다면 다행이다. 물가만 잡으면 된다. 현재 전 세계 경제는 아직 양호한 모습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미국이
러시아가 돌아왔다. 러시아는 지난 30년간 세계 무대의 주인공은 아니었다. 이상한 일도 아니다. 러시아의 GDP는 중국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미국과 중국의 대결 속에서 잊혔던 러시아다. 러시아에 날개를 달아준 것은 유가 상승이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는 상황에서 천연가스 매장량과 생산량, 그리고 수출량에서 세계 1위가 바로 러시아다. 최근 유럽에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한 것도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 때문이었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지금 ‘에너지 무기화’를 앞세운 정치적 도박을 하고 있다. 전선은 우크라이나고 그 뒤에
중국 경제가 어렵다. 경제의 불확실성 요소는 커지고 있고 기업들의 경영 여건은 나빠졌다. 미국의 포린폴리시(FP) 최근 보고서는 중국이 곧 정점을 찍고 쇠퇴기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객관적인 전망이 아니라 희망이 섞인 기대일 수도 있지만, 중국 경제가 곳곳에서 약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한국은행도 중국 경제가 내년에는 부동산부문 과잉투자와 지방정부의 부채 증가 등으로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중국 경제 위기론이 새로운 일은 아니다. 아직도 여전히 중국은 투자할 만하다는 의견도 많다. 특히 월가의 대형 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