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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촌광장)기술혁신은 어디로 흐를지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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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문수 GE 그리드솔루션 부사장
지난겨울은 어느 해보다 혹독하게 추웠다는 기억입니다. 그리고 심지어 길었습니다.
요즘 날씨로 추정하면 지독한 추위의 겨울은 갔고 봄날은 잠깐 맛을 보고 곧 뜨거운 여름을 맞이해야 할 것 같습니다. 비바람 가운데 봄날을 축제하는 벚꽃은 날아가 버렸습니다.
프로메테우스가 불을 훔쳐 인류에게 준 이후에 인간은 불을 다루게 되어 추울 때 더 따뜻하게 살 수가 있었지만 더울 때 시원하게 지낼 수 있게 된 것은 불과 백 년 정도입니다.
에어컨 기술은 처음 사용된 곳이 인쇄소였다고 합니다. 컬러 인쇄 과정은 빨노파, 그리고 검정으로 네 번 인쇄를 해야 하는데 인쇄 도중 습도 변화에 따라 종이가 미세하지만 팽창 혹은 수축을 하게 되는데 결과는 엉망이 된다고 합니다.
인쇄소는 난방 기업에게 습도를 통제하는 시스템을 의뢰했고 캐리어라는 직원은 압축 암모니아로 냉각된 코일에 공기를 통과시키면 습도를 55%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습도 조절기는 섬유업, 제분업, 질레트( 과도한 습도로 면도날 부식 문제 )에도 판매되었습니다. 고객들은 자사 생산제품에 대한 관심뿐 이었지 근로환경 개선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캐리어는 다른 관점에서 시장을 설정했습니다.
목표 시장은 찌는 듯한 여름에 문을 닫는 극장 이었습니다. 캐리어 에어컨 등장으로 여름 극장가를 장악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의 전통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에어컨의 기술은 쇼핑몰 산업을 부상시켰으며 인간이 살아가는 주거 지역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에어컨 이전에 뜨거운 도시 ( 텍사스 애틀랜타, 싱가포르 두바이 )는 발전을 할 수가 없었는데, 오늘날 여름에도 에어컨으로 인해 쾌적한 환경을 누리고 겨울에는 따뜻해서 은퇴자들의 천국으로 변모되었습니다.
에어컨 이전에 개발된 냉동 시스템을 선박에 설치하여 육류업체들은 세계 대양을 누비면서 육류를 실어 날랐습니다. 냉동 시스템을 트럭에 장착시켜 상하기 쉬운 과일 채소 등을 곳곳에 온전하게 운송 배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육류, 과일, 채소 등이 국제 무역 속에 편입되었는데 각각 재배환경은 나라마다 다르지만 수입은 환경적 혹은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스웨덴에서 토마토를 재배하는 것 보다 스페인산 토마토를 스웨덴에서 수입하는게 더 친환경이라고 합니다.
영국에서 양을 키우는 것 보다 뉴질랜드에서 키운 양을 영국에서 수입하는 게 탄소 배출량 기준 관점에서는 더 낫다고 합니다.
우리가 항만에서 보게 되는 엄청난 수의 컨테이너도 제작되고 표준화되어 상용화된 지는 불과 50년밖에 안 되었습니다.
기술의 문제 이전에 사회적 이해관계와 항만 노동조합의 저항 때문이었습니다. 규제기관 관료들은 자신의 일자리를 지키고 싶었기 때문으로 컨테이너라는 혁신이 그들의 역할을 빼앗아갈 위험한 아이디어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런저런 장애가 엄청 많았지만 1960년대말 군사장비를 베트남에 수송해야 하는 미군 당국은 이를 적용하여 상용화의 길을 본격적으로 열었습니다. 베트남에서 하역하고 돌아오는 길에 텅 빈 컨테이너를 경제적으로 급성장하는 일본을 들러 화물을 실어옴으로써 대서양을 오가는 무역 거래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컨테이너 사용은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었고 ( 거의 1/10 수준) 그 결과 공장을 굳이 소비자 및 공급업체와 근처에 둘 필요성이 사라졌고 노동력, 정부 규제, 세금, 임금 등 생산효율성을 높여줄 지역을 발굴하는 일로 변화되어 중국 같은 저임금 국가 근로자는 새로운 기회를 맞이 했고 고임금인 선진국 근로자는 실직의 위험에 노출 되었습니다. 그리고, 국가간에 비즈니스 유치를 위해 다른 정부와 경쟁을 벌이게 되었습니다.
전기시스템 이전 생산공장은 증기기관 시스템이었는데 이것은 구동축을 중심으로 설계되어 멈추는 법 없이 단 한 대의 기계를 돌려도 증기기관에 석탄을 공급해야 했습니다.
전기시스템은 에너지를 요구하는 지점과 시점에 정확하게 전달하기 때문에 효율성이 더 높고, 공장은 안전하고 더 깨끗한 공간이 되었지만 전기시스템을 가동하기 위해서는 생산라인을 전부 바꿔야 하므로 기존시설을 버리는 것이 어려운 선택이었습니다.
신기술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 기존의 모든 것을 바꾸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해야 했습니다. 공장 설계와 물류시스템 심지어 고용정책까지도 전기시스템에 맞는 방식으로 전면 수정했고 전기가 발명된 이후 50년의 세월이 걸렸습니다.
혁신적인 기술은 모든 것을 바꿀 수가 있기 때문에 이를 혁명이라 부릅니다. 혁명은 모든 것을 바꿀 때까지 오랜 세월과 상상력, 용기, 그리고 인내가 요구됩니다.
며칠 전 신문에 혁신의 아이콘인 일론 머스크의 ‘과도한 자동화’로 직면한 어려움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시작된 혁신이 지연될 수는 있어도 물러가는 일은 없다고 봅니다.
4차 산업혁명이라 부르는 디지털 산업도 더디 올 수는 있어도 필연적입니다. 에어컨 이나 컨테이너나 같은 기술이 파급한 것보다 훨씬 많이 크고 깊게 우리의 경제를 두드릴 것입니다.
생산기술로 이룩한 경제에 소프트웨어를 장착할 수 있다면 우리는 가일층 경제강국이 될 것입니다.
작성 : 2018년 04월 23일(월) 08:26
게시 : 2018년 04월 24일(화) 09:22


양문수 GE 그리드솔루션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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