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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대정전 사태 방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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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호 한국전기연구원 센터장/공학박사
1965년 뉴욕 대정전, 2003년 북미 대정전, 그리고 최근의 2017년 대만 대정전 등 우리는 많은 대정전 사태를 언론기사 또는 경험을 통해 접해왔다. 최근 대만 대정전은 섭씨 36도의 한여름에 비록 4시간 동안 발생한 정전이라고는 하지만, 피해를 본 전기소비자들이 겪었을 고통의 강도는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정도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전기공학자로서 ‘정전은 막을 수 없을까’ 라는 질문을 자주 접하게 된다. 1965년 뉴욕 대정전의 경우, 정전으로 인해 13시간동안 3천만명의 주민들이 암흑 속에서 지내야 했다. 사후 분석에 따른 정전원인은 송전선 과부하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전력망을 운영했던 점이었고, 다른 지역 전력망에 연속적으로 고장이 파급되어 대정전이 벌었진 것이다. 이후 정전 재발 방지를 위해 신뢰도 위원회가 구성되었고 신뢰도 기준이 수립됐다. 전력망 운영 감시를 위한 측정장치와 SCADA 등을 포함한 새로운 기술도 개발되었다. 2003년 북미대정전은 정전규모면에서 어마어마한 대정전이다. 정전피해 소비자수가 5500만명, 정전지속시간 3일, 정전피해비용이 약6조8000억원 상당이다. 1965년 대정전과 마찬가지로 초기 미미한 전기적 문제가 넓은 지역으로 도미노 현상처럼 퍼지는 현상이 또 일어난 것이다. 1965년 대정전 이후 정전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이 이행되었듯이 2003년 정전이후 여러 가지 정전 재발 방지 대안들이 제시되어 신뢰도 감독 기관의 역할의 강화되었고 제도가 정비됐다. 전력계통 상황인식 기술, EMS 기술 개발, 시각동기장치 활용, 데이터 모델링 개선, 신뢰도 연구 기능 강화 등과 같은 새로운 기술의 개발과 활용 권고안도 발표되었다. 대만 대정전의 경우 가스공사 직원이 실수로 가스밸브를 2분 동안 잠그는 사소한 인적실수가 원인이 되어 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에서 연료공급 이상에 따른 작동 오류로 6기의 발전기가 동시에 정지됨으로써 대정전이 발생했다. 전력공학에서 전력계통은 신뢰도 유지기준인 N-1(전력망 내의 1개 설비 고장, 단일고장) 또는 N-2(전력망 내의 2개 설비 동시 고장, 이중고장) 상정고장이 발생하더라도 전기공급과 전기품질이 문제가 없도록 계획되어 운영되고 있다. 한 발전소의 발전기 6기 동시고장은 신뢰도 유지기준을 벗어난 사고로서 확률적으로 발생이 희박하여 신뢰도 유지 고려대상은 아니지만 단 한가지의 사건이 여러 건의 동시 고장을 일으키게 했다는 사실에 신뢰도 기준의 새로운 고려 대상이며 연구 대상이라 생각된다. 미국에서의 카트리나, 샌디와 같은 허리케인 발생에 따른 전력망 인프라 마비 또는 일본 동북지방 지진이후의 쓰나미에 의한 후쿠시마발전소 정지에 따른 대규모 정전 발생으로 인해 기존의 신뢰도 기준으로는 대정전 방지가 어렵기 때문에 복귀력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출현하여 관련 기술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이는 허리케인과 같은 재해 재난에도 전력공급 기능 마비를 최소화 하고 정전 지역은 빠른 복구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기술이다. 그리고 얼마전 발생된 170만호, 9만명의 고객이 피해를 입은 남호주의 전력공급 중단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생산비가 없는 태양광과 풍력으로 구성된 신재생전원이 에너지소비량 비중의 40%를 차지하고 있으나 예상치 못한 일기 변화로 전력이 필요량만큼 생산되지 않아 대정전을 경험한 바 있으며, 이를 통해 대규모 신재생전원의 출력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정전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클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최근 2년마다 새로이 발표되는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수요의 감소, 신재생발전원 확대 따른 예비력 확보, 원자력과 석탄화력의 퇴조, 예비율 감소가 화두다. 전력수급계획과 전력계통운영은 별개로 보이지만 사실은 상호 보완적으로 서로의 부족함을 매워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전력계통 운영에서 발견되는 계통혼잡의 예를 보면, 결국 새로운 전력망 추가 건설에 대한 전력망 보강 계획이나 신규 발전소 건설 계획이 계통운영 문제의 해결책이 되기도 한다. 현재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설정한 낮은 예비율이 미래 전력계통의 전력 피크시 전력계통운영상 어려운 문제를 야기하기도 하고 우리가 경험해 보지 못했던 대규모 신재생발전원의 출력 불확실성과 출력 패턴이 전력계통 운영에서의 많은 대안 수립을 필요로 하고 있음을 보았다. 따라서 해외 사례를 면밀히 관찰하여 사전에 제대로 운영 기술을 확보하는 일이야말로 대정전 방지의 관건이라 할 것이다.



작성 : 2017년 08월 29일(화) 15:28
게시 : 2017년 08월 30일(수) 13:47


이정호 한국전기연구원 센터장/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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