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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객석)한반도 지진의 내습과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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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호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 사장(서울공대 객원교수)
지진이 일상화된 동경생활 5년여의 경험을 가진 나는 지진과 그 강도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편인데, 지난 달 20일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에 참석하러, 직전 12일에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 여파로 심리적 패닉 상태인 천년고도 경주에 갔다. 지진 안전지대라고 교육받아, 남의 나라 일로만 여기던 터에 예기치 못한 지진으로 기와가 떨어지고 가옥에 금이 가는 것은 물론 처음으로 겪는 지진의 흔들림에 놀란 현지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다. 이어진 여진으로 20일 9시58분 회의도중에 발생한 2.4의 여진에 참석자들 모두가 화들짝 놀랐다. 강진 당일 경주를 벗어나려는 북새통으로 택시를 잡을 수 없었다는 후일담을 듣고는 이해가 되었다.

그 여진이 계속돼 10월 25일로 500회를 넘었다는 보도다. 다행히 우려하는 연쇄지진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한두 달 내에 수그러질 것 이라는 전문가들의 낙관적 전망도 전해진다. 당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는 한수원은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비상 대응체제를 가동하고 직원들도 놀란 가슴을 쓰러 내리며, 지진의 분석은 물론 긴급대책 수립과 집행 그리고 연이은 방문자 대응을 일사분란하게 처리하며 그 저력을 보여 주었다.

그간 이웃 일본에서 빈발하는 대형 지진을 접하며, 안전지대라고 다행스러워 하던 우리가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물론 역사적으로도 신라시대인 779년도에 규모 6.7로 평가되는 지진이 경주에서 발생한 기록이 있으나 근래에는 큰 규모의 지진이 없었다.
최근 화산대를 중심으로 큰 규모의 화산 분화와 지진이 빈발하는 현상은 어쩌면 지진도 인간의 산업화를 통한 지독한 환경파괴에 따른 영향 때문일 것이다. 한계에 육박하는 우려스러운 400PPM을 넘는 CO2 농도의 증가, 해가 다르게 느껴지는 온난화, 해수온도의 가파른 상승, 엘리뇨 등 기후이변으로 지구가 몸살을 심하게 앓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경주지진이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 동경전력이 즐겨 썼던 예상을 뛰어 넘었다는 상정(想定)외 지진과 쓰나미로 수많은 인명과 재산을 앗아간 동일본 대지진 영향으로 한반도 지각이 급격히 약해지면서 발생했다는 대한지질학회 지진특별 심포지엄 발표 등 여러 전문가 단체의 연구가 활발하다.

먼저, 당면한 대피 요령 등 대증교육과 장기적으로는 백가쟁명식으로 분출하는 각종 의견을 수렴해 투자가 필요한 내진 등의 기준설정과 기록, 경험 축적이 일천해 많이 부족한 전문가의 양성에도 힘을 모아야 하겠다. 다음으로 국내외 지진 전문가의 참여와 중지를 모아, 의견이 상충되고 있는 경주인근 각종 단층대를 포함한 전국적인 단층조사와 함께 그의 활성단층 여부에 대해서도 팩트에 입각한 과학적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 여러 대책 가운데 먼저 추진돼야 할 것이 일부 언론도 혼동하는 지진관련 용어교육과 관련 체험이다. 일본 근무 시 방문한 지진방재센터에서, 지진 규모별 진동체험을 통해 3도와 5도, 7도의 차이를 알게 되니, 불필요한 지진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이 제거됐던 기억이다. 이런 체험설비를 활용한 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용어 면에서는, 예를 들어 지진 자체의 강도를 나타내는 단위로 지진파의 총 에너지를 지수로 환산한규모(magnitude, 제안자인 미국 지질학자 리히터의 이름을 따 리히터 규모라고도 함)와 사람이 느끼는 정도를 기준으로 하는 진도(intensity, 이탈리아 학자 메르칼리의 12단계가 일반적으로 사용되나, 일본은 10단계를 기준으로 함)를 혼동해 사용하고 있다.

또한 내진(耐震), 면진(免震) 제진(制震)과 같은 기초적 개념과 종파인 p파(primary, 시속 6~7km), 횡파로 상대적으로 피해가 크고 느린 S파(secondary, 시속 3~4km) 등등. 속도가 빠른 P파 후에 오는 S파에 대한 조기경보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지진 도달 10초전에 알면 사망자를 90% 줄인다는 통계가 그 당위성을 뒷받침해 준다.

일상화된 지진 속에서도 23기의 원전을 가동 중인 우리보다 훨씬 많은 53기의 원전을 가진 나라. 그리고 우리네 돔형 가압 경수로(PWR)보다 취약한 다수의 구형 비등수형 경수로(BWR)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후쿠시마 사고 이후 최적의 해법을 찾아 원전을 가동하고 있는 일본인의 과학에 대한 합리적 신뢰가 비교된다.

우리도 원전에 대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장단점과 문제점, 해결방안 등에 대한 있는 그대로의 합리적 설명과 그를 통한 지속적인 이해력 증진 노력이 배가돼야 한다. 나아가 우리 국민들도 합리적 비판과 의심은 하되 과학적 근거와 명백한 팩트에 대해서는 이해하고 존중하는 성숙된 국민의식으로의 전환을 기대해 본다.
작성 : 2016년 11월 03일(목) 09:52
게시 : 2016년 11월 04일(금) 09:45


박규호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 사장, 서울공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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