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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평 부사장의 월요객석) “에너지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이호평 에너지인프라 자산운용(주) 부사장    작성 : 2020년 09월 09일(수) 13:14    게시 : 2020년 09월 11일(금) 09:24
이호평 에너지인프라 자산운용(주) 부사장
우리 전력산업 생태계는 오래전에 이미 한계 상황에 이르렀다. 2001년 전력산업 구조 개편 그 당시에 설정된 프레임에서 갖혀 진화가 멈춘 지는 오래됐다. 진입 규제, 가격 규제 등 낡은 규제의 틀에 갇혀서. 변화를 담아내기는 커녕 오래된 문제들은 중병이 되어버렸다. 합리적 수준의 개선만으로는 어렵고 근본적 혁신이 절실한 시점이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 상황은, 누적된 여러 난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전력산업 생태계 혁신의 골든 타임이라 생각한다. 코로나 이후, 9월부터  SMP는 50원대로 떨어졌다. 이제 전력거래제도 개선을 통해 도매시장가격을 정상화할 수 있는 기회이다. 소매요금(전기요금)도 연료비 연동제의 실시와 함께, 전기요금에 덕지덕지 붙은 정책비용들의 분리 등 정상화할 수 있는 기회이다. 도매시장과 소매시장이 정상화되면 다양한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가 만들어질 것이고, 나아가 일자리 창출까지 이어질 것이다.

세계는, 코로나 이후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갔다. 모두가 말하는 4차산업혁명이 적어도 10~20년 앞당겨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이다.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들이 전력산업에도 혁명을 가져올 것이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것이다. ESS는 시간혁명을, 전기차는 시간과 공간혁명을 한꺼번에 만들어낼 것이다.  AI와 빅데이터는 발전 및 계통운전의 최적화(전압 및 주파수)와 최적거래(실시간,보조시장)를 만들어낼 것이다. 광역계통단위의 최적화에서 변전소 단위와 배전선로 단위의 최적화를 이뤄낼 뿐만 아니라 나아가 고객 또는 새롭게 등장할 player 내부 단위의 효율수준도 높일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다양한 방식으로 다양한 player들간의 거래를 가능케 할 것이다. 그리고 거래상품도 다양화될 것이다. 전력거래 뿐만 아니라 REC 또는 탄소배출권 등의 거래까지 함께 담아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 논의 프레임을 바꿔보자. 지금까지는 '생산(공급)'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탈석탄, 탈원전, 신재생에너지 등. 그리고 문제의 해결 보다는 원인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그래서 모두가 남 탓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규제기관 탓', '전기요금 탓', '한전의 독점구조 탓'. 이제는 발상을 전환해서 '소비'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해보자. 미래지향적 논의를 시작해보자.

먼저 에너지 전문가들부터 '다르게' 접근해 보자. 현재의 여러 허들(장애)들에 대해 문제 제기만 하지 말자. 4차 산업혁명의 기술들을 통해 에너지 산업에 일어날 변화를 상상해보자. 이를 통해 우리 산업과 사회에 제시하게 될 새로운 가치와 편익 등 미래의 모습을 그려내자. 특히 어떻게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는지도 보여주자.
그런 연후에, 규제기관 들에 대해 역으로 제안하자. 정부와 규제기관, 규제 정책들이 변하면 이런 멋진 미래가 우리의 것이라고.....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요소기술들이 모두 드러났다. 이 기술들이 인류의 미래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가 관건이다. 이 점이 과거 산업혁명과 다른 점이다. 3차 산업혁명까지는, 모든 변화가 완성된 이후에 후대의 사람들이 지나온 시절에 대해 그렇게 명명한 것이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은 다르다. 이미 나타나기 시작한 요소기술들을 바탕으로 우리의 꿈과 상상력으로 새롭게 그리고 함께 창조해갈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력산업 규제시스템의  혁신이 있어야만 한다. 비즈니스 현장은 엄청난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데, 규제기관의 변화속도는 따라올 수가 없다. 아날로그 시대에 만들어진 기존의 규제 방식은 복잡하면서 변화를 담아내기에는 유연성이 부족하다. 규제 사각지대와 구멍은 점점 더 늘어날 것이다. 지금까지는 효과적이었을 방식 내지 수단도 앞으로는 오히려 걸림돌이나 위험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규제 방식도 변화되어야 한다. '규칙중심'에서 '원칙중심'으로  '정책중심'에서 '시장중심'으로 변해야 한다. '조직과 프로세스중심'에서 '빅데이터와 AI 등 기술기반의 모니터링과 시장으로의 피드백 중심'으로 변해야 한다. 규제의 범위도 수급안정을 위한 최소한의 수준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된 모든 기관과 주체들이 근본적 변화를 고민해야 한다, 존재이유와 목적을 다시금 재정립하고, 원점에서 새롭게 리디자인해야 한다. 새로운 가치를 담아 낼 수 있어야 한다. 새로 생겨나는 편익을 막아서도 안되고, 새로운 위험의 확산을 방치해서도 안된다. 어려운 작업이지만 이제 지체돼서는 안된다.

이 엄청난 전환기를 기회로 삼아 변화를 이뤄내야 한다. 이러한 변화와 지속적 혁신을 통해 미래 우리 사회의 주인공들인 밀레니엄세대 그리고 최초의 디지털인류인 Z세대들의 시대에는 대한민국이 에너지부문에 있어서 글로벌 선도국가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꿈을 꾸자. 바로 지금. 그리고 바로 시작하자.



프로필
- 현) 에너지인프라 자산운용(주) 부사장
- 현) 중앙노동위원회 사용자위원
- 전) 한전 관리본부장 / 서울본부장 / 전력시장처장


이호평 에너지인프라 자산운용(주)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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