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兆 규모 방사광가속기, 산업 단지 뒤따라와 경제 및 고용 효과 UP
탈락지 지역주의론 솔솔…“세부 점수표 투명 공개해야” 개탄

이시종 충북지사가 차세대 다목적 방사광가속기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유치 확정을 환영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제공: 연합뉴스)
이시종 충북지사가 차세대 다목적 방사광가속기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유치 확정을 환영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제공: 연합뉴스)

1조원 규모의 차세대 방사광가속기의 최종 목적지가 충북 청주시로 결정됐다. 청주시는 물론 충청북도까지 지역 전역이 축제 분위기에 휩싸인 가운데 탈락의 고배를 마신 지역은 망연자실한 채 불복의 움직임까지 나타내고 있다.

일반적으로 님비와 핌피 현상은 교통 혹은 건축물 등의 분야에서 발생했다. 거주 지역에 지하철역이나 기차역, 혹은 나들목 등이 들어서면 토지 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에 환영을 받았다. 반면 교도소, 쓰레기 소각장, 발전소 등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지역주민의 반대를 각오해야 한다. 생활의 불편은 물론 토지 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이다.

반면 방사광가속기는 그 자체의 용어로는 주민에게 환영을 받을지 질시의 대상이 될지 알기 어려운 존재였다. 하지만 차세대 방사광가속기의 유치를 놓고 청주시를 비롯해 전남 나주시, 경북 포항시, 강원 춘천시 등이 일제히 경합을 벌였다.

방사광가속기는 선형가속기에서 전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해 전자석을 이용해 전자를 휘도록 함으로써 방사광을 발생시켜 원자·분자 수준의 근원적 구조를 규명할 수 있는 첨단 연구시설이다. 즉 물질의 미세구조와 현상을 관찰할 수 있는 슈퍼 현미경인 셈이다.

대한민국은 2016년 8월 29일 포항공과대학교에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설치하면서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4세대 방사광가속기 보유국에 올랐다.

방사광가속기를 산업 분야에 적용해 비아그라의 치료 효능을 밝혀내고 반도체 불량률을 70%에서 10%로 줄이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즉 물질의 구조 파악을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다목적 산업 시설의 동반 유치를 가능하도록 한다. 이에 따른 연구시설 유치 및 고용 유발 효과가 상당해 지역의 유치 경쟁은 과열 양상을 나타냈다.

정치권도 방사광가속기의 향방을 놓고 일대 경쟁을 펼쳤다. 우선 광주광역시는 지역의 골칫거리인 군 공항 이전을 방사광가속기 유치를 위한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이뤄내고자 했다. 군 공항을 전남 지역으로 이전하는 대신 방사광가속기의 나주시 유치를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최종 후보지가 청주와 나주 두 곳으로 압축되면서 탈락한 포항과 춘천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 과정에서 해묵은 지역감정이 등장했다. 김정재 의원(미래통합당·포항 북구)과 김병욱 국회의원 당선인(미래통합당·포항 남구울릉군)은 “정치적 판단으로 예정지를 결정했다”며 “심사 기준과 심사 내용을 전부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강원도 측도 춘천시 탈락에 즉각 반발하며 세부 점수표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최종전에서 패배한 나주시 측도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김영록 전남지사부터 작심하고 ‘기울어진 운동장’을 언급한 후 호남 지역에서는 “민주당 몰표의 결과가 이렇게 나타났다”고 배신감을 토로한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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