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화 고려대 교수 ‘에너지미래포럼’서 제안
한국 ‘작지만 믿을 만한’ 국가로 발돋움해야
코로나19가 전 세계에서 유행하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국제관계가 급변할 수도 있으며 한국이 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국제사회에서 입지를 확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신화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삼정호텔에서 열린 ‘2020년 5월 에너지미래포럼’에서 이와 같은 의견을 밝혔다.
코로나19 이후의 국제관계를 중심으로 이뤄진 발표를 통해 이 교수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제사회에 각자도생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진단했다.
국경을 없앴던 유럽은 다시금 국경을 걸어 잠그고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혐오가 번지는 등 국가·개인 차원에서 모두 ‘심리적 거리’가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교수는 “규범이나 윤리문제가 아닌 생존문제 때문에 상호의존도를 높이고 있다”며 “각자도생 시대가 도래했지만 그 어느 때보다 국가 간 협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자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될 것을 우려해 국경을 봉쇄하면서도 코로나19 백신이나 방역 시스템을 공유하는 등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협력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과정에서 경제력, 군사력과는 별개로 ‘작지만 믿을만한’ 국가가 더 좋은 국가라는 인식이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이 교수는 “지금처럼 한국 외교력이 강했던 적이 없었다”며 “이게 누구의 공로인지는 차후에 평가하고 지금은 높아진 국력을 어떻게 잘 관리하고 미래를 준비할지 집중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이 교수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상호협력의 기회를 놓친 미국과 중국 사이에 신뢰가 사라지고 있어 앞으로 양국의 패권경쟁이 과열 양상으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 교수는 “양국 갈등이 깊어지는 경우 한국을 상대로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상황이 한국에게는 낭패”라며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 전략이 가능할까에 대한 개인적인 전망은 부정적이며 한미동맹의 중요성이 강조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