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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선거철, 公約 혹은 空約의 향연…이번엔 공항이 있슈(ISSUE)
집값・토지 가격 직결되는 지하철・공항 등 SOC 유치 표심 확보 최선책
21대 총선 SOC 이슈 ‘경기남부국제공항’ 유치 주목
국가경제 활성화 촉매제냐 포퓰리즘 전형이냐 ‘촉각’
박정배 기자    작성 : 2020년 03월 19일(목) 15:57    게시 : 2020년 03월 19일(목) 17:30
국회는 4년 동안 표심 확보로 매우 바쁜 곳이다.
대한민국에서 국회의원이 하는 일은 세간의 인식과는 달리 매우 많은 편이다. 입법부라는 본질을 통한 법안 발의를 위해서는 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이를 파악하기 위해 공청회를 열어 다수의 의견을 청취한다.

한편으로는 정부가 사용하고자 하는 한 해의 정규예산 혹은 코로나바이러스 정국을 타개하기 위해 특별히 편성하는 추가경정예산 등과 같이 국가적으로 사용하는 ‘돈’을 승인하는 활동도 전개해야 한다. 정부에 소속된 18부 17청(2020년 3월 현재)이 집행해야 하는 예산을 국회가 승인하지 않으면 국민에 필요한 돈이 쓰일 방법이 요원해진다.

정부가 효율성과 전문성을 위해 각 부와 각 청을 두듯 국회도 이 같은 목적을 위해 두는 장치가 있다. 바로 상임위원회와 상설특별위원회다.

상임위는 국회운영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정무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교육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국방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정보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등 17개가 있으며 상설특위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윤리특별위원회를 둔다.

상임위 명칭에서 보듯 기획재정부,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외교부, 통일부, 법무부, 국방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연계해 활동을 전개한다.

이 같은 상임위 활동과 함께 국회의원이 가장 중요시하는 일정은 지역구에서의 행보다. 매년 선거철만 되면 봉사활동을 전개하는 입후보자의 사진이 세간의 비판 대상으로 떠오르기도 한다. “평소에는 보이지도 않다가 선거 때 표 달라고 나온다”는 비판론이다.

하지만 이는 틀린 인식이다. 일선 국회의원들은 사실상 주말마다 지역구에 소재한 양로원, 보육원, 장애인복지시설 등을 방문해 그들과 시간을 함께 가진다. 국회의원들의 마음씨가 곱다기보다는 지역구 관리 차원이다. 다만 평소에는 언론에 노출이 되지 않을 뿐이다.

차기 선거에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당선돼야 하는 대다수 국회의원의 숙명을 고려하면 이들은 지역 주민이 필요로 하는 시설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유치하기 위해 혼신을 기울인다.

즉 국회의원 활동의 축은 입법-상임위-지역구로 요약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차기 선거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곳은 국토교통위원회다.
20대 국회가 후반기에 들어설 당시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 자리는 자유한국당에서 1년은 박순자 의원이, 그 다음 1년은 홍문표 의원이 맡도록 합의했다. 하지만 박순자 의원은 교체를 거부했다. 본인의 지역구인 안산시의 신안산선 착공과 관련한 행보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로 인해 박순자 의원은 한국당으로부터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끝내 국토위원장 자리를 내놓지 않았다. 그만큼 이 자리는 매력적이다. 사진은 박순자 의원의 국토위 회의 출석을 놓고 한국당 의원들이 항의하는 장면이다. (제공: 연합뉴스)

◆SOC 유치=표심 확보…그들이 국토위로 몰리는 이유

필연적으로 국토위는 가장 인기가 많은 상임위다. 300명의 의원이 선출되고 나면 희망하는 상임위를 순위별로 쓴다. 이때 경쟁률이 가장 치열한 곳이 바로 국토위다.

이유는 간단하다. 선거 국면에서 후보들이 내세우는 공약을 보면 된다. 지하철역, 지하철 노선, 기차역, 공항, 터미널, 고속도로 나들목(IC)… 교통에 관한 공약이 가장 눈에 띈다. 바로 주민의 집값과 토지 가격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지역구 예산을 배정받는 데도 국토위 활동을 토대로 SOC 유치가 수월해 의원들은 국토위로 들어가려고 애쓴다. 다음으로 인기가 많은 곳이 문화체육관광위원회라는 점은 물론 지역의 가치를 올리는 문화시설 유치가 가능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가장 인기 없는 상임위가 환경노동위원회, 국방위원회라는 점은 당연히 표심과 크게 연계되지 않기 때문이다.

예컨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제21대 총선 공천 과정 가운데 가장 큰 잡음을 일으키고 있는 서울 금천구의 경우 개인사로 인해 불출마를 선언한 이훈 의원은 예비후보 당시만 해도 임기 중 신안산선 유치 확정을 최대 성과로 홍보했다.

이훈 의원에 대항해 경선 경쟁자로 나선 차성수 전 금천구청장 또한 본인의 구청장 시절 신안산선 유치 활동을 치적으로 내세웠다. 이훈 의원 전에 제19대 국회의원을 수행했던 이목희 전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또한 본인의 임기 중 신안산선 유치 활동 덕분에 착공이 확정됐다고 홍보했다.
수원비행장은 이 같은 스텔스기가 수원시 상공 한복판을 날아다니는 베이스가 되는 곳이다. 지역 주민의 불만이 상당하지만 사실 이들보다 비행장이 터줏대감이다. (제공: 연합뉴스)

◆2년 만의 대규모 선거 개막…해묵은 ‘공항 과제’ 수면 위

이처럼 SOC는 ‘무조건’ 표가 되기 때문에 국회의원들은 일단 공약을 내지르고 보는 편이다. 비유적으로 퀴즈 프로그램에서 참가자가 무조건 “정답!”을 외치는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실현 불가능하거나 먼 미래에나 가능한 공약을 마치 임기 중에 추진하겠다는 장밋빛 미래를 약속하는 경우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으로 변질할 우려가 농후하다. 사실 그런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

총선을 앞둔 경기도의 최대 SOC 이슈는 국제공항 유치론이다. 경기남부국제공항 프로젝트가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경기 남부 권역 국제공항 유치 도민연합회가 최근 공식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을 예고했다. 수원·화성·평택·안산·안양·과천·오산·의왕 등 경기 남부 8개 지역의 국제공항 유치 시민연합회가 이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연합회는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해당 지역에서 출마하는 후보자들이 경기 남부권 국제공항 유치 공약을 내세우도록 요구할 방침이라는 전언이다.

이미 TV에는 경기남부국제공항의 당위성을 홍보하는 광고 영상이 송출되고 있다. 각 기업을 끌어모아 지역 경제가 활성화할 것이라는 장점을 강조하고 있다.

수도권에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국제공항이 있지만, 인구 765만 명이 사는 경기 남부에 아직 민간공항이 없다는 점이 공항 유치 명분이다. 또 오는 2030년경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이 포화상태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 또한 당위성을 뒷받침한다.

이미 화성 화옹지구가 유력한 입지로 꼽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반발 여론도 상당하다는 전언이다. 경기남부국제공항 프로젝트가 해묵은 과제로 요지부동 상태인 제10전투비행단(수원비행장)의 이전의 ‘떡밥’이라는 비판론이다.

수원비행장은 수도권 전철 1호선 세류역에서 도보 1분 거리다. 수원역 건너편 롯데몰 옥상에서 보일 정도다. 많은 유동 인구와 거주 인구의 머리 위에서 전투기가 뜨고 내리다 보니 소음에 대한 민원이 빗발쳤다.

이로 인해 끊임없이 비행장 이전론이 선거철마다 등장했지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화성으로의 이전 추진에 대해 화성시 측의 반발이 거셌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화성이 호구냐”는 지극히 당연해 보이는 반응이다.

이로 인해 수원비행장 이전을 위한 ‘당근’으로 국제공항 유치론을 내세운다는 비판론도 같이 등장했다. 이미 양양국제공항, 무안국제공항, 청주국제공항 등이 사실상 국제공항으로서 기능이 없다시피 해 경영난에 봉착하고 이에 따른 대책으로 국토부에서 인위적으로 ‘인바운드 유치 시범 공항’으로 지정된 상황에서 공항을 또 만들 필요가 있냐는 회의적 의견이다.
경기남부국제공항 홍보 동영상

◆본질은 집값…포퓰리즘과 대의명분은 습자지 한 장 차이

수원비행장 이전론은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는 격’으로 설명할 수 있다. 6.25 전쟁 중이던 1951년 강릉에서 창설한 제10전투비행단은 1954년 수원기지로 이동했다. 원래 기지 주변은 그야말로 아무것도 없는 곳이었으나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현재의 수원역 역세권을 형성했다.

수원비행장으로 인해 불편한 생활은 물론 집값과 토지 가치에서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된 후 선거철마다 이전론이 불거졌다. 이전론에는 당연히 이전 불가론이 뒤따르게 마련이다.

공교롭게도 이전 불가론을 주장하는 화성시 내부에서조차 이전론이 상당한 수준이다. 화성시 동부 지역에 포진한 동탄신도시, 병점동, 봉담읍 등의 인구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수원비행장의 소음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아직 도시화가 진행되지 않은 화성시 서부 지역으로의 공항 유치론, 즉 비행장 이전론이 논쟁의 골자다.

경기남부국제공항이 과연 국가 경제 활성화를 위한 촉매제라는 대의명분으로 급부상할지 수원비행장 졸속 이전이라는 포퓰리즘으로 급추락할지는 논의를 넘어선 숙의, 그리고 국가를 둘러싼 변수 등을 지켜봐야만 비로소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박정배 기자 pjb@electimes.com        박정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키워드 : 경기남부국제공항 | 수원비행장 |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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