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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촌광장)미세먼지가 아니다, 유해입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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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희 가천대 에너지IT학과 교수
문제는 온실가스가 아닌 유해입자다. 온실가스가 다음 세기의 어려움이라면 유해입자는 지금 당장 우리를 죽일 것이다. 아직도 유해입자를 온실가스보다 가볍게 다루거나, 미세먼지라고 불러 그 위해성을 가린다면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다시 한 번 방치하는 것과 같다.
그렇다. 우선 미세먼지라는 용어를 바로잡아야 한다. 미세먼지 표현은 반드시 유해입자 혹은 유해미립자로 바꿔야 한다. 그런데 환경부는 최근 대기환경보전법, 실내공기질 관리법 등을 개정해 미세먼지 용어를 '미세먼지'와 '부유먼지'로 세분화한다고 발표했다. 지름이 10㎛보다 작은 미세먼지(PM10)를 '부유먼지'로, 2.5㎛보다 작은 초미세먼지(PM2.5)는 '미세먼지'로 각각 바꾼단다.
많은 전문가들이 미세먼지 용어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제기해왔다. 그럼에도 환경부는 "국민들이 '먼지'라는 용어에 익숙하다"는 이유로 유해입자를 '먼지'라고 표현하기를 고집하고 있다. 이는 자신의 본분을 망각한 행태다. 어느 규제부처가 익숙함을 이유로 들어 발암물질을 미세한 먼지(퀴퀴하고 나쁜 먼지가 아닌 미미하고 약한 먼지)로 부른단 말인가?
言, 心聲也, 書, 思畵也. 말은 마음의 소리이고, 문자는 생각의 그림이라는 뜻이다. 즉, 말로부터 마음이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고, 글로부터는 생각의 정해짐을 읽을 수 있다. 말과 글은 상징과 기호로서, 우리의 인식을 만들고 행동을 이끈다.
그렇다. 미세먼지라 하면 미세한 먼지를 대하는 마음과 행동만을 이끌게 된다. 마스크를 하고 문을 닫거나 외출을 삼갈 뿐이다. 이로부터는 어떤 해결책도 나올 수 없다. 우리는 그것을 미온적으로 방관하게 될 것이다. 국민은 다시 한 번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같은 비극을 당하게 될 것이다. 알고도 외치지 않는 전문가, 듣고도 듣지 못한 척하는 정책 책임자는 줄지 않고 이익을 취하는 자들은 죄의식조차 느끼지 않을 것이다. 다만 국민들만이 원인도 책임도 제거된 ‘먼지의 고통’에 시달릴 것이다.
이제라도 PM(particulate matters)이라는 원래의 뜻에 맞는 ‘유해입자 혹은 유해미립자’라 불러야 한다. 규제부처인 환경부가 하지 않는다면 유발부처인 산업부라도 나서야 한다.
그래야 유해함에 소스라치게 마음이 놀라고, 서둘러 모든 수단을 강구하는 행동에 나서게 될 것이다. 디젤엔진과 석탄화력 줄이기에 공동체 전체가 적극적인 찬성과 행동에 나서고, 투자를 결단하고, 자동차와 아파트의 전기화와 태양광발전 확대 사용 그리고 유해입자를 줄이는 기술과 선택에 대해 온당한 값으로 보상하는 정책이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유해입자의 발생, 전파와 파급에 대한 기초연구를 지원하고 혁신적인 해결방안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동시에 발생원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시스템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먼지수준의 투자가 아닌 발암물질 수준의 투자를 결단해야 한다. 그리고 석탄화력과 디젤엔진을 줄여야 한다. 자동차든 산업기계든 디젤엔진으로 하는 대신 전기모터로 바꿔야 한다. 어쩌면 농기계부터 전기농기계로 하는 것부터 시작해도 좋겠다.
다음으로 도시가스를 아파트에서 물러나게 해야 한다. 최근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취사용 도시가스 공급을 아예 없애고 ‘전기취사와 지역난방’ 방식으로 건설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아파트에서 가스공급을 위한 가스관을 아예 없애버린 것이다. 이제 아파트에서의 취사는 전기로 해도 적절하다.
실내에서 가스를 태운다는 것은 유해입자 발생원을 코앞에 들여놓는 일이다. 문을 닫으면 가스레인지로부터, 문을 열면 외부에서부터 유해입자가 들어온다. 전전화(全電化) 아파트는 가스레인지의 연소 작용으로 인한 미세먼지와 일산화탄소 등 실내 오염물질 배출과 건강악화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다. 가스공급을 위한 시설분담금을 내지 않아도 되고, 배관건설비용도 들지 않는다. 가스폭발이나 화재 위험도 줄일 수 있다. 최근의 전기레인지는 가스에 비해 뒤지지 않는 화력과 큰 차이가 없는 에너지요금으로 소비자들도 선호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태양광의 힘을 온당하게 평가해야 한다. 제대로 만들어진 태양광 발전은 에너지 시장의 가장 강력한 와해성 기술이다. 대표적으로 모듈형 태양광발전 시스템이 있다. 모듈형 태양광발전 시스템은 벽돌과 같아서 맞춤형이 아닌 단순 조립식으로 설치할 수 있다. 한 달에 만원을 내면 지붕에 1kW 태양광발전 패널과 3kWh의 ESS를 설치해서 월평균 108kWh의 전기를 쓸 수 있다. 100원/kWh 이하다. REC 수입을 고려한다면 50원/kWh 이하가 될 수도 있다. 모듈형 태양광발전은 석탄화력을 줄이고, 가스 대신 전기취사를, 디젤엔진 대신 전기모터를 확산시키는 강력한 힘이 될 수 있다.
이런 모든 일은 미세먼지라는 위장막을 걷어내고 유해입자라는 명칭을 쓰는 일로부터 시작돼야 한다. 그래야 규제부처인 환경부와 유발부처인 산업부가 각성할 것이다. 그것으로 우리의 마음과 행동을 바로 하면 이웃인 중국에 대해서도 정당한 협력을 요청할 수 있다. 어떤 정부와 기업이 먼지에 돈과 노력을 다하겠는가? 어떤 국민과 기업이 발암물질인 유해입자를 무시하고 방관하겠는가? 말은 마음의 소리이고, 문자는 생각의 그림이다. 그것으로부터 우리의 인식과 행동을 바르게 할 수 있다.
작성 : 2018년 05월 07일(월) 09:09
게시 : 2018년 05월 08일(화) 10:39


홍준희 가천대 에너지IT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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