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이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 인수전에서 중국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한국전력은 6일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자인 일본 도시바 지분인수를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무어사이드 원전사업은 2030년경을 목표로 약 3GW 규모의 신규원전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번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은 원전수주가 최종적으로 확정된 것이 아니라 영국 원전사업 참여를 위한 배타적 협상의 시작을 의미한다.

도시바는 무어사이드 원전 개발사인 누젠(NuGen) 컨소시엄의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분 가치는 3000억원대로 알려졌다. 2006년 원전 핵심 기술을 보유한 미국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한 도시바는 전세계적으로 원전 규제가 강화되면서 손실이 발생하자 원전 사업에서 철수하고 누젠 지분도 매각하기로 했다.

이에 지난 10월 조환익 한전 사장은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BEIS) 장관과의 면담을 통해 누젠 인수와 영국 원전사업 참여의지를 전달했다.

그동안 한전은 중국 정부의 지원과 자본을 앞세워 뒤늦게 뛰어든 중국 광동핵전공사(CGN)와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지난 2013년부터 한전은 영국 원전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법률·재정·회계·기술 분야에서 해외 유수의 자문사와 함께 실사를 수행하고 사업 리스크를 검토하는 등 누젠사 지분인수를 위한 제반 업무를 수행해왔다. 또 영국 정부와 원전 산업계를 접촉하고 한국원전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수주활동에 열을 올려왔다.

한전과 도시바는 앞으로 수개월간 지분인수를 위한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협상이 원만하게 완료되고 우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와 누젠 소유주 변경에 대한 영국정부의 승인절차가 이뤄지면 최종적으로 도시바로부터 누젠사 지분을 인수하게 된다.

한전 측은 모든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내년 상반기에 누젠 지분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영국 신규 원전사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영국 원전 수출은 한국형 신형 원전인 APR 1400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원전은 한국이 자체기술로 개발한 노형으로 UAE에도 수출했다.

APR 1400의 유럽 수출형 원전인 ‘EU-APR’의 표준설계는 지난 10월 유럽사업자요건(EUR) 인증 본심사를 통과해 걸림돌도 제거된 상태다. EU-APR 표준설계는 APR 1400을 유럽 안전기준에 맞게 설계한 것이다.

무어사이드 원전사업은 사업자가 건설비를 조달하고 완공 후 전기를 판매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자금 조달 능력이 마지막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전이 무어사이드 원전사업을 수주한다면 우리나라는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두 번째 상업용 원전 수출에 성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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