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US법 제정으로 R&D 및 투자 활발

울산 남동쪽 58㎞ 해상에 위치한 동해가스전./제공=한국석유공사
울산 남동쪽 58㎞ 해상에 위치한 동해가스전./제공=한국석유공사

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산업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이 구축됨에 따라 관련 기술개발(R&D) 및 사업 투자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한국이 이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28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월 이산화탄소 포집·수송·저장 및 활용에 관한 법률(CCUS법)이 제정되면서 기술개발 및 신사업들이 가속화 하고 있다.

CCUS법은 이산화탄소 저장후보지 선정·공표, 저장사업 허가 등 저장소 확보와 운영에 관한 프로세스를 체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CCUS 산업의 성장기반 조성을 위한 이산화탄소 공급특례, 전문기업 확인, 기술 인증, 연구개발(R&D), 창업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CCUS 기술 개발과 산업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전문인력의 양성, 국제협력과 기술 표준화 등의 지원 근거도 포함돼 있다.

법 제정 이후 관련 사업들이 빠른 속도로 추진되는 모습이다.

먼저 2021년 가스 생산을 마치고 가동이 중단된 동해가스전 해저에 산업단지에서 나온 이산화탄소를 채워 넣는 사업이 본격화했다.

울산시에 따르면 최근 가스전을 활용한 탄소포집저장(CCS) 실증사업에 대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조사 현장실사가 진행됐다. 동해가스전 CCS 실증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양수산부가 공동으로 오는 2030년까지 울산 등에서 포집된 연간 120만t의 이산화탄소를 동해가스전 해저에 저장하는 사업이다. 가스를 뽑아내고 남은 동해가스전에 탄소를 안정적으로 보관하는 방식으로 총 사업비만 3조 원에 달한다.

관련 R&D도 활발하게 진행중이다.

우리 한국지질지원연구원과 호주 국책연구기관 CO2CRC와 2027년까지 호주 오트웨이 분지에서 4단계 CCS 연구개발을 수행한다.

호주 기후변화환경에너지수자원부는 CO2CRC가 진행하는 국제공동연구에 총 950만 호주달러의 지원을 확정했으며, 이 가운데 330만 호주달러(약 30억원)는 지질자원연구원과 기술 개발 협력에 사용될 예정이다.

지질자원연은 CO2CRC와의 국제공동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세계적인 대학 및 연구소들과 함께 오트웨이 현장에서 불균질한 암석이 이산화탄소 지중저장에 미치는 영향, 계면활성제와 마이크로버블을 이용한 저장 효율 개선, 광섬유를 이용한 모니터링 기술 등 CCS 신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또 주입 효율을 개선해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안전하게 저장하기 위한 연구를 2027년까지 호주 오트웨이 현장에서 실증할 계획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종호 박사 연구진은 블루수소 생산의 핵심인 이산화탄소 포집 핵심 소재와 공정 기술을 개발해 포집 비용을 절반으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블루수소는 액화천연가스(LNG) 등의 화석연료를 개질해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탄소 포집, 활용 및 저장(CCUS) 기술을 활용해 제거한 수소다.

연구진은 기존 수소 생산 공정에서 이산화탄소 포집에 활용하던 흡착제의 낮은 흡착량과 배출가스 중 이산화탄소만 포집하는 선택도를 개선해 전체 공정의 효율을 높였다. 이를 공정에 활용하면 상용 흡착제보다 4.6배 이상 높은 선택도로 이산화탄소를 정밀 포집할 수 있다.

연구진은 유효 흡착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산화탄소에 대한 결합력을 최적화한 흡착제를 개발했다. 개발한 흡착제를 적용한 ‘진공 압력변동흡착(VPSA) 공정 기술’로 연속 운전을 통해 99% 순도의 이산화탄소를 92%의 회수율로 포집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흡착제는 96% 순도의 이산화탄소를 67%만 회수할 수 있다.

특히 이산화탄소를 분리하고 고순도로 회수하는 데 필요한 전력 소비를 1t당 40kWh/ton-CO2로 확인됐다. 이는 미국 선도 기업 기술(83kWh/ton-CO2)에 비해 절반가량 수준으로, 포집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기업들도 CCUS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SK E&S는 LNG 자원개발 및 CCS기술을 적용한 블루수소 생산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호주와 협력하고 있다. SK E&S는 2012년부터 개발에 참여해온 바로사 가스전에 이미 상용화된 CCS 기술을 적용해 저탄소 LNG를 생산하고 연평균 약 130만t을 국내로 도입해 블루수소 생산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GS칼텍스는 그린 트랜스포메이션(GX) 추진을 위해 CCUS 밸류체인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과 협업해 여수 산단 내 공장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화학적 전환과 광물탄산화 등의 원료로 활용하고, 나머지 이산화탄소는 국내외 매립지로 운송해 지중에 저장하는 CCUS 청정 클러스터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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