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민간 이양 결과 SK에너지 계열사 ‘송유관공사’ 4곳 중 3곳 낙찰
낙찰가율 약 400%·평가도 높아 제주권역, 제주전기차서비스 차지
SK에너지, 주유소를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으로 전환 추진 중
거대 자본 기반한 대기업 충전 시장 점유율 증가 계속 될 것

전기차 충전소에서 전기차가 충전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소에서 전기차가 충전하고 있다.

환경부가 그동안 운영했던 공공 급속충전기를 민간에 이양하는 첫 번째 매각 입찰에서 SK에너지 계열사 ‘대한송유관공사’가 주요 권역을 모두 차지했다. 입찰로 나온 4개 권역 중 지리적 특성을 가진 제주를 제외하고 3개 권역을 낙찰받은 것이다. 이처럼 거대 자본과 원만한 사업 역량을 고루 갖춘 대기업의 충전 시장 공략은 앞으로도 더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31일 전기차 충전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 전기자동차 공공 급속충전기 매각 입찰’ 결과 A권역, B권역, C권역을 대한송유관공사가 낙찰받았다. 높은 입찰가격과 충전 서비스 실적, 사후관리 등에서 골고루 높은 점수를 받아 A, B, C, D 등 4개 권역 중 3개 권역을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D권역은 휴맥스모빌리티 계열사 제주전기자동차서비스가 낙찰받았다. 양사가 최종 계약을 완료하면 5년 동안 이양받은 충전기를 운영하게 된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해 공공 급속충전기 총 6230기 중 4622기를 단계적으로 민간 시장에 이양하기로 했다. 우선 1차 시범사업으로 A권역(41기, 서울·인천 등), B권역(26기, 충청·전라 등), C권역(27기, 강원·경상 등), D권역(41기, 제주)으로 구분해 매각 입찰을 진행했다. 2차, 3차 매각 입찰도 올해 진행될 예정이다.

1차 사업에는 A권역에 9개 업체, B권역 6개, C권역 5개, D권역에 4개 업체가 입찰에 참여했다. 1차 매물은 공용 주차장에 설치된 급속충전기가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가 방법은 입찰가격(20%), 제안서 평가(80%) 점수를 합산해 최고 득점자가 낙찰받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제안서 평가는 정량 20점, 정성 80점에 가점 최대 3점이 포함됐다.

송유관공사는 높은 낙찰가율을 기반으로 정량, 정성에서 골고루 높은 점수를 받아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가격은 A권역 400.92%, B권역 398.97%, C권역 398.98% 등 감정가의 4배 정도로 써냈다. 또 기업 신용도, 충전서비스 실적, 사업 적정성, 고객지원 및 사후관리 등 여러 방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제안서 평가가 상대평가라서 특정 업체가 만점을 받지 않은 이상 특별한 변별력이 있지는 않다”며 “아무래도 입찰가가 높고 전체적으로 역량이 고르게 잘 갖춰진 대기업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대한송유관공사는 송유관 건설과 운영 전문 회사로 SK에너지 계열사다. SK에너지는 지난 2022년부터 서울 금천구 SK 박미주유소 시작으로 주유소 기반 분산전원(태양광, 연료전지 등)과 전기차 충전을 연계하는 총 3개의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또 전국에 보유한 1만1000개 주유소, 2000개 LPG 충전소 외에도 지자체 공공시설 내 유휴부지를 에너지 스테이션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난해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관련 사업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기업이기도 하다.

올해 전기차 충전 시장에서의 첫 공공분야 경쟁이 대기업 계열사의 완승으로 끝난 가운데 대기업의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돈이 될 만한 땅’에 대부분 충전기가 설치돼서 남은 충전 부지를 두고 경쟁이 치열하다”며 “당연히 자본이 많은 대기업이 유리하다. 대기업들은 계열사를 활용한 보급 확장도 가능하기 때문에 앞으로 대기업의 충전 시장 점유율은 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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