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증 2달도 안 돼 ‘Delamination’

서울에너지공사 관리동 동 측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곳곳에 Delamination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서울에너지공사 관리동 동 측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곳곳에 Delamination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전기신문 정재원 기자] 서울에너지공사가 태양광신기술 테스트베드 역할을 한다며 야심 차게 시작한 ‘태양광 신기술 실증단지’ 사업이 시작 2달도 되기 전 문제가 나타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에너지공사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실증단지를 조성하고, 5월 31일 ‘태양광 신기술 실증단지 준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실증을 시작했다. 총 16개 기업과 15개 기술이 공모에 선정됐고 예산만 약 20여억원이 들어간 가운데, 건물 관리동과 발전동 등을 포함해 도로 및 보도블럭, 주차장 등 공사 곳곳에 전체 용량 130kW, 모듈 총 1339개가 설치됐다.

문제가 발견된 곳은 관리동 동 측으로, 벽면에 총 15.4kW 용량의 모듈 143개를 설치한 건물일체형태양광(Building Integrated Photovoltaic, BIPV)에 ‘Delamination(층간 박리)’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Delamination 현상이란 태양광 모듈에서 플라스틱(뒷면)과 유리(앞면) 사이의 결합이 분리될 때 발생하는 것으로 태양광 패널이 공기 및 습기를 내부로 유입시켜 부식을 유발한다. 모듈 공정 과정에서 라미네이팅 열처리를 잘못했거나 봉지재를 적게 넣은 경우 발생한다.

하지만 서울에너지공사 측은 문제를 부인했다. 본지가 “실증단지 BIPV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라 묻자 공사 측은 “습기가 생겼을 뿐, 문제는 없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한 태양광 전문가는 “Delamination 현상 방지는 아주 기초적인 기술이기 때문에 최근엔 태양광 기술 발전으로 중견기업 모듈에서도 Delamination 현상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며 “기술 수준이 좋지 않거나 실증 설계를 잘못했을 수도 있고, 단가를 아끼기 위해 봉지재를 적게 넣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또 “Delamination 현상이 일어난 모듈로 실증을 진행해봤자 효율이 달라 아무런 효용이 없는 데다가, 최악의 경우엔 열점으로 인해 화재까지 일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더 큰 문제는 해결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BIPV의 경우, 모듈이 건물일체형이기 때문에 일반 태양광발전소처럼 모듈만 떼는 것이 어렵고 시스템 전체를 갈아야 하기 때문이다. 태양광 전문가는 “패널 가격이 낮긴 하지만, 철거와 공임을 생각했을 때 못해도 몇천만원은 깨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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