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10시쯤, 2초 만에 정상화
971MW 감축…약 32억원 소요
양수발전 가동 시 비용 10배 더 필요
패스트DR 효과・경제성 입증 평가

지난 3월 24일 갑작스럽게 주파수가 떨어지자 패스트DR이 발령돼 위급 상황을 해결하는 일이 발생했다.  사진은 한국전력 계통운영센터의 모습
지난 3월 24일 갑작스럽게 주파수가 떨어지자 패스트DR이 발령돼 위급 상황을 해결하는 일이 발생했다.  사진은 한국전력 계통운영센터의 모습

전력당국이 지난 24일  패스트(FAST)DR을 긴급 발령해 971MW 규모의 전력수요를 감축하며 주파수 불안 상황을 적기에 해소했다.   이 과정에는 32억원의 비용이 소요됐는데, 똑같은 규모를 양수발전으로 처리할 경우 약 10배에 달하는 309억원이 필요해 경제성 면에서도 패스트DR의 효과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패스트DR이란 전력의 수요와 공급 불안정으로 주파수가 변해 급작스럽게 전력계통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전력소비를 줄여 해결하는 제도다. 제도에 참여할 경우 1단계는 주파수 59.85Hz 이하, 2단계는 59.65Hz 이하로 전력 주파수가 떨어지면 자동으로 10분간 전기 사용량을 줄이게 된다.

업계와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전 10시쯤 패스트DR이 발령됐다. 이는 지난 2022년 9월 29일 마지막 발령 이후 1년 6개월 만의 일이다.

이날 오전 10시 50분 4초. 삼척블루파워의 1050MW 발전설비 2기가 시운전 중 불시정지(Trip)되면서 계통주파수가 순식간에 59.84Hz로 떨어졌다.

이에 패스트DR이 자동으로 작동해 2초 뒤인 오전 10시 50분 6초쯤 주파수가 다시 59.93Hz로 상승하며 발령 기준인 59.85Hz를 넘겼다.

국내에서 전력 주파수는 일반적으로 60Hz가 기준이다. 전력 주파수가 불안정할 경우 발전기 등 전력 설비의 고장 위험이 커지고 특히 반도체와 바이오 등 고품질 전기를 사용하는 수용가에 심각한 손해를 입힐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재생에너지가 급격하게 증가하며 전력 주파수 불안정은 더욱 심해진 상황이다. 이에 전력거래소는 2020년부터 패스트DR을 도입해 전력 품질 안정화를 도모하고 있다.

이번에 발령된 패스트DR 1단계 동작은, 10분간 주파수 연계 수요 감축을 실시해 오전 10시 51분부터 오전 11시 01분까지 평균 감축량 971MW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디알서비스와 엔라이튼 등 패스트DR 사업자들이 구축해 놓은 시스템이 작동, 국내 주요 철강 회사를 비롯해 패스트DR 1단계에 참여 중인 사업장의 전기 사용량을 줄이면서 그 효과가 증명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약 32억원의 비용으로 더 큰 전력 위기를 막았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패스트DR 1단계는 10분을 기준으로 연간 첫 발령은 올해 3300원/kW으로 결정돼 있는데, 이번 발령의 경우 평균 감축량이 971MW 수준이어서 32억원 정도가 소요된 것으로 집계됐다. 패스트DR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양수발전으로 비슷한 규모의 전력감축을 시행할 경우 약 10배에 해당하는 약 309억원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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