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지원책을 코로나19용으로 둔갑" , 1월부터 마스크 고작 1인당 9장 지원
SKT, “대리점·직원 모두 만족 쉽지 않아...추가 지원방안 고심 중”

SK텔레콤의 코로나19 지원방안에 대한 대리점들의 불만이 늘어나고 있다.(사진은 기사의 특정사실과 관련 없음)
SK텔레콤의 코로나19 지원방안에 대한 대리점들의 불만이 늘어나고 있다.(사진은 기사의 특정사실과 관련 없음)

SK텔레콤 본사의 코로나 지원정책에 대한 대리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SK텔레콤의 대대적인 홍보와 달리 기존 지원정책을 코로나19용으로 탈바꿈했고, 실제 지원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대리점들의 주장이다.

1일 SK텔레콤 대리점 관계자는 “대리점들이 코로나19로 내방고객이 줄면서 본사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제대로 지원받은 게 없다”며 “실제로는 외부에 대리점을 지원해준다고 하면서 보여주기식으로만 부풀리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동통신3사는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리점들을 지원하기 위한 방책들을 내놓았다.

2월 말 KT는 전국 2500여개 자사 매장을 대상으로 월세 최대 50% 지원과 방역물품 제공 등을 약속했다.

LG유플러스도 지난달 1일 전국 2000여개 매장을 대상으로 인건비, 월세 등 운영자금 25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뒤 5일에는 그 지원규모를 34억원으로 확대했다. 여기에 14억원 상당의 마스크, 세정제 등 방역 물품을 지원하기로 했다.

SKT 또한 지난달 5일 전국 750여개 대리점에 3월 말 지급 예정 인센티브 중 일부인 350억 원을 같은 달 4일 조기 지급하고, 현장 직원에 대한 지원과 마스크·손소독제·매장방역 등 구호품 구매, 판매용 휴대폰 구매를 위한 여신 이자 지원 등에 4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처럼 이통3사에서 나란히 코로나19 지원책을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SKT 대리점에서만 불만이 터져 나오는 이유는 현장에서 느끼는 지원방안의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먼저 ‘인센티브 조기 지급’과 ‘여신 이자 연장’의 경우 그동안 SKT에서 수시로 하던 지원정책이라는 게 대리점 업주들의 설명이다.

신제품 단말기가 나오거나 단말기 재고가 많을 경우 대리점의 자금유통을 위해 SKT에서 내놓던 방안이었는데, 이번 지원은 삼성전자 갤럭시 S20의 출시 시기와 겹친 만큼 코로나19와 관계가 적다는 것이다.

여기에 방역제품 지원 또한 1월 말부터 지금까지 직원 1명당 마스크 9장 정도 지급되는 데 그쳤다는 게 업계의 증언이다. 대리점들에 따르면 SKT는 3월 중순 기준으로 소매 직원 9개, 도매 직원 2개씩의 마스크를 지급했으며, 손세정제는 소매 매장 2개, 도매 사무실 1개를 지원했다. 그 외에 공기살균제 4개, 매장소독제 2개 등도 지급했다.

업계 관계자는 “마스크 등 방역제품들을 요청했었지만 구하기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제대로 지원되지 않았다”며 “대리점 직원들은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1월부터 지금까지 마크스 9장이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SKT같은 대기업에서 마스크 하나 못 구하는 것도 이해가 안되지만, 본사는 재택근무 하면서 정작 현장직인 대리점들은 제대로 지원하나 안 해주는게 서운하다”고 하소연했다.

약속했던 직원 위로금 또한 공분을 샀다. SKT는 현금이 아닌 OK캐시백으로 월 10만원씩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가 대리점의 반발이 심해지자 장려금 형태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대리점들이 또 하나의 문제점으로 지적하는 것은 유동성 없는 SKT의 정책이다.

다른 이통사의 경우 현재 코로나19로 내방 고객이 줄어든 것을 감안해 판매량에 따라 지급하는 인센티브 등급을 완화해서 운영하는 등 대리점과 고통분담을 하고 있다.

반면 SKT의 경우 지원금을 받기 위해 판매해야 하는 유·무선 상품의 판매량이 전혀 조정되지 않고 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판매 장려금이 있어야 직원들 월급도 주고 먹고살 수 있을텐데, 이런 시국에서도 본사의 정책은 그대로인 상황”이라며 “실질적으로 대리점들이 수혜를 받을 수 있게 다른 통신사들처럼 판매 실적 그레이드를 도입하거나 등급을 낮춰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SKT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인센티브 조기 지급이나 여신 이자 연장 등이 기존에도 있었던 지원정책인 것은 맞지만,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만 시행해 왔으며 이번 지원 또한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SKT 관계자는 "본사 고통 분담을 위해 지원방안을 최대한 마련하고 있지만 대리점주와 직원분들 모두를 만족시키는 게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다른 이통사들과 함께 추가 지원방안을 마련했으며 단말기 여신 이자 지원도 지난 발표에 이어 1개월 연장하는 등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해 계속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