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초전도센터에서 실증 완료…차세대 송배전망 사업모델 제시
한전 전력연구원(원장 배성환)은 세계 최초로 3km 길이의 초전도케이블을 운영하기 위한 냉각시스템의 개발에 성공하고, 제주도 초전도센터에서 실증을 완료했다.
초전도현상은 도체가 영하 200℃ 부근에서 전기 저항이 0이 되는 현상으로, 초전도케이블은 이런 현상을 이용해 기존 케이블에 비해 전력손실은 반 이하로 줄이는 동시에 전력을 보내는 용량은 5배까지 늘릴 수 있다.
초전도케이블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도체를 영하 200℃로 유지할 수 있는 냉각시스템이 필요하다. 이전까지 개발된 냉각시스템은 초전도케이블 1km 이내에서 냉각할 수 있는 반면, 전력연구원이 이번에 개발한 냉각시스템은 3km 이상의 초전도케이블을 냉각할 수 있다.
전력연구원은 대용량 극저온 냉동기와 액체질소 순환펌프의 성능을 높이고 냉각시스템의 압력 손실과 단열 성능을 향상시켜 초전도케이블의 냉각 거리 연장에 성공했다.
또 액체 질소 주입 후 공기 중으로 액체 질소를 조금씩 버려가며 냉각하던 기존 방식을 개선, 액체질소를 계속 순환하면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해 경제적 운영이 가능하다.
현재 수도권 소재 변전소의 60% 정도가 변전소 간 전력망 길이가 3km이내로 이번에 개발된 냉각시스템을 적용하면 초전도케이블을 사용해 전력설비의 추가 건설 없이 대용량의 전기를 보낼 수 있다.
대도시 및 산업단지 등 늘어나는 전력 소비에 맞춰 많은 전기를 보내기 위해 송전선 등 전력설비의 추가 건설이 필요하지만 건설 공간의 확보가 어려움을 감안할 때 초전도케이블을 이용해 기존 설비만으로 많은 전기를 보낼 수 있는 방법이다.
게다가 기존 전력설비를 초전도케이블로 대체 적용하면 도심지의 변전소 개수를 줄일 수 있고 기존 공간을 공원과 같은 주민 이용가능 시설로 전환하는 등 친환경 전력망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력연구원은 한전 주무부서와 협력해 개발된 냉각시스템과 초전도케이블을 이용한 사업모델을 개발, 실제 전력망에 확대 적용을 추진하는 한편, 해외사업 진출에도 적극 노력할 예정이다.
배성환 원장은 “3km 초전도케이블 냉각시스템 개발로 실 계통에 적용 가능한 세계 최고 수준의 초전도 송전기술을 확보했다”며 “국내 초전도 송전기술 실증 경험을 발판으로 전 세계의 초전도케이블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에 맞춰 해외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