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육상 초고압직류송전(HVDC) 프로젝트인 ‘500kV 북당진~고덕 HVDC 건설사업’의 2단계 사업 발주가 다가오면서, 한국전력공사가 어떤 방식으로 입찰을 진행할지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최근 적자를 기록한 한전이 국제입찰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국내 기업들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 발주 예정이었던 북당진~고덕 HVDC 2단계 사업의 입찰 방식을 결정하고 9월쯤 입찰 공고를 낼 계획이다.

북당진~고덕 사업은 국내 최초의 육상 HVDC 프로젝트라는 상징성과 함께 20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대규모 사업이라는 점에서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초미의 관심사였던 사업이다.

1단계 사업 발주 당시 입찰 방식에 대한 논란과 함께 4차례에 걸친 유찰로 사업자 선정에 애를 먹는 등 다양한 이슈를 낳기도 했다.

2015년 삼호컨소시엄(삼호, GS건설, LS전선)이 수의시담을 거쳐 낙찰한 1단계 사업은 내년 말 준공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으며, 2단계 사업은 2021년 준공을 목표로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업계는 1단계 사업 당시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수많은 논란을 낳았던 한전이 이번에는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국제입찰 검토 움직임에 대해서는 1단계 사업 당시 수차례의 유찰 사태를 겪은 한전이 비슷한 문제를 다시 겪지 않기 위한 선택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 가격 경쟁을 통한 비용 절감 효과와 특혜 시비에서 벗어나는 등 당장 한전 입장에서는 최선의 선택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이에 대해 국내 기업들은 해외 글로벌 기업들의 독과점 품목인 HVDC 시장을 무작정 개방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HVDC는 유럽과 일본의 몇몇 업체들만이 독점하고 있다. 만약 국제 입찰로 해외 업체가 들어온다면 초기에는 시장 진입을 위해 낮은 가격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나 전력망은 한번 구축하면 끝나는 것이 아닌, 해당 업체에 지속적으로 A/S를 받아야만 하는 아이템이다. 해외 업체들이 낙찰받을 경우 문제 발생 시 효과적인 대응이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유럽은 국가 전력 산업 보호를 위해 케이블 메이커들이 전력청과 긴밀한 공조체계를 구축해 사업을 진행하고, 이를 통해 해당 업체들이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미국도 ‘Buy America’, FTA 재협상 등으로 자국 전력 산업을 보호하며, 중국은 국내 실증 사업을 자국 기업들에 맡겨 이를 해외 진출을 위한 경력으로 활용토록 지원하고 있다. 따라서 가격보다 이후 전력망 운영, 유지보수 등의 문제를 고려해 최적의 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한전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바 없으며, 내부 검토과정에 있다”며 “HVDC 케이블의 기술 수준에 대해 자세히 스터디하고 있으며, 사업에 어떤 제품을 사용할 수 있을지 분석하고 있다. 입찰 방식에 대한 결정은 그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