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노후화에 안정성·효율성도 장담 못해
현대화 목표로 北 철도 다각적인 점검 필요

남북이 이달 24일부터 경의선·동해선 철도 연결과 현대화를 위한 공동연구조사를 수행하기로 하면서 북한철도의 현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화에 앞서 노후 인프라의 개량·보수 사업이 선결과제로 꼽히고 있지만, 정작 구체적인 북한철도 현황에 대해선 알려진 게 많지 않다.

철도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북한철도는 현재 공개된 것보다도 인프라가 낙후된 상태다. 여기에 실제 철도운행의 중요 요소들인 안전성·효율성 확보조차 쉽지 않아 본 사업 추진 시 난관이 예상되고 있다.

2015년 기준 북한에는 총연장 5304km에 100여개 노선이 구축돼 있다. 북한의 경우 산악이 많은 지형적 제한이 있어 증기·디젤기관차보다 견인력이 좋은 전기기관차 수요가 높다. 북한이 노후화된 인프라 상황에서도 남한의 71.9%보다 다소 높은 80%의 전철화율을 보이고 있는 배경이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열악한 전력사정으로 실제로 전기기관차 운행은 어려운 상황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장기적으로 남북연계를 목표로 북한철도를 남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선 전력협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남북철도 연계가 종국적으로는 러시아·중국 등지로 동북아 철도망을 연계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북한철도의 위험성 또한 사업 논의단계부터 고려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한 철도기관 관계자는 “북한에서는 인프라 노후화 등 위험요소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기관사가 운행 중에 육안으로 상황을 파악해야 할 정도로 신호·통신체계가 불비한 실정”이라고 “당장에는 철도망 연결에만 논의가 집중돼 있지만, 향후 연결 시에는 안전 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부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북한철도의 증속 문제 해결도 남북철도 연계를 위한 선결과제로 꼽힌다.

북한철도의 속도는 여객 50km/h, 화물 40km/h로 상당히 느린 수준이다. 남한의 경우 여객 300km/h, 화물 120km/h의 속도로 운행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하지만 철도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북한철도가 남한 수준의 속도를 내기 위해선 사실상 노선 신설 수준의 사업이 필요할 것이란 게 중론이다.

북한의 경의선 복원 작업에 참여했던 박흥수 코레일 기관사는 “북한철도는 나무 침목이 다 썩는 등 인프라 상태가 좋지 않아 30km/h 내외로 운행하는 게 고작”이라며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현대화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해야만 동북아 철도망 구축 등의 기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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