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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광물자원공사 군산 비축기지를 가다
“일반・특수창고로 나눠 티타늄・희토류 등 10개종 7만7000여t 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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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시 군장산단 내에 위치한 광물공사 군산비축기지 일반창고 안 전경.
날씨가 청명했던 지난 3일 찾은 군장 국가산업단지는 지역경제의 어려움을 반영하듯 인적이 드물었다. 한산한 도로를 달려 군장 국가산업단지 끄트머리에 이르자 커다란 창고 형태의 군산 광산물 비축기지가 눈에 들어왔다.

대지면적 5만550㎡에 달하는 이곳에는 광물공사가 비축해 놓은 크롬, 몰리브덴, 안티모니, 티타늄, 텅스텐, 니오븀, 셀레늄, 갈륨, 희토류, 지르코늄 등 희귀금속 10개종 약 7만7000여t이 보관돼 있다.

그 바로 맞은편에는 똑같은 형태의 비축창고가 있는데, 그곳에는 조달청이 관리하는 알루미늄, 동, 아연, 주석, 니켈, 비스무스 등 15종의 광물 23만여t이 저장돼 있다. 한 지붕 두 가족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과거에는 금속광물뿐만 아니라 석탄, 가스, 농수산물, 석유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자원을 조달청이 비축기능을 담당했지만, 석유공사와 가스공사, 농수산공사, 석탄공사 등으로 하나 둘씩 기능을 이관하면서 지금은 금속광물만 광물자원공사와 이원화돼 관리해오고 있다.

‘일반창고와 특수창고에 희토류 등 10개 금속광물 보관’

유송 광물공사 군산비축기지 소장의 안내를 받아 먼저 크롬과 몰리브덴, 니오븀 등이 보관돼 있는 일반창고 안으로 들어갔다. 일반창고는 여느 보통의 창고와 비슷하게 보였다. 이곳의 최대 적재용량은 8만800t 규모다. 어떤 금속광물은 커다란 드럼통 안에 분말이나 고체 형태로 들어 있고, 또 어떤 광물은 큰 포대자루 안에 커다란 광석형태로 쌓여 있었다.

비축광산물은 보통 큰 컨테이너 박스로 운반돼 들어와 하역작업과 중량검사, 샘플링작업, 입도검사, 파쇄작업, 분쇄작업 등의 입고절차를 거치게 된다. 공정성 확보를 위해 정부 또는 국제공인 검정기관에 성분검사를 의뢰한다.

금속광물은 종류에 따라 수입되는 국가와 용도가 다르다. 크롬은 주로 카자흐스탄과 남아공에서 수입되며, 스테인리스강, 합금강 등에 사용된다. 몰리브덴은 중국과 미국, 칠레 등에서 수입되며, 스테인리스강, 화학품 등에 사용된다. 티타늄은 남아공과 호주, 중국 등에서 수입되며 합금강, 우주항공산업 등의 용도로 활용된다.

드럼통 안에 있는 일반 돌멩이 크기의 티타늄 하나를 손으로 직접 만져봤다. 눈으로 언뜻 보기에는 가벼워 보였는데 제법 무게가 느껴졌다. 광물공사 직원 중에서도 보통의 돌 무게로 착각하고 삽으로 퍼 올려 운반하려다 허리를 다친 경험이 있다고 유송 소장은 전해줬다.

유 소장은 “이곳에는 가격변동과 수급 리스크를 가진 희유금속의 국내 사용분 60여일치를 비축해 놓았다”며 “당초 평상시에는 비축만 해놓고 있다가 국가 위기 상황 시에만 방출하는 전략비축이 목적이었지만, 최근에는 민간의 요청이 있을 경우 대여한 후 현물로 상환하는 민간대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창고를 나와 일정 온도와 습도로 유지되는 특수 창고에 들어갔다. 그곳에는 휴대폰, 반도체, 자동차 등 IT 산업 전반에 두루 사용돼 ‘첨단 산업의 비타민’이라 불리는 희토류와 텅스텐 등 고가의 금속광물이 비축돼 있었다. 희토류도 산화세륨, 탄산세륨, 산화란탄, 디스프로슘 등 종류가 다양했다. 희토류는 일반창고에 있는 드럼통보다 훨씬 작은 통 안에 들어 있었는데, 유 소장은 “무게가 3t에 달하고 가격도 수억 원을 호가한다”고 말했다.

‘민간대여제도 통해 수급안정 도모...민관협의체도 운영’

광물자원공사는 지난 2004년부터 광물비축사업을 시작해 평상시에는 10가지 금속광물을 창고에 보관해오다 비상시에만 방출하는 전략비축으로 운영해 왔다. 하지만 2017년부터는 비축광산물 대여제도를 도입해 민간이 요청하면 비축물량의 50% 이내에서 대여할 수 있도록 했다. 대여 대상은 비축광산물을 사용해 제품을 생산·가공하는 수요업체나 유통업체이며, 대여기간은 기본 90일이지만 추가로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대여수수료는 적정원가와 적정투자보수를 합산해 연간 3.7% 수준이다. 상환방법은 현물상환이다.

제도 도입 첫해인 지난해는 3개 업체에 티타늄과 크롬, 몰리브덴 등 3개 광종을 대여했으며, 올해도 현재 2개 업체와 대여계약 관련해 협의 중이다. 광물공사는 희유금속의 시장정보 공유와 금속자원 비축제도 개선점을 도출하기 위해 민관협의체도 운영 중에 있다. 민관협의체에는 포스코대우와 코오롱글로벌 등 50개 업체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 업체에 월 1회 희유금속 시장동향 분석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해외광물자원개발 협의회도 창립했다.

광물공사 본사 비축사업실의 김우경 과장은 “광물공사는 금속광물 분야의 국내 최고 전문기관인 만큼 희유금속에 특화된 시장분석자료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신속한 양질의 콘텐츠 및 정보 제공과 유통협업 중개 및 지원을 통해 건전한 생태계 조성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속광물 비축사업 전문성 있는 기관으로 일원화 필요’

현재 금속광물 비축사업은 조달청과 광물공사가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조달청의 비축사업은 물가안정이 주요 목적으로, 금속가격이 오르면 비축물량을 시장에 풀어 가격을 안정화시키는 역할을 맡고 있다. 대상품목은 알루미늄, 동, 아연, 연, 주석, 니켈 등의 비철 6종과 실리콘, 코발트, 망간, 바나듐, 인듐, 리튬, 탄탈륨, 스트론튬, 비스무스 등 희유금속 9종 등 총 15종이다.

하지만 국회와 감사원 등은 전문성을 고려한 비축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며 비축사업 일원화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제기해 왔다. 이원적 비축체계로 인해 통일된 국가비축정책이 어렵고, 조달청의 전문성 결여로 광물 전문비축 수행의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감사원은 비축기관별 비축기준과 운영구조가 달라 효율적인 수급위기 대응에 한계가 있고, 물가안정 목적의 조달청의 경제비축 효과도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2012년, 2014년, 2017년 3차례나 조달청의 광물전문성 결여와 부실 운영을 문제 삼았다. 예결위 결산보고서에서도 2차례나 전문성을 가진 광물자원공사로의 비축사업 일원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산업부가 운영 중인 해외자원개발 혁신TF 중간보고서에서도 광물공사의 광업지원과 비축, 해외자원개발 민간지원 등 공적기능을 유지하되, 분산된 비축기능의 조정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명시했다.

이처럼 국회와 감사원 등에서 비축사업의 일원화 필요성을 수차례 언급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이원화돼 운영되는 것은 부처 간 이해가 다르기 때문이다. 광물공사는 산업부 산하기관인 반면 조달청은 기획재정부 산하의 외청이어서 기재부의 통 큰 결단 없이는 조달청의 금속광물 비축 기능을 광물공사로 일원화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광물업계 한 전문가는 “석유를 시작으로 가스, 농수산물, 석탄에 이르기까지 조달청의 비축기능을 전문기관으로 이관해 왔는데 광물만 이원화돼 운영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며 “금속광물도 광물공사라는 전문기관이 있는 만큼 이를 일원화하는 게 구매비용 절감과 운영관리의 효율성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군산비축기지 특수창고에서 광물공사 김우경 과장이 희유금속 중 가장 고가인 희토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작성 : 2018년 05월 05일(토) 00:13
게시 : 2018년 05월 08일(화) 10:41


정형석 기자 azar76@electimes.com        정형석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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