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정착, 그리고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하나의 디딤돌이 놓아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오전 9시 28분 당초 예정시간보다 2분 빨리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역사적인 첫 만남을 가졌다.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북쪽 판문각에서 걸어 내려와 우리 측 자유의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문재인 대통령의 안내를 받아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으로 건너왔다. 북한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우리 영토를 밟았다.

두 정상은 우선 북쪽 판문각을 바라보고 기념촬영을 한 뒤 이어 남쪽 자유의 집을 바라보면서 기념촬영을 했다. 이후 김정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손을 맞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쪽으로 건너갔다. 원래 시나리오에는 없던 것으로 짧은 시간이나마 남북 정상이 양쪽을 왕래하는 역사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두 정상은 민통선 아래에 있는 대성초등학교 학생 화동 2명으로부터 꽃다발을 전달받은 후 전통 의장대의 보열 속에 판문점 자유의 집 주차장에 마련된 공식 환영식장으로 이동했다.

두 정상은 오전 9시 40분쯤 군악대, 3군 의장대, 전통 의장대, 전통악대로 구성된 의장대의 사열을 받았다.

김정은 위원장은 평화의 집 1층에서 방명록에 “새로운 역사는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역사의 출발점에서”라고 남겼다.

방명록에 서명한 후 두 정상은 민정기작가의 북한산 그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공식 회담을 시작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모두 발언에서 “군사분계선까지 200미터가량 걸어오면서 이렇게 쉽게 올 수 있는 데 11년이나 걸렸나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며 “앞으로 수시로 만나서 마음을 합하면 남북관계가 평화번영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좋은 합의가 이뤄져도 이행하지 못하면 기대하는 분들에게 낙심을 줄 뿐이어서 이행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번 만남에서 마음을 툭 터놓고 이야기해서 잃어버린 11년의 세월이 아깝지 않도록 좋은 결과를 만들어갔으면 한다”고 파격적인 발언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통 크게 대화를 나누고 합의에 이르러서 온 민족과 평화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큰 선물을 만들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김 위원장이 사상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는 순간 이 판문점은 중단의 상징이 아니라 평화의 상징이 됐다. 오늘의 이 상황을 만들어낸 우리 김 위원장의 용단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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