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전력기자재 상장사 23곳 분석
매출 늘었지만 대부분 기업 영업이익・당기순익 적자

지난해 상장 전력기자재 제조사 대부분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 반면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돼 실속은 챙기지 못했다. 본지가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공개한 상장 전력기자재 제조사 23곳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은 대부분의 기업이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감소하거나 적자를 기록한 곳들이 많았다. 특히 전선업체와 전력기자재 중소기업들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

먼저 전선업계의 경우 모든 기업들의 매출이 증가했다. 영업익, 당기순익은 반대로 감소한 곳이 많았다.

원자재인 구리 가격이 크게 오르며 전선 시세도 올라갔고, 업체들의 매출 향상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시장 전반의 경쟁이 보다 심화되며, 수익성은 나빠졌다.

대한전선과 가온전선, 일진전기, 대원전선, LS전선아시아는 모두 매출이 증가했다. 이들 업체 모두 당기순이익이 감소하거나 적자를 기록했으며, 가온전선과 대원전선은 영업익도 동반 감소했다.

중소 제조업체들도 영업익, 당기순익이 감소하거나 손실을 보인 경우가 많았다. 분석 대상 13개 업체 중 제룡산업과 지엔씨에너지 2곳을 제외한 모든 기업들의 매출이 늘었다. 광명전기, 선도전기, 서전기전, 제룡산업, 이화전기, 누리텔레콤, 지엔씨에너지 등 7개사는 영업익이 줄었으며, 제룡전기, 보성파워텍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력기자재 산업을 이끌고 있는 이른바 ‘중전 빅3’도 비교적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빅3 중 선두로 올라선 LS산전을 제외한 현대일렉트릭&에너지시스템과 효성 중공업 부문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하며 부진한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빅3 중 매출 1위를 기록했던 효성 중공업 부문은 매출은

-12.1%, 영업이익은 -64.4% 빠지며 주춤했다.

현대일렉트릭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빠졌다. 지난해 4월 분사 이전 현대중공업 전전본부 실적을 소급 계산하면, 현대일렉트릭의 2017년도 매출과 영업익은 각각 1조9300억원, 970억원 가량으로 전년 대비 약 -17.1%, -41% 하락했다.

LS산전은 빅3 중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모두 상승하며,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LS산전은 매출 2조3437억원, 영업익 1584억원을 기록, LS그룹 출범 최초로 빅3 중 매출·영업익 1위로 올라섰다.

한편 조명업계는 매출과 영업이익 등 각종 경영 실적에서 우울한 성적을 기록하며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간을 보냈다. 매출 1조 클럽에 속하는 우리조명의 매출이 감소했으며, 영업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파인테크닉스, 삼진엘앤디, 금호전기, 동부라이텍 등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필룩스, 유양디앤유도 영업이익이 줄거나 적자를 기록했다.

에너지 기업 중에서는 가스와 석유 관련 기업들의 경영성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력 분야는 전년과 조금 나빠졌다.

특히 공기업들의 성적은 다소 저조한 반면 민간 기업들의 성적은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전과 발전공기업들의 매출은 지난해와 비교할 때 비슷한 수준을 보였지만,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 면에서 큰 하락세를 보였으며, 지역난방공사도 영업이익, 순이익이 줄어들었다.

신재생에너지 업계는 글로벌 태양광 보급 확대와 풍력 등 재생에너지 수요 증가로 성장세를 이어갔으며, 국내 대형건설사들은 지난해 주택시상 호황에 힘입어 호조세를 보였으나 SOC 예산 감축·해외 수주 악화 등으로 인해 올해까지 상승세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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