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관리 체계적 접근・제도화…CM-커뮤니티 구축 등

발전소를 비롯해 송변배전 시설은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 꼭 필요하지만, 국민들은 이런 시설을 혐오시설로 느끼면서 내집 앞에는 들어서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앞선다. 그래서 항상 전력설비 건설과정에서 주민과 사업자 간 갈등이 있다.

사업자는 주민들을 설득하고 법의 테두리에서 최대한 지원하고 있지만 과정에서 갈등이 유발되곤 한다. 그래서 한전은 주민들이 자발적인 전력설비를 유치하고 물리적 지원을 하는 주민 공모제도를 도입했다. 지난해 건설을 시작안 ‘345kV 장성광산 변전소’가 첫 사례다.

주민 공모제는 주민 스스로의 결정으로 이루어진 사업이기 때문에 민원의 많은 부분이 예방 가능하다. 이는 기존의 입지선정 방식에서 벗어나 주민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준다는 획기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에 성공한 모델로서 그 의미가 크다.

한전은 ‘345kV 장성광산 변전소’ 건설 주민공모제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까지 수많은 난관이 있었다.

2016년 5월, 본격 시작된 이 사업은 사업 초기부터 높은 벽에 부딪혔다. 투명한 공모절차를 위해 지역의 공신력 있는 학계, 의회, 지자체와 시민 사회단체 등에서 입지공모위원회를 구성해야 했다.

하지만 시민 사회단체 등에서는 참여를 거부했다.

한전은 시민 사회단체를 100회 이상 방문해 주민들을 끈질기게 설득, 천신만고 끝에 시민사회단체를 포함한 입지공모위원회를 구성해 객관성과 중립성 및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입지공모위원회에서 회의한 결과는 동사무소를 방문해 설명하거나 지자체 홈페이지에 회의록을 게시해 투명하게 정보공개를 했다.

또 3차원 경관 시뮬레이션과 같은 과학적 분석기법 적용을 통해 10개 공모대상 후보지를 선정했으며, 공모대상 후보지별 송전선로 예상 경과대역을 사전에 공개하는 등 지역주민에게 투명하고 적극적인 정보공개를 시행했다.

10개 공모대상 후보지를 대상으로 변전소 입지 희망지역 공개모집을 추진했다. 공모대상 후보지 10개 마을과 주변의 45개 마을을 수시로 방문하며 100회 이상의 주민 간담회를 개최하고 전력설비 견학, 홍보자료 배부, 언론기고 등 사업필요성에 대한 이해기반을 넓혔다.

일부 마을에서 변전소 건설반대 현수막을 내걸고 공모참여 반대서명 결의서를 해당 지자체에 제출하는 등 극렬한 반대의 움직임을 보였다.

60일의 공모기간이 지나고 3개 후보지의 유치 신청으로 공고마감이 됐지만 일부지역 투쟁위원회에서 유치신청 원천 무효를 주장하고 나섰다. 유치 지역 중에 결격사유가 발생한 곳에 대해서는 신청서를 반려하고 최종 2개 후보지를 통해 공모 평가를 진행한 결과 9월 최적 후보지를 확정했다.

한전은 주민공모제를 통해 전력설비 건설의 새로운 대안을 찾았다는 평가다. 또 갈등관리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과 함께 이를 제도화할 계획이다.

이봉희 한전 민원대책처장은 “앞으로도 민원대책처는 갈등관리부서장 간담회, 건설부서 실무자 간담회 등을 분기별로 개최하고 매년 갈등관리 우수 프로젝트를 발굴, 공유하며 다양한 갈등관리 정책, 스킬, 기법 개발을 가속화하고, 갈등관리 프로세스를 고도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한전 민원대책처는 올해 2018년에는 지역별 갈등관리체계 정립을 위해 CM(Conflict Management)-Community 구축을 추진할 예정이다.

CM-커뮤니티는 지역의 지리적・역사적・경제적 특성과 현황을 잘 알고 해당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갈등관리 지역전문가를 선발하고, 한전의 내부 전문가와 협업을 통해 갈등영향분석에서 갈등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지역의 갈등현안 해결을 목적으로 시행할 제도이다.

이를 위해 한전 민원대책처는 3월 9일에 1차적으로 43명의 사내외 전문가를 선발해 지역별 갈등관리 전문가로 위촉하고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 갈등관리 우수 프로젝트를 매년 정기적으로 시행해 우수사례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사내는 물론 타 기관과도 공유해 사회 전반의 갈등관리 생태계 조성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한편 한전은 지난 1월 갈등관리 우수 프로젝트 시상식을 열었다.

대상은 345kV 장성광산변전소 건설공사를 담당하는 중부건설본부 송전건설부가 수상했다. 우수상은 345kV 동두천-양주송전선로 건설공사, 장려상은 345kV 광양CC-신여수 송전선로 건설공사와 154kV 장안분기 송전선로 건설공사가 각각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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