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문제에 목소리 내는 의사 되고파”

올해 2회째를 맞은 전기사랑 스피치 대회 대상은 이성환씨(연세대 의예과 2학년)에게 돌아갔다.

이씨는 ‘원자력의 미래, 그리고 객관적인 시각’이라는 제목의 스피치에서 "원전 문제에 감성적이 아닌,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접근하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안정적인 목소리와 정확한 발음, 관심을 집중시키는 제스처 등 뛰어난 스피치 실력과 전문가 의견을 적절히 인용하는 등 알찬 내용이 대상의 비결이었다.

이씨가 처음 원전에 관심을 가진 것은 거부감 때문이었다. 전기가 남아도는 데다 신재생에너지도 유망하다는데 위험한 원전이 왜 필요한 것인지 의문이었다. 하지만 여러 자료를 찾아 공부하면서 생각은 달라졌다. 신재생에너지는 아직 여러 한계를 가지고 있고 우리나라는 섣불리 원자력을 포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원전 반대 측은 감성적인 이유만으로도 여론에 영향을 주기 쉬운데 찬성 측은 구체적이고 실증적으로 의견을 제시해야 하는 경향이 있죠. 표면적으로만 보는 것보다 원전을 더 깊이 알게 되면 지금보다 거부감이 줄어들 겁니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건설 재개 쪽 의견이 많아졌던 것을 보면 알 수 있죠.”

이씨는 사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걱정부터 앞섰다. 정부가 강하게 추진하고 주변 사람들도 찬성하는 탈원전 정책에 반대하는 스피치를 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그러던 중에 본지 2017년 11월 13일자 3350호에 실린 박상덕 서울대학교 원자력정책센터 수석연구위원 기고글을 보고 용기를 얻었다.

“전기신문 같은 전문지에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는 글이 실리는 걸 보고 제 생각이 잘못된 게 아니라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탈원전이 신성불가침 영역이 아니라는 걸 확인한 거죠.”

현재 의예과에 재학 중인 이씨는 졸업 후 원전 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의사들이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원전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방사선 피폭은 오랜 시간 연구가 필요한 문제거든요. 소신을 가지고 많은 사람들에게 과학적 지식을 전달한다면 원전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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