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또 도전을 통해 업계 발전 견인”
4차 산업혁명 시대 다양성·확장성 기반 둔 기술 융합 필요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걸 좋아해요.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많은 지방을 다니려고 하고, 다양한 업무를 맡는 것도 이 같은 성격 때문이죠.”

오인교 LH 중앙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 관리지원부장은 LH 내 전기인들 가운데서도 많은 발자취를 남겼다.

조명 설계와 관련한 디자인 공모전 등을 개최하면서 조명 업계의 성장을 견인하는가 하면, 전기설비와 관련된 다양한 기술기준을 수립하고 승강기 설치 매뉴얼을 발간하는 등 전기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서 시장을 키우고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10년 가까이 설계업무를 맡은 그는 설계지침과 시방서 등 업무를 총괄하면서 전국 아파트 공사의 기준을 수립했다. 사실상 국내 공공주택 건설을 책임지고 있는 LH였기 때문에 파급력이 컸다.

“저는 공적 엔지니어링이라는 말을 좋아해요. 단순히 수익을 내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어떻게 기술을 보급하냐를 중시해야 하죠. 기술력을 갖추는 게 경쟁력이 되는 게 아니에요. 이를 보급함으로써 국가의 품질기준을 올리는데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지난 2005년 첫 발간해 최근 개정판까지 낸 승강기 설치 매뉴얼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기술격차를 줄이고 업계 표준화를 일궈낸 것으로 업계에서도 평가하고 있다.

대기업 위주의 승강기 시장에서 중소기업의 역할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도 오 부장의 새로운 업무에 대한 도전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과거에는 승강기가 대기업 위주의 시장이었어요. 그런데 IMF가 터지면서 현대엘리베이터만 남았었죠. 기술이 중소기업에 전혀 전수가 안된 거에요. 특히 당시에는 승강기와 관련한 학문이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이와 관련한 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LH에 들어오는 승강기의 기술을 표준화할 수 있도록 승강기 설치 매뉴얼을 만들었습니다. 고시 공부하듯 공부해서 만든 책이에요. 거의 구걸하다 시피 기업들의 기술도 얻어냈습니다. 결과적으로 승강기 기술이 표준화되고 대‧중소기업 간 기술격차를 줄여서 중소업체 제품이 많이 보급됐어요. 뿌듯했죠.”

그는 최근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해 LH가 국토교통부의 위탁기관으로 지정되면서 신설한 ‘중앙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로 자리를 옮기면서 부터다.

중앙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는 공동주택의 관리 전반에 대한 상담과 진단, 자문, 교육 등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최근 들어 공동주택 리모델링보다 도시 재생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노후 공동주택이 증가하는 추세다. 중앙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는 이 같은 노후 공동주택의 관리를 지원하는 업무를 수행한다는 게 오 부장의 설명이다.

“요새는 재건축이 쉽지 않아요. 그러다보니 오래된 건축물을 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 중요해졌죠. LH가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작은 의미의 재생에 힘쓰려고 해요. 저에게도 이 같은 업무는 새로운 도전입니다. 그동안 건설 위주의 업무를 담당했다면 이번에는 주거복지와 건축물 관리 측면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됐어요.”

그는 후배들에게도 항상 새로운 기술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자기가 맡은 분야를 깊이 있게 탐구해 전문가가 되는 것이야 말로 기술자의 길이에요. 그러나 모든 것이 연결되는 4차 산업혁명이 화두인 세상에서 다양성과 확장성을 추구하는 것도 중요하죠. 전기 기술은 특히 연관되지 않는 분야가 없어요 전공과 분야의 경계를 한정짓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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