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자원개발 지원 정책 추진
캐나다, 친환경저탄소 정책 고수 지속

미국과 캐나다가 기후변화대응정책에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약속한 대로 석유·가스 개발을 저해하는 정책을 폐지하는 등 자원개발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캐나다는 여전히 오바마 전 미국 행정부와 합의한 친환경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14일과 16일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단행한 자원개발 관련 규제 2건을 폐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미국 에너지기업이 해외 자원개발 활동 시 해당 국가의 정부에 지불하는 개발권 관련 비용을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과 미국 내에서 석탄 채굴 시 주변 강 지류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배출기준을 강화한 미국 내무부의 규제는 이미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폐지됐다.

아울러 최근 미 하원에서 연방부족 토지에서 석유·가스 개발 시 적용되는 메탄 배출 규제를 철폐하는 법안이 통과돼 폐지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연방정부가 법인소득세 인하를 고려하고 있어 캐나다 기업이 미국 기업의 경쟁에서 뒤처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반면 캐나다 정부는 향후 몇 주 내로 새로운 메탄 배출 규제 법안을 제정하겠다고 발표했고, 지난해 발표한 전국 규모의 탄소세를 적용하는 등 탄소 감축 정책을 지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이와 관련 투자 유치와 시장 점유율 경쟁에서 이미 셰일가스 자원에 밀리고 있는 오일샌드 개발 기업들은 경쟁력 악화에 대한 우려가 높다. 캐나다 오일샌드 개발 비용은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미국의 셰일가스 자원 생산 지역은 전 세계에서 생산비가 가장 낮은 지역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더해 캐나다 앨버타 주의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에도 대처해야 하는 상황이다.

캐나다 정부는 이러한 우려를 반영해 오일샌드 기업의 경쟁력을 보장하는 정책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브 윌리암스 Suncor Energy CEO는 “주요 오일샌드 개발 기업이 앨버타 주의 기후변화 정책을 준수하는 대신 앨버타 주정부와 캐나다 중앙정부가 자신들이 경쟁력을 보장해 준다는 내용의 협상이 있었다”고 밝혔다.

캐나다 엘버타 주 정책 담당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으로 인한 변화와 불확실성에 대처하기 위해 캐나다 정책 전문가들은 탄소 배출량 감축 정책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에너지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오일샌드 기업의 경쟁력을 보장하는 내용의 협상은 있었지만 아직까지 일관된 정책을 수립하지 못했기 때문에 앨버타 주와 캐나다 중앙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오일샌드 기업의 경쟁력을 보장할지는 미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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