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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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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세준 산업경제팀장
○…홍상수 감독의 2015년 작품,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는 영화감독 함춘수(정재영)가 화가 윤희정(김민희)을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1부와 2부로 구성한 작품이다.
나중에 알려진 감독과 여배우의 관계 때문에 영화보다 사생활이 더 조명 받았지만, 영화의 완성도는 흠잡기 어렵다.
“홍상수, 지금도옳고그때도옳다”(평론가 이동진)처럼 평단의 찬사가 쏟아졌고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서 작품상(황금표범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난데없이 영화 얘기를 꺼내든 것은 순전히 제목이 주는 아리송함 때문이다. 더구나 영화의 1부는 ‘그때는맞고지금은틀리다’이고 2부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로 헷갈리기 십상이다. 닮은 듯 다르고, 다른 듯 닮은 이야기는 영화 속 남녀의 시시콜콜한 연애담뿐 아니라 우리네 일상과도 비슷하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거나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식의 논리는 의외로 흔히 쓰인다. 우선 정치인들의 발언이 그렇다. 정계은퇴나 특정 정책에 대한 찬반은 때에 따라 바뀌고 상황논리로 그럴싸하게 포장된다. 언제 그랬냐는 식의 뻔뻔함은 기본 옵션이다.
정책도 마찬가지다. 면세점 선정이나 서민 금융정책 등 ‘갈지(之)자’ 정책은 시장의 혼란은 물론 정책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다.
연초 논란이 된 ‘5월 황금연휴’도 다르지 않다. 지난 1월 9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5월 황금연휴’의 가능성을 내비췄다. 근로자들이 평일인 2일과 4일을 대체휴일로 사용하면 최장 9일까지 연휴를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명분은 소비진작과 내수활성화. 논란이 일자 이튿날, 고용노동부는 “검토한 적 없다”며 발을 뺐지만 가능성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2013년 10월 도입된 대체휴일제는 ‘공휴일이 토·일요일과 겹칠 경우 다음 평일을 쉬게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 재계는 대체휴일제가 도입되면, 경제적 손실이 32조원에 달한다며 강력 반발했다. 이런 탓에 실제론 ‘설·추석·어린이날’만을 대상으로 했다.
놀랍게도 이런 논리는 채 2년을 가지 못했다. 정부가 광복절에 맞춰 임시 휴일을 하루 늘리면 1조3000억원의 긍정적 경제 효과가 있다고 하자 재계는 즉각 “내수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정작 궁금한 지점은 휴일을 늘리면 소비 진작, 내수활성화 효과가 과연 있기는 하냐는 것이다. 휴일이 늘어나면 소비가 증가할 것이고, 이는 내수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란 논리의 기저에는 가계를 ‘돈쓰는 기계’로 바라보는 시선이 깔려있다. 기계가 고장 나거나 정상 작동을 하지 않는다면 처음부터 틀린 논리가 되는 셈이다.
지난해 말 국내 가계부채 규모는 1300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말이면 1500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빚 지옥’이 된지 오래지만, 빠져나올 탈출구도 마땅치 않다. 가계소득 증가율은 2013년 이래 급격하게 낮아지는 추세고 지난해 6월 현재 금융부채가 금융자산보다 많은 한계가구도 150만 가구가 넘는다.
관련 뉴스에 ‘쓸 돈이 없는데 뭘 소비하란 거냐’는 댓글이 폭주하고 ‘점수 따려고 하는 졸속 행정’이란 비판이 거센 것은 가계가 처한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진 얘기이기 때문이다. 한 때 막대한 경제손실의 주범이 될 뻔했던 ‘휴일’이 내수활성화의 구원투수로 돌연 둔갑한 것도 놀랍다. 상황은 그대로인데, 때로는 어떠어떠하다고 보여지고, 때로는 어떠어떠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보카시(ぼかし, 경계를 흐리게 함)’ 장난인 것만 같아 혼란스럽다.
작성 : 2017년 02월 01일(수) 10:30
게시 : 2017년 02월 03일(금) 14:30


송세준 기자 21ssj@electimes.com        송세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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