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차 OPEC+ 장관회의 월 40만배럴 증산 결정
오미크론 확산 및 비축유 방출로 감축 전망 빗나가
바이든의 생산 더 늘려라 요구 감안한 듯

2019년 7월 2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OPEC+ 장관회의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년 7월 2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OPEC+ 장관회의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기신문 윤병효 기자] 산유국 카르텔 OPEC+가 증산 기조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등의 전략비축유(SPR) 방출, 오미크론 사태 등의 영향으로 생산량을 동결 내지는 감축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러지 않았다. 주도국인 러시아와 사우디는 오미크론 사태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으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강력한 증산 요구를 일부 반영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OPEC는 2일 화상으로 제23차 OPEC 및 비OPEC 장관급 회의(ONOMM)를 열고 내달 생산량을 이번 달 대비 하루당 40만배럴 증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존 증산량을 유지한 것이다.

OPEC+는 사우디 등 중동 산유국 중심의 OPEC과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비OPEC 산유국 등 총 23개국이 모여 만든 카르텔이다. 세계 원유 공급시장의 40%를 차지하는 이들은 매달 회의를 통해 원유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

OPEC+는 2018~2019년에 공급과잉으로 국제유가가 너무 낮게 형성되자 2020년 5월부터 원유 생산량을 감축하기로 담합했다. 감축량은 기준생산량(4210만배럴/d) 대비 초기 970만배럴/d에서 올해 7월에는 575.9만배럴/d로 줄었으며 이후부터 매월 40만배럴씩 감축량을 줄여가고 있다. 따라서 내년 1월의 기준생산량 대비 감산량은 335.9만배럴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OPEC+가 생산량을 더 줄일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의 지구촌 확산세가 심상치 않고 미국이 기름값을 낮추기 위해 전략비축유 5000만배럴을 단계적으로 방출하기로 발표해 공급과잉이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략비축유 방출에는 한국, 일본, 중국, 영국, 인도도 동참하기로 했다. 하지만 예상을 벗어나 기존 기조를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OPEC+는 공식 발표를 통해 “팬데믹 진전이 있을 때까지 회의를 계속 유지하고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한 경우 즉각적인 조정을 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알렉산드로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회의 전 인터뷰에서 생산량을 줄일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않고 상황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할 것이지만 성급한 결정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또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기름값을 낮추기 위해 OPEC+에 증산을 강하게 요청한 것도 감안한 결정으로 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미국 셰일원유 생산이 줄기 때문에 나중에는 유가의 고공 상승 원인이 될 수도 있다.

OPEC+의 발표 이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93달러 오른 66.5달러를 기록했고, 유럽 브렌트유(Brent)는 전날보다 0.8달러 오른 69.67달러를 기록했다.

OPEC+의 제24차 장관급 회의는 2022년 1월 4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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