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공유형 스마트 충전기 출시...비용↓효율↑
주차면·용량 걱정 없는 이동식 충전기도 개발

에바(EVAR)의 스마트 충전기는 7kW 전력망에 최대 5개 충전기 설치가 가능하다.
에바(EVAR)의 스마트 충전기는 7kW 전력망에 최대 5개 충전기 설치가 가능하다.

[전기신문 오철 기자] 정부가 2025년까지 충전 기반 시설을 4만 5000기(급속 1.5만, 완속 3만)기를 설치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보급에 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 판매 속도에 비해 더딘 보급 속도 때문에 충전기 부족 현상이 전국 곳곳에서 드러나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전기차 충전기 전문 업체 ‘에바(EVAR)’의 혁신적인 충전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에바는 전력 공유 스마트 충전기로 충전 인프라 보급 문제를 해결하고 이동형 전기차 충전기로 충전 사각지대의 빈틈을 채운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보통 완속충전기 1대에 해당하는 7kW 전력용량에 5대까지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전력공유형 ‘스마트 EV 충전기’를 내세우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스마트 충전은 충전기를 보급할 때마다 같이 늘려야 하는 전력용량을 현명하게 제어한 충전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완속충전기(7kW) 5대를 설치하면 35kW의 전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스마트충전은 선착순으로 전력을 배분하는 충전 제어 프로그램과 예상 전력의 반에 반만 있으면 효율적인 충전을 가능하게 한다.

에바는 전력공유형 스마트 충전기를 올해 신규 개발했다. 한정된 전력자원을 다수의 충전기가 나눠서 사용하는 다이내믹 부하 분산(Dynamic Load Balancing) 기능이 탑재돼 인프라 구축비용을 대폭 절감한다. 적은 비용으로 최적화된 주차 구역 확보가 가능하고 건물 전기 용량 증설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효율적인 충전이 가능하다.

지하 주차장에 설치된 에바 스마트 충전기.
지하 주차장에 설치된 에바 스마트 충전기.
특히 ‘지능형 메쉬 네트워크’ 기술을 적용해 서버를 따로 설치하지 않아도 주변기기를 자동 인식하고 충전량 정보를 공유하게 했다. 통신은 미래 청사진을 내다보고 유럽 충전사들이 보통 사용하는 직비(Zigbee)+서버 형태가 아닌 저전력 블루투스(BLE, Bluetooth Low Energy)을 적용했다. 이 같은 기술을 통해 기존 충전기뿐만 아니라 타 스마트 충전기와 비교해도 설치 및 운영비용에서 더 많은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었다.

에바는 향후 충전 시스템에 제로 뎁스(Zero-depth) 기술을 적용할 방침이다. 전기차를 충전할 때 LCD 인터페이스 조작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현재도 이같은 철학을 적용해 완속충전기에 달려있는 일반적인 LCD를 뺐다. 이로써 에바는 LCD 수명과 충전기 수명 차이에서 오는 고장 이슈와 LCD 백화현상에서 자유로워 졌으며 가격도 혁신적으로 낮췄다. 현재 출시된 공용 완속충전기 중에 에바의 완속충전기가 가장 저렴하다. 대신 전면에 있는 히든 디스플레이어가 충전 상황과 충전량을 알려준다.

신동혁 에바 이사는 “나중에는 충전기를 연결하고 카드만 태킹하면 알아서 충전해주는 시대가 오기 때문에 ‘단순하면서 범용적인’ 통신기술을 적용해야 한다”며 “BLE는 테슬라가 이미 사용하고 있고 스마트폰, 스마트워치에서도 모두 제공하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19년 본지 인터뷰에서 이훈 대표(가운데), 신동혁 이사(오른쪽)가 에바의 수동 카트형과 자율주행 이동형 전기차 충전기와 함께 찍은 사진.
지난 2019년 본지 인터뷰에서 이훈 대표(가운데), 신동혁 이사(오른쪽)가 에바의 수동 카트형과 자율주행 이동형 전기차 충전기와 함께 찍은 사진.
에바는 전기차 전용 주차 공간 확보로 인한 사회적 갈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이동형 전기차 충전기’도 개발했다. 현재 아파트 주차장의 경우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려면 입주자 대표 회의에서 입주민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주차면이 남는 곳보다 부족한 곳이 많아 전기차 충전기 구축에 비협조적이다. 에바는 이런 상황을 해결할 방법으로 전기차용 보조배터리 ‘이동형 전기차 충전기’를 착안해냈다.

이훈 에버 대표는 “스마트폰도 보조 배터리로 충전하듯이 전기차 역시 그럴 수 있다고 단순하게 접근했다”며 “이후 주차장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시스템을 탑재시켰고 전기차마다 충전 포트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자동 충전하는 도킹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거기에 탑재되는 배터리까지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에바의 자율주행 이동형 충전기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이나 대형건물 공동주차장에 적합한 솔루션이다. 고정식 충전기처럼 특정 주차 공간을 점유하지 않아도 되는데다 제품 크기 자체도 1개 주차면의 10분의 1정도 밖에 되지 않아 구석구석 자투리 공간에 설치하면 된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는 자율주행에 대한 접촉사고 및 보험, 법·규제 기준이 없어 ‘수동 이동형 전기차 충전기’를 먼저 개발했다. 신동혁 이사는 “자율주행 충전기는 제주도 전기차 충전 서비스 규제자유특구와 인천국제공항에서 실증하고 있으며 곧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바는 세계 최초로 전기차 자동충전 자율주행 로봇을 개발해 삼성전자에서 분사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수동 이동식 충전기, 트럭탑재형 충전기, 전력 공유형 충전기 등 주차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신개념 충전 솔루션과 실내 자율주행 인프라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롯데건설 기술혁신 공모전서 스마트 충전 인프라로 대상을 수상했으며 이를 계기로 그 어렵다는 롯데건설 벤더사 등록에도 청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롯데건설 측과 긍정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1일에는 현대자동차, DSC인베스트먼트, 슈미트, GS글로벌, SK렌터카, 신한캐피탈, 젠티움파트너스, 삼성벤처투자 등이 참여한 약 55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오는 11월에는 100kW급 급속충전기도 출시할 예정이다. 올해 말까지 충전기 라인업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이훈 에바 대표는 지난 시리즈 A 투자 유치 시 "국내 주요 기업들에게서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 내 에바의 잠재력을 인정받아 기쁘다"며 "이번 투자 유치를 토대로 에바는 글로벌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에서 주목받는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