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조요소에 내진설계 필수지만 현장서 인식 부족해
“사고, 재해 등 대비 가능한 시장 만들어야”

이재필 태화이엔지 대표
이재필 태화이엔지 대표

[전기신문 안상민 기자] “국내 건축물에서 내진이라는 개념이 도입된 역사가 길지 않습니다. 불과 수년전까지 ‘우리나라는 지진안전지대’라는 인식이 만연했던 것도 사실이고 아직도 내진 제품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현장도 있습니다. 이 인식을 바꾸기 위해 정부도 내진 정책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업체들의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최초로 내진설계 케이블 트레이를 개발한 태화이엔지의 이재필 대표는 국내 건축물 내진 설계 강화를 위해서는 업체들의 지속적인 노력이 1순위라고 말한다.

현장에서 내진설계 제품의 필요성을 알면서도 높은 가격으로 인해 적극적인 구매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어 제조 업체들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2016년과 2017년에 경주와 포항에서 잇달아 지진이 발생하며 국내 건축물의 비구조요소에도 내진설계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내진설계 시장이 커지고 있긴하지만 선진국에 비해 아직까지 미비한 수준입니다. 비구조요소의 경우 화재나 지진 발생 시 절단, 추락 등 2차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 입주민의 대피로를 차단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내진설계가 이뤄져야 합니다.”

국토교통부는 2018년 ‘건축물의 구조 기준 등에 관한 규칙’을 시행령으로 개정해 레이스웨이, 케이블트레이, 파이프 등 비구조요소의 내진설계를 의무화 했다. 또 2019년에는 건축물의 내진설계 기준(KDS41 17 00)을 통해 비구조요소의 내진설계에 대한 구체적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했다.

그러나 실제 건축 현장에서는 내진 설계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법령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입주자들이 본인이 거주 중인 건물의 내진 설계 여부를 확인하는 민원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내진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같은 안전 문화 확산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현장에서는 입주민들의 수요를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태화이엔지가 국내 최초로 내진설계 케이블트레이를 개발한 것은 2012년, 상암동 MBC사옥 건설에 참여할 때 발주처로부터 먼저 내진 제품을 요구받았고 이는 내진제품 개발의 시발점이 됐다.

“아무도 지진에 대해 신경쓰지 않던 2012년 당시, 내진설계 제품을 예견했던 현장 관계자처럼 이번엔 업체들이 먼저 사고에 대비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아야 합니다. 이에 태화이엔지는 지진을 넘어선 각종 사고들을 예방할 수 있는 안전한 스마트형 케이블트레이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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