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충전협동조합은 상생 차원의 협력 단체
에너지공단·지자체 인센티브 충전기 보급에 큰 힘
한전 기본요금 정책은 시장 형성 때까지 유예해야
보타리에너지, 공장 증설...5개 종류 완속충전기 출시
대기업이 중소제품 해외 판매...동반 성장 모델 구축

지난해 코로나 여파로 인한 경기 침체에도 전기차와 충전 시장은 활기를 띠었다. 하지만 선진국 수준으로 전기차 인프라를 구축하려면 풀어야 할 과제가 한두 개가 아니다. 특히 수십 개의 중소기업이 난립한 상황에서 일부 기업만이 정부 사업을 독식하는 방식은 예전부터 논란이 돼왔다. 이 때문에 상생에 중심을 둔 바람직한 충전 인프라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홍삼 한국전기차충전협동조합 이사장은 “올해 완속 50만기, 급속 1만5000기 구축 등의 대규모 구축 사업이 시작되는데 소수 기업이 사업을 독차지한다면 종국에는 국내 충전업체의 전반적인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전기차 보급이 늘어 일정 수준으로 시장이 형성되기까지는 상생 차원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연초 제주도 보타리에너지 본사에서 진행한 김홍삼 한국전기차충전조합 이사장(보타리에너지 대표)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지난해 경기 침체로 산업 전반이 어려운 시절을 보냈습니다. 다행히 전기차와 충전 인프라 시장은 계속 성장세를 유지했고 전망이 좋다고 합니다. 올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요?

“우선은 코로나가 진정국면에 들어서야 할 텐데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사람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돼야 기업 하는 입장에서도 신명 나게 불철주야 뛰어다니는 보람을 일굴 수 있기에 코로나 종식이 앞당겨 지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하고 있습니다.

국내 충전 인프라 시장 활성화를 위해 말해보자면 팬데믹 시대에 살아남는 전략 수립이 분명하게 설정돼야 합니다. 적당히 넘어가던 기조를 확 바꿔야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생각의 일환으로 한국전기차충전조합을 설립했습니다. 조합은 국가의 전기차충전인프라 구축 사업에 중심축을 수행할 수 있는 기업들로 구성했어요. 10개사로 시작했지만 올 초 출자를 희망하는 기업들이 더해져 1월 증좌를 마쳤고 현재 30여개 조합원으로 늘어났습니다. 이제 서로가 합심해서 공동구매, 공동브랜드화로 입찰에 참여하고 공동서비스인프라 사업 참여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국내 충전기 보급상황은 어떠합니까?

“우리나라 충전기 보급현황은 이웃 중국의 10%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에요. 충전기 기술이 수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가 우위에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은 중국보다 앞서 있다고 보기 어렵죠.

충전기 보급 방법에서도 정부가 각 지자체의 기본적인 인프라 구축을 유도하기 위한 독려와 강한 드라이브를 주면서 지자체 중심 보급 정책이 시대적으로 꼭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를 구축할 수 있게 중앙정부가 도와줘야 합니다. 현재 충전기 예산은 일부 기관에서의 일괄집행과 폐쇄적인 입찰방식으로 해마다 1~2개사가 독점적으로 사업을 낙찰받아 진행되고 있어요. 올해 보급 추세로 보면 30여개사 이상이 참여해야 하는데 이같이 소수만 사업에 참여하면 되겠습니까? 이런 문제가 업계를 정적으로 만들다 보니 중국 등 외국기업들이 국내시장에서 활개 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충전시장이 외국기업에 종속되면 언젠가는 수송수단에서 발이 꽁꽁 묶이는 날이 올 겁니다.

또한 충전기 제조 및 서비스 사업도 각 시도별에 있는 업체 중심으로 구축해야 해요. 지역을 잘 알고 근거리에 있는 지역의 우수 업체들이 책임감 있게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대응하는 것이 훨씬 더 바람직하고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전기차 보급을 탄소중립 달성의 주요 수단으로 삼고 충전 인프라 확대를 천명했습니다. 보다 효과적인 목적 달성을 위해 정부가 도와야 할 부분은 무엇이며 업계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요?

"지구는 상당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전기차 보급은 저탄소 정책에 기여하는 것만 아니라 삶의 질을 상당 부분 높일 수 있는 ‘국격 향상 프로그램’입니다. 다행히 전기차의 장점을 국민들도 알기 시작했어요, 저도 중소형 전기차를 주로 타고 있는데 중대형 내연기관 차량보다 대부분의 측면에서 편리하고 안전합니다. 이젠 머지않아 전기차 100만대 시대가 올 것입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그린뉴딜 사업에서도 전기차 충전 장치와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연계하는 효율적인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판단됩니다.

또한 한국에너지공단에서의 개방형 충전기 보급 사업은 성공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봅니다. 정부뿐 아니라 지자체에서도 추가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정책을 만들고 있는데 이것은 정부의 추진 정책에 탄력을 붙이는 좋은 현상이에요. 실제 충전기 보급 사업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 같은 지원이 인프라 구축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지요.

아울러 작년부터 부과된 한전의 기본요금도 좀 더 유예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사업자들은 기본료를 내고 나면 남는 게 거의 없어요. 심각한 수준입니다. 어느 정도의 전기차 시장 규모가 형성될 때까지는 충전 인프라 확충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정부와 관련 공기업들이 도와줘야 합니다.

업계에서도 정부 정책과 발맞춰 초고속 충전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또 쉐어링 방식, 예약충전, 고객에게 충전 완료 통보, 각종 홍보 및 정보를 앱을 통해 실시간 공유가 가능하도록 하는 통합시스템 구축을 정부와 함께 준비하고 있으니 머지않아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에 다수 업체가 참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당연한 얘기 같지만 여태 형평성 고려 없이 몇 개 소수 기업이 물량을 독차지 해왔어요. 특히 선착순으로 공고 개시일 당일 특정 업체가 독식하는 폐해는 더 이상 존재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을 상기시키고 싶습니다. 충전기 보급 목표를 달성하려면 우리나라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라도 다수 기업이 참여 가능하도록 선정방식을 개선해야 합니다.

이를테면 1차에 전부(100%) 배정하는 것이 아니고 30%만 분배해서 배정하고 2차에는 미준공된 충전기가 있으면 완성될 때까지 제외, 3차에는 1~2차 모두 준공한 기업만 배정하는 식으로 진행하면 됩니다. 이렇게 간단하면서 합리적으로 운영하면 되는데 특정 업체 또는 소수를 선호하는 것은 정부 기관의 공정과 공평한 행정을 구현하는 기조에 맞지 않는 방법이 아닌가 싶습니다."

▶보타리에너지 사장으로서의 계획도 말해주세요.

"보타리에너지는 올해 전기차 충전기 제조 및 충전서비스와 태양광발전 장치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특히 급속 충전기와 완속 충전기 제품의 다양화와 품질 향상을 통해 시장 참여에 적극적으로 나설 겁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충전 제조 공장을 본사로 이전 및 증설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완속부분에서 해안, 산악지 등 어느 곳에서도 장기간 사용이 가능한 고부가합성수지(ABS) 소재의 다섯 종류의 충전기를 개발했습니다. 성능 면에서도 뛰어난 제품으로 이번 달부터 생산에 들어갔습니다.

또한 홈 충전용, 부분개방형, 공용충전기 등 다양한 성능과 함께 전기자전차와 스쿠터를 병행해서 충전할 수 있도록 충전기 보급을 추진할 것이며 아파트, 상용 주차장 등에 다수의 완속충전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 참여해 충전 불편 해소를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 이에 따라 올해는 급속충전기 68대에서 100기로, 완속은 500기까지 늘릴 겁니다. 아울러 태양광발전장치에서는 기와형 모듈을 기반으로 심미성이 증대된 주택 태양광의 새로운 비전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충전시장이 커지면서 대기업 시장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대응 전략이 있습니까?

"대기업의 역할이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 현재 팬데믹으로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고 중소기업들이 경쟁해야 할 시장에 대기업이 진출하면 되겠습니까? 충전기 제조는 아직 제품의 개량이 정점에 도달해 있지 않기 때문에 자동화 라인 등에 의한 대량생산체계를 구축하기 어려운 품목입니다. 이런 부분을 정부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대기업은 대기업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영역에서 활약해야 합니다. 중소기업 제품을 들고 해외 마케팅을 통해 기업의 역할과 이윤을 추구하기 위한 상생 프로그램을 만들어 기술 지원, 인증지원 등으로 공동 브랜드 사업을 해줬으면 합니다. 기업 간 거래에서도 종속이 아닌 상호 협력과 동반 성장이라는 큰 그릇의 역할을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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