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불구 2분기 영업익 132억원 흑자
업계 최고 40.6% 고도화율, 부가가치 극대화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전경.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전경.

현대오일뱅크가 정유업계에서 유일하게 2분기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가장 높은 고도화설비율을 통해 부가가치를 극대화한 결과로 분석된다.

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5517억원, 영업이익 132억원을 달성했다. 1분기 대비 매출은 4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5764억원 증가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정유 4사 중 2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곳은 현대오일뱅크가 유일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와 에쓰오일은 2분기 연결기준으로 각각 4397억원과 164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GS칼텍스는 아직 실적 발표 전이지만 적자 탈출은 힘들 것으로 예상되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영향으로 석유 수요가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는 것이 정유업계의 적자 배경이다.

하지만 현대오일뱅크는 업계 가장 높은 고도화율 덕분에 흑자로 전환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현재 하루 69만배럴의 원유 정제능력을 갖고 있으며 28만배럴(40.6%)의 고도화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고도화설비는 벙커C유와 같은 중질제품을 재처리해 휘발유, 경유와 같은 고급제품을 추가 생산해 부가가치를 극대화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 제품가격에서 원유가격과 생산비용을 제외한 단순마진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지만, 벙커C유와 같은 중질제품을 고도화설비로 재생산한 크랙마진은 휘발유의 경우 배럴당 2~4달러, 경유의 경우 8~9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한 달 간의 원유 도착시간을 고려한 것이다.

특히 현대오일뱅크는 고도화설비를 통해 가격이 저렴한 초중질원유를 경쟁사 대비 대량 처리함으로써 이익을 극대화했다. 2분기 초중질원유 투입 비중은 경쟁사 대비 5~6배 높은 33%까지 확대했다.

현대오일뱅크는 하반기 큰 폭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산유국의 감산조치 연장으로 원유 가격 상승이 예상되고 이동제한 조치 완화로 석유제품 수요가 회복돼 정제마진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주력 유종인 남미산 초중질원유의 경제성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초중질원유 가격 상승은 중동산 원유에 비해 더딜 것으로 예상돼 현대오일뱅크의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정기보수기간 중 하루 2만배럴 규모의 탈황설비 증설작업을 완료해 초중질원유 추가 투입이 가능해졌다”며 “하반기에는 초중질원유의 경제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석유제품 시황이 개선되면 연간 흑자전환도 노려볼 만 하다”고 설명했다.

혼합자일렌 제조사업과 카본블랙사업, 상업용 유류터미널사업에서도 각각 323억원과 65억원, 4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흑자 전환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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