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조명전시회인 독일 라이트 앤 빌딩, 코로나19로 결국 취소 결정
국내 참여기업, 숙박·물류비에 부스설치비까지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 피해

과거에 열린 독일 라이트앤 빌딩 모습. 올해 행사가 코로나19로 취소되면서 국내 업체들의 피해가 불가피해졌다.
과거에 열린 독일 라이트앤 빌딩 모습. 올해 행사가 코로나19로 취소되면서 국내 업체들의 피해가 불가피해졌다.

“주최 측은 겨우 전시회 부스임차비만 돌려준다는데, 그렇다면 행사참가를 위해 업체들이 부담한 항공, 숙박, 물류비용과 전시회 부스설치비는 그냥 날릴 수밖에 없죠. 우리 회사도 이 비용이 2억원 정도 되는데, 아무리 코로나19 때문이라고는 해도 이건 너무한 것 아닌가요.”

세계 최대의 조명전시회인 독일 ‘라이트 앤 빌딩(Light+Building) 2020’에 참가하려던 국내 조명업체들이 단단히 뿔났다.

전시회 주최 측인 메세 프랑크푸르트가 2년 주기로 3월에 개최하는 이 행사를 연초부터 전 세계로 확산된 코로나19로 인해 9월 중순 이후로 연기했다가 독일을 비롯한 유럽 현지에서 이벤트와 여행 제한금지가 계속되면서 결국 취소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전시회에 참가하려던 국내 조명업체들은 그동안 부담한 숙박, 항공, 물류비용을 고스란히 날리게 됐다며 울분을 터트리고 있다.

메세 프랑크푸르트는 5월 6일 라이트 앤 빌딩(Light+Building) 2020에 참가하기로 했던 전시업체들에 긴급 이메일을 보내고, “코로나19로 인해 이 행사를 9월에 개최하려고 노력했으나 현재로서는 성공적 행사를 보장할 수 없고, 세계 최고의 무역박람회라는 기대에 부응할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면서 “또 전시업체들이 불필요한 비용 낭비를 더 이상 하지 않도록 가능한 빨리 조치를 취해야 했다”면서 전시회 취소 결정을 통보했다.

이에 메세 프랑크푸르트 측은 자신들과 직접 계약한 건에 대해서만 면적임차료, 부스시공 비용 등을 100% 환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차기 행사는 오는 2022년 3월 13일부터 18일까지 열리며, 이 행사의 참가신청 접수는 올해 10~11월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9월 개최로 알고 있던 한국의 조명업체들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당초 행사시기를 3월에서 9월로 연기해 항공, 숙박 등에 필요한 제반비용을 손해를 보면서까지 부담했는데, 끝내 취소가 돼버리면 이 비용을 날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행사 참가를 위해 현지로 보냈던 LED조명 제품들에 대한 물류비용과 함께 전시회 부스설치비용 역시 부스를 한번 써보지도 못하고 고스란히 물어야 할 판이다.

국내 A사 관계자는 “우리도 제품을 현지로 보냈는데, 행사를 연기한다고 해서 독일 현지에 창고를 얻어 월 150만원의 월세를 부담해 왔다. 또 부스 설치비용도 선급금으로 50%를 지불했는데, 현지 업체에서는 이미 다 부스를 만들어놨으니 나머지 50%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면서 “행사를 해보지도 못하고 이렇게 날리는 돈이 2억원을 넘는다”고 토로했다.

또 코트라의 지원을 받아 구성된 한국관에 참여하는 국내 조명업체의 경우도 면적임차료는 100% 환불받지만 운송비 회송비용과 숙박, 항공료 등의 피해는 부담해야 할 판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트라에서 독일 전시회처럼 취소된 여러 해외전시회의 참가업체에 대한 지원방안을 검토해주면 좋겠다”면서도 “하지만 코트라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격년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라이트 앤 빌딩(Light+Building)은 명실상부 세계 최대의 조명·건축 관련 전시행사로, 지난 2018년 행사에는 전 세계 177개국에서 22만명의 방문객이 참관한 글로벌 조명 축제다.

전 세계의 다양한 조명(Light), 전기 엔지니어링(Electrical Engineering), 홈 & 빌딩 오토메이션(House and Building automation), 건축시스템(Architecture-related systems) 관련 제품과 솔루션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다.

때문에 한국에서도 말타니와 필룩스, 동명전기, 영공조명, 진우엘텍 등과 코트라, LED산업포럼이 준비한 한국관 업체 등이 참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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