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 영향 지속 전망에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로 시장 불확실성 극복 노력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수요 위축 및 공장 가동 중단 등 세계 자동차 시장이 유례없는 불확실성에 직면한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이 올 1분기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문제는 2분기부터 코로나19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본격화돼 자동차 산업의 불확실성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에 현대차그룹 내 모든 계열사가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로 향후 글로벌 수요 회복 시점에 맞춰 빠르게 경영정상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전기차, 자율주행 등 분야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복안이다.

◆ 현대차

현대차는 올해 1~3월 글로벌 판매(도매기준) 90만3371대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6% 감소했다.

현대차는 내수 시장에서 ‘더 뉴 그랜저’, ‘GV80’ 등 신차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인한 국내공장 생산 중단, ‘투싼’ 등 일부 차종 노후화 등으로 전년동기 대비 13.5% 줄어든 15만9061대를 팔았고 같은 기간 해외 시장에서는 중국·인도·유럽 등의 수요 감소로 11.1% 줄어든 74만4310대였다.

매출액은 25조3194억원(자동차 19조5547억원, 금융 및 기타 5조7647억원)으로 5.6% 증가했다. 이는 글로벌 도매 판매 감소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가치가 지난해 1분기 1125원에서 올해 1분기 1193원으로 크게 하락하는 등 원화 약세의 우호적 환율 환경이 작용한데다 미국 시장 인센티브 축소 등으로 인한 자동차 부문 매출 증가, 금융 및 기타 부문 매출 성장 때문이다.

영업이익도 8638억원으로 4.7% 늘었으나 자율주행 관련 앱티브 합작법인 현물출자 관련 일회성 매출 1000억원 가량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는 감소했다.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7243억원, 5527억원(비지배지분 포함)으로 관계기업 손익 악화 및 외화 관련 손익 감소 등의 영향으로 40.5%, 42.1%씩 줄었다.

현대차는 향후 경영환경 전망에 대해 내부적으로 다양한 향후 수요 및 판매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으며 빠른 경영 안정화를 위한 위기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동성 리스크 관리, 전략적 재고 및 판매 운영, 유연한 생산체계 구축, 안정적인 부품 공급을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전동화, 자율주행 등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를 위한 신기술 역량 강화를 지속할 계획이며 친환경차의 경우 규제 달성과 전동화 경쟁력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노력해나갈 방침이다.

◆ 기아차

기아차는 올 1~3월 글로벌 판매 64만8685대로 전년동기 대비 1.9% 줄었다. 같은 기간 내수에서 1.1% 증가한 11만6739대를 기록한 반면 해외에서 2.6% 감소한 53만1946대를 나타냈다.

내수에서는 ‘셀토스’, 신형 ‘K5’ 등의 신차 효과를 이어 갔으며 미국에서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텔루라이드’를 앞세워 판매가 늘었고 인도에서는 셀토스와 ‘카니발’을 중심으로 판매 호조를 보였다. 다만 중국과 유럽에서는 코로나19로 산업수요가 급감해 타격을 입었다.

매출액은 14조566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7.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 경상이익, 당기순이익이 4445억원, 2819억원, 2660억원으로 각각 25.2%, 70.2%, 59.0%씩 하락했다.

이와 관련 영업이익은 우호적인 원·달러 환율 영향(970억원), 미국·인도 시장 판매 호조 등 긍정적 요인이 있었으나 통상임금 환입으로 인해 일시적 영업이익 증가가 발생한 지난해보다는 줄었다. 경상이익은 코로나19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해외법인 등 관계사 손익 악화로 지분법손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기아차는 2분기부터 미국에서 고수익 레저용차량(RV) 판매에 집중하고 코로나19에 대응한 특별 할부 구매 프로그램 운영, 전방위적 딜러 지원으로 판매 차질을 최소화한다는 복안이다. 유럽에서는 온라인 채널을 활용한 판촉 활동을 강화해 판매 회복에 나설 예정이다.

또 인도의 경우 지난달 말부터 공장 가동이 중단된 상태이지만 향후 정상화되면 3분기에 엔트리급 신규 SUV를 론칭할 계획이다. 중국에서는 국내 고객 지원 프로그램을 현지화한 ‘어슈어런스’를 바탕으로 위축된 수요 심리 회복에 나선다.

기아차는 전사적인 비용 절감은 물론 선제적 전기차 전환, 자율주행 및 커넥티비티 기술을 바탕으로 한 모빌리티 서비스 등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과 투자 등의 노력은 아끼지 않고 지속해나갈 방침이다.

◆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올 1분기 매출액 8조4230억원, 영업이익 3609억원, 당기순이익 3488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각각 3.6%, 26.9%, 28.2% 감소했다.

현대모비스의 이 같은 1분기 경영실적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주력 사업인 모듈·핵심부품 제조부문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현대모비스는 전동화부품 매출이 22.2%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완성차 생산 감소에 따라 모듈·핵심부품 부문의 전체 매출은 5.7% 하락한 6조5361억원을 나타냈다.

모듈·핵심부품의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고정비 효과와 미래기술 강화를 위한 R&D 투자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해당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이 -899억원으로 적자전환됐다. 이에 따라 전체 영업이익도 26.9% 하락한 것이다.

현대·기아차 외 글로벌 완성차 고객을 대상으로 한 수주 실적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연간 계획 대비 14% 수준인 3억8000만달러에 그쳤다. 글로벌 현지 완성차 업계의 일부 수주 일정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R&D 신규거점 투자 계획도 함께 밝혔다. 기술 트렌드를 대응하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전동화 분야 기술역량을 강화한다는 각오다.

우선 국내 의왕연구소를 전동화 부품과 모듈 경쟁력 등 미래차에 특화된 핵심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3000억원을 투자하고 이곳 내 유휴부지 4만2000㎡를 매입해 향후 3년간 전동화 시스템 단위 기술과 핵심부품 개발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현대모비스는 오는 8월부터 울산 친환경차 전용공장에서 제품 시범 생산에 들어가고 내년부터 본격 양산을 한다. 이화산업단지에 부지 15만㎡ 규모의 이곳은 현대차가 선보일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기반의 신차에 대응하기 위한 공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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