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모든 변전소 디지털 전환 시 유지보수・교체 비용 연간 30% ↓
업무 효율 증가는 기본, 진단 플랫폼 고객과 공유
신산업 비즈니스 모델 창출도

변전소는 전력공급 과정에서 사람으로 치면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정밀한 관리가 생명이다. 특히 변전소 고장으로 정전이 발생하면 광역정전으로 확대된다. 그래서 변전소는 하루 24시간 물샐틈없이 관리되고 있다. 설비가 복잡해지고 많아지면서 변전소를 구성하는 핵심인 변압기, 가스절연 개폐장치(GIS) 등 대형기기의 설비상태를 진단해 전력공급 상태를 정확히 판단하는 것은 사람의 능력을 뛰어 넘는 영역이 됐다. 하지만 최근 몇 년사이 AI, IoT 기술의 진화는 사람의 눈으로는 불가능 했던 영역까지 관리 감독이 가능하도록 해 설비 운영의 효율 ․ 안정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건전도도 강화했다.

이에 발맞춰 한전은 변전소 운영체계 지능화를 위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본격적인 변전소 디지털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AI・IoT 기술 진화로 설비 운영 효율・안정성 UP

한전, 마스터플랜 수립 변전소 디지털 전환 추진

디지털 전환의 핵심은 센서 기술이다.

우선 변압기에 4종, GIS에 2종의 센서를 부착해 설비의 상태를 24시간 정밀 관측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변압기와 GIS에 부착한 센서를 통해 부분방전은 물론 기기의 동작특성, 가스분석, 부싱진단, OLTC 진단 등 설비의 동작 상태를 정확히 들여다 볼 수 있게됐다.

한전 송변전운영처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의 핵심은 정확한 설비데이터 확보와 센서기술 적용, Big Data 및 AI를 활용한 정교한 알고리즘 설계”라고 설명했다.

한전은 변전소 디지털 전환에 앞서 그동안 축적한 진단이력, 정전 고장 이력, 부하, 감시제어계측 이력 등 200만건의 전국 변전설비 데이터를 정비했다. 설비 개별로 축적한 데이터를 시스템으로 연결해 Big Data 분석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여기에 기상, 국토 등 외부 정보를 더했다. 기온에 따라 설비의 온도 변화까지 측정할 수 있게해 온라인, 오프라인 정보에 외부 정보까지 더한 한전 전사 플랫폼을 구축했다.

플랫폼을 통해 전국 각지에 있는 변전소의 다양한 데이터를 취합하고, 인공지능 기능을 집어넣어 변전종합 예방진단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이 시스템이 구축되면 본사에서 전국의 설비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으며, 본사와 사업소 등 모든 곳에서 관리감독이 가능해진다. 오랜시간 사용한 설비의 고장예방은 물론 노후설비 보강 및 교체시기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전 송변전운영처 관계자는 “종합예방진단시스템 구축을 통해 IoT 기반 센서기술을 확대 적용하고 있다”며 “ 변전소 주요 설비인 변압기 개폐장치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설비고장 예방 기능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보다 정확한 설비 상태판정 알고리즘 개발을 위해 연구과제도 진행 중이다.

변전소 디지털 전환의 최종 단계는 자산관리시스템(Asset Managment) 구축을 통한 설비관리의 효율화로 모아진다.

한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집중적으로 변전 주요설비의 교체주기가 도래함에 따라 노후설비에 대한 정확한 상태판정을 통해 설비교체 및 투자 우선순위 판단이 중요한 화두였다”며 “과거 시간주기 기반 설비관리(TBM)에서 벗어나 신뢰도, 위험도 기반 설비관리(RCM)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변전설비의 디지털 전환은 지난 2016년 부터 본격 시작됐다. 강남 변전소와 금천변전소에 IoT 기반의 변전설비 진단시스템을 개발해 시범 적용했다. 2017년 8월에는 기존 변전소의 노후 설비를 교체하는 디지털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변전소를 디지털 변전소로 전환 할 경우 설비 당 정보의 양과 인력운영 효율성, 전력공급 신뢰도 향상, 운영비용 절감 등 각 분야에서 획기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정보의 양을 보면 기존 변전소가 설비 당 30건에 불과했다면 디지털변전소는 10배 이상 증가한다.

더 큰 효과는 모든 정보를 동시에 다량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것. 운영비용도 기존 대비 3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적으로 변전소 디지털 전환은 ‘메가트렌드’ 가 됐다.

우리나라는 꾸준한 기술개발과 현장 적용을 통해 기술을 선도하는 유럽에 비해선 2~3년의 기술 격차를 보이지만, 북미, 일본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 자동화와 설비진단 기술은 선진국 수준에 근접해 있으며, SCADA분야는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하면 기술적으로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디지털 전환의 핵심인 자동화 설비의 제작 운영 기술은 세계 탑 클래스에 도달했으며, 다만 예방진단 의 핵심인 설비진단은 기술격차가 다소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전은 그동안 축적한 기술을 기반으로 첨단 설비진단 시스템을 올해까지 4개지사 48개 변전소에 구축할 계획이다.

감시제어 분야는 5개변전소에 적용한다. 이를 더욱 확대해 2024년까지 설비진단 시스템은 237개 변전소에 구축하고 감시제어 시스템도 280개 변전소에 구축한다. 2030년이 되면 전사 모든 설비에 구축할 계획이다.

한전은 변전설비를 디지털로 전환해 데이터 기반의 고장확률평가(PoF; Probability of Failure) 및 고장영향평가 (CoF; Consequence of Failure)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리스크 모형(Risk Matrix)을 구현, 설비 상태판정, 점검방법·주기, 교체시기 및 투자 우선순위 등을 판단할 수 있는 자산관리시스템(AM)을 구축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전국에 있는 변전소의 디지털 전환이 이뤄질 경우 변전소 유지보수 및 교체 비용은 연간 30% 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설비관리는 고도화를 통해 업무 효율 증가는 물론 진단 플랫폼을 고객과 공유해 신산업 비즈니스 모델도 만들 수 있다.

설비관리 영역을 넘어 새로운 사업모델로 진화할 수 있는 플랫폼도 가능해 진다. 전 세계적으로 전력설비의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 되고 있는 만큼 기술경쟁력을 기반으로 세계시장 진출도 타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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