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거, 생산공장 설립 추진
BYD, ‘e버스 12’ 국내 공급
가격경쟁력 더욱 심화될 듯

BYD가 지난해 3월 서울 여의도 마리나클럽에서 ‘e버스-12’ 국내 론칭 행사를 개최했다.
BYD가 지난해 3월 서울 여의도 마리나클럽에서 ‘e버스-12’ 국내 론칭 행사를 개최했다.

중국의 전기 버스·트럭 제조사가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어 토종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중국이 딜러사를 통해 국내시장에 진출하던 방식을 넘어 직접 공장까지 설립한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국내 기업들이 각종 지방자치단체 사업 입찰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내에 처음으로 전기버스 및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는 중국 기업은 하이거다.

하이거는 최근 대림그룹과 이와 관련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대림그룹 측은 MOU 초기 단계라 공장 규모나 위치, 시기, 생산량 등 구체화된 것은 없고 대림코퍼레이션이 물류, 운송, 통관 등을 담당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이거는 국내 판매 총판 업체인 피라인을 통해 국내 사업을 활발히 하고 있다. 지난 7월 서울시 노선버스용 전기차 보급입찰에서 납품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내년 1월부터 시범 운행하는 대구 시내버스 사업에도 참여한 상태다.

중국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전기차 분야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특히 전기 버스·트럭의 경우 배터리 성능은 비슷한데도 차량 가격이 5000만원 이상 저렴한 편이다. 이 때문에 현지에서 전기 버스·트럭을 수입해 들여오는 국내 업체도 상당수 있다.

이지웰페어는 2016년 BYD의 국내 유통 사업 계약을 맺고 ‘e버스-12’를 국내에 도입했다.

이 차량은 11m의 저상 전기버스로 324kWh 고용량 리튬이온 인산철 배터리를 적용한 게 특징이다. 지난 5월에는 환경부 보조금 지급 대상 차량에 선정되기도 했다.

신원CK모터스는 지난 6월 말 동풍소콘(DFSK)의 모기업인 동풍자동차주식유한회사(DFAC)와 업무협약(파트너십 메모랜덤)을 맺고 16인승 전기버스와 1톤 전기트럭 등을 국내에 론칭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국내 인증 절차 준비로 인해 연내 출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들 업체 모두 지금 당장에 국내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업체는 내수입지가 좁아질 것을 견제했다.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지금보다 더욱 뒤처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전기 버스·트럭 제조사 관계자는 “중국 업체가 국내에 공장을 세운 사례가 없어 가시화되기까지는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만약 국내 생산을 하기 시작한다면 국내 업체에도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의 전기 상용차 기술력은 상당한 수준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 중국 업체들이 몇 백대 팔려고 국내에 진출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중국이 ‘메이드 인 코리아’ 이름을 달고 국내를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는 게이트웨이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