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스마트스틱 공법 현장 시연…협회 “1천여명 참관, 꼼꼼히 검토”
한전 “도입초기 불편 최소화 위해 적용공종 최소화 등 충분히 고려”

한국전기공사협회와 한전은 지난 15일 ‘상생협력제도 TF’ 회의를 열고, 오는 23일 스마트스틱 공법 시연회 장소를 확정,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시연회 장소는 대전시 유성구 구암동 일대로 정해졌다. 작업환경은 공가선 저압선이 설치된 2단 분기선로로, 편도 3차선 도로다.

전기공사업계는 한전이 간접활선공법 도입을 결정한 후 스마트스틱 공법에 대한 시연을 한 바 있지만, 실제 작업환경이 아닌 시험선로에서 시연이 이뤄지다보니 현실과 동떨어진 결과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이번 시연회는 현장의 여건을 적나라하게 보여줄 수 있는 공간에서 수행한다는 설명이다.

한 배전공사 협력업체 대표는 “현장여건을 충분히 고려한 시연을 통해 문제점들을 찾아내고, 이를 보완한 뒤 스틱 도입을 결정했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업체들은 준비가 안 된 상황이다. 제대로 일이 진행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협회 측은 23일에 진행하는 시연회가 사실상 스마트스틱 도입에 관한 제대로 된 첫 시연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한 관심이 크다보니 시연회 참관을 희망한 인원만도 1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실제 작업을 하는 전기원 노조 측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협회 관계자는 “시연회를 통해 스마트스틱 공법의 현장적용성 등을 면밀하게 검토해 보겠다”면서 “시연회는 적정한 공량 산정을 위한 첫 단계이자 현장에서 (스마트스틱을) 사용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된다. 적용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31일로 예정된 장비 실사를 거부하는 것은 물론 스틱 도입 일정에 대해서도 업계의 중지를 모아 시행 유보를 강력히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업계에선 한전의 밀어붙이기식 제도 도입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전이 작업자의 안전을 위해 전선이선공법을 폐지하고 스마트스틱 등 간접활선공법을 추진하는 데에는 공감하지만, 그동안 새로운 공법을 도입할 때 마다 새 장비의 구입을 강제하고, 이전에 구매했던 장비에 대한 부분은 나몰라라 하는 식의 행태가 반복돼 왔다는 주장이다.

현장에서 쓰지 않는 장비를 필수장비로 지정하는 탓에 구입만 하고 쓰지 않는 물품이 적지 않다는 말도 덧붙였다.

세트 당 2400만원 선으로 알려진 스마트스틱 구입 비용에 대한 우려도 표명했다. 2년에 한번씩 협력업체 계약을 하는 현 시스템에서 과도한 장비구매는 경영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수도권에서 배전공사 협력업체를 운영 중인 A 대표는 “한전에서 배전협력업체들의 창고를 한번 방문해 보면 알 것이다. 박스 테이프도 떼지 않은 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장비가 수두룩하다”며 “협력업체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장비를 도입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도입 초기 현장에서 작업하는 데 불편함이 있을 수 있다는 데에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 이를 해소하고자 도입 초기에는 스마트스틱 공법을 적용하는 공종을 최소화하는 등 업계에서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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