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알루미늄 단점 해소한 ‘알루미늄 합금 케이블’ 개발”
합금 조성.제조 방법 등 특허 취득…국내서 관련 사업 시작

이정희 중경이피아이 대표가 알루미늄 합금 케이블 하이랙스의 유연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정희 중경이피아이 대표가 알루미늄 합금 케이블 하이랙스의 유연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선 도체는 일반적으로 구리 혹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다. 구리 전선은 우수한 전기적 특성을 보유한 대표적인 전선 도체며, 알루미늄은 구리의 높은 가격과 무거운 중량 등 여러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사용돼 전선 도체로서의 역할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에 있다.

다만 구리에 비해 도전율이 약 3분의 2 수준밖에 안돼 동일한 전류를 흘리기 위해서는 전선 외경이 두꺼워지며, 유연성이 매우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동과 알루미늄 전선을 접속할 경우 접속부위에서 열이 발생해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렇다면 대표적인 전선 도체 구리, 알루미늄이 각자 보유한 문제점을 해결한 도체가 있다면 어떻게 될까. 전선·절연관 부스바 전문기업 중경이피아이(대표 이정희)는 이 같은 의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구리, 알루미늄의 단점을 해소한 신개념 알루미늄 합금 케이블을 개발, 국내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이정희 중경이피아이 대표는 “구리 케이블이 좋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 가격 변동이 너무나 큰 데다, 동값이 현재 t당 6500달러가 넘을 정도로 매우 비싸다”며 “알루미늄은 비철금속 중 가장 흔한 재료로, 동값의 3분의 1에서 4분의 1정도 가격을 유지한다. 하지만 전선으로 사용하기에는 쉽게 부러지거나 부식되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많다. 때문에 미국, 중국 등에서는 알루미늄이 가진 단점을 보완한 합금 케이블과 관련 규격을 개발하고, 수십년째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대표적으로 미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1970년대 사우스와이어라는 전선 제조사가 알루미늄 합금 케이블 특허를 보유하고 있었다. 1980년대 들어서는 NEC와 UL 등을 통해 성능검증이 완료됐고, 표준화 작업이 진행된 바 있다”며 “반면 우리나라는 구리 케이블 위주로 시장이 형성돼 있고, 알루미늄 케이블도 한국전력공사에서 구매를 시작한 최근 수년을 제외하면 크게 활성화돼있지는 않다. 알루미늄 케이블의 단점으로 인해 가설용으로 사용하고 폐기하는 정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알루미늄 케이블의 장점을 갖고 있으면서도 단점을 해결한 합금 케이블을 국내 시장에 들여온다면, 전선 시장을 재편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에 관련 연구개발을 시작, 알루미늄 합금 케이블에 대한 합금 조성, 제조 방법 등에 대한 특허를 취득하고, 국내에서 관련 사업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중경이피아이에 따르면 자사 알루미늄 합금 케이블 ‘하이랙스(Hiracs)’의 가장 큰 장점은 낮은 가격 변동성과 구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다. 여기에 무게가 가벼우며, 손으로도 쉽게 구부렸다 펼 수 있을 정도로 유연해 시공이 편리한 것도 특징이다.

더불어 도체의 비틀림 저항력과 신율, 크립 저항성이 좋아 안정성이 높은 것도 특징이다.

구리-알루미늄 케이블 접속부위 과열 문제도 함께 제공하는 접속 솔루션을 통해 해결했다.

이에 따라 기존 알루미늄 케이블이 한정적으로 사용되는 것과 달리 하이랙스는 구리 케이블을 대체해 원가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중경이피아이 측은 강조했다.

중경이피아이가 현재 생산하고 있는 하이랙스 케이블 종류는 0.6/1kV 난연·저독성·내화 등 전력케이블과 절연전선, 배터리·트롤리·CO₂용접 등 특수케이블이다.

하이랙스는 이미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건설 현장의 전력 간선·접지용으로 대거 납품됐으며, 월곶JC, 연성IC, 도리JC 등의 태양광 발전소에도 간선용으로 지속적으로 공급된 바 있다. 일본 시모노쇼 태양광 발전소에도 납품되는 등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LH가 진행한 ‘2017 신자재(사급자재)’ 공모에서 하이랙스가 높은 경쟁률을 뚫고 신자재로 선정됐으며, 이를 시범적용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 대표는 “건설 현장에서 사용하는 기존 저압 케이블을 대체해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하이랙스를 알리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와 함께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통해 확대될 저압 케이블 시장에도 참여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와 발전기를 연결해주는 알루미늄 케이블과 선박용 케이블 시장도 잠재적인 시장으로 보고, 진출을 차근차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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