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수주규모 기준 세계 1위, 28개 기업과 30억달러 규모 프로젝트 추진

지난 21일 열린 ‘배터리컨퍼런스 2017’에서 참석자들이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지난 21일 열린 ‘배터리컨퍼런스 2017’에서 참석자들이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중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기업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LG화학은 글로벌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 6개사에 향후 5년간 공급할 전기차용 배터리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1일 이차전지 시장조사 전문기관 SNE리서치가 개최한 ‘배터리컨퍼런스 2017’에서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는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전세계 완성차 업계를 주도하고 있다”며 “머지 않아 국내 배터리 제조사가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현재 자동차 판매의 2%를 차지하고 있는 전기차는 2020년 6.3%, 2025년에는 19%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540만대, 2025년 1670만대까지 전기차(EV, PHEV)가 늘어날 경우 자동차 시장의 주도권은 전기차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이같은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완성차 기업들이 잇달아 전기차 투자전략을 발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은 2020년까지 500억유로를 전기차 배터리 구매에 투자한다고 밝혔고, 르노그룹도 2020년까지 12개 전기차 라인업을 갖춘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10대 완성차 기업이 2025년까지 늘릴 전기차 비중은 20% 수준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도 2025년 1554GWh 규모로 확대될텐데 그 중 32%를 국내 기업들이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LG화학은 르노, 닛산, 폭스바겐, GM, 현대기아, 포드 등에 향후 5년간 배터리를 공급할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LG화학에 따르면 28개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30억달러 규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LG화학이 앞서갈 수 있었던 건 다른 배터리 기업들이 전자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과 달리 화학회사로서의 강점 덕분이다. 리튬이온전지에 필요한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등을 직접 연구개발하며 전지 성능을 높일 수 있었다.

이날 발표자로 참석한 김지현 LG화학 배터리연구소 기술전략팀장은 “현재 전기차 배터리 생산량을 기준으로 LG화학은 세계 2위, 수주규모는 1위”라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발맞춰 국내 오창공장을 시작으로 미국 미시건주, 중국 난징,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생산공장을 짓고 배터리를 양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기차용 리튬이온전지 수요 급증으로 인해 원재료 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일부 원재료는 몇 년 내 공급부족 현상이 수년내 현실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실제로 수요가 늘면서 리튬이온전지에 필요한 4대 원재료(리튬, 코발트, 니켈, 망간)의 가격도 최근 들어 급등했다. 2015년 이후 리튬은 232%, 코발트는 123%, 니켈은 22%, 망간은 12% 수준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공급량이 더 확보되지 않으면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

김광주 대표는 “4대 재료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리튬이온전지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에 원재료 이슈를 주목해야 한다”며 “특히 코발트는 전 세계 생산량 중 45%가 DR콩고에서 생산되는데 생산량을 늘리기 쉽지 않아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배터리 기업 CATL의 전략도 공개됐다. CATL은 2011년 설립했지만 중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늘리고 있는 전기버스, 전기트럭 등 상용차에 배터리를 공급하며 몸집을 키웠다. 지난해까지 누적 45GWh에 달하는 배터리를 출하한 CATL은 2020년 110GWh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이 올해부터 전기 승용차 비중을 늘리고 있기 때문에 CATL의 성장세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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