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 가족 여러분, 반갑습니다.

백운규입니다.

저는 그간 학교에서 인재 양성과 연구에 매진해 오며, 우리 산업의 발전과 더 나은 미래를 고민해 왔고, 그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여러분들과 함께 할 수 있었던 기회도 있었습니다.

오늘 이렇게 우리나라의 실물경제를 이끄는 여러분들을 직접 뵙고 한 식구가 되니 무척 반갑고 기쁘게 생각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국민이 탄생시킨 새 정부의 초대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라는 중책을 맡게 되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산업통상자원부 가족 여러분, 모든 것이 급속히 변하는 시대입니다. 세계경제의 흐름도, 우리 국민의 눈높이와 정부에 대한 기대도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기업이든 국가든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과거의 관행과 관성에 머무르다가 도태되고 말았던 사례는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지난 며칠간 묵묵히 맡은 바 소임을 다 하는 여러분들을 가까이서 보았습니다. 감사와 치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하지만, 최근 주력산업 구조조정이나 신산업 발전전략 등 주요 정책의 수립 과정에서 산업부의 존재감이 없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논어(論語)의 이인(里仁)편에 “不患無位 患所以立”(불환무위 환소이립)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리가 없다고 근심하기 보다는 자신의 실력과 자질을 높이는데 힘쓰라는 뜻입니다. 지금 제 자신을 포함한 우리부가 정말 한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는 말이 아닐까 합니다.

새로운 정부, 국민들이 산업부에게 기대하는 시대적 사명과 역할이 무엇인지 전 직원이 확실하게 인식하고 매진해야 합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국민들의 신뢰를 받고 재평가받을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저는 우리 산업통상자원부가 새 정부의 핵심 국정목표와 전략을 충실히 이행하고 부처의 위상을 높이는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첫째, 탈(脫)원전, 탈(脫)석탄을 통해 에너지 패러다임 대전환의 기틀을 마련하겠습니다.

일각에서는 현재의 기술수준을 토대로 원전과 신재생에너지의 경제성을 비교합니다만, 이는 미래의 시장과 기술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근시안적인 관점입니다.

저는 지금이야말로 脫원전, 脫석탄, 신재생에너지 확대라는 세계적인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를 수용하고 그 흐름에 선승할 수 있는 적기라 생각합니다. 이는 미래 에너지산업의 경쟁력과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측면에서도 이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에너지 정책은 국민들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만큼, 향후 전문가, 일반 국민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중점을 두겠습니다.

둘째,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에 적극 대응하고 전략적 경제협력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통상업무는 산업, 에너지 분야와 긴밀히 연계되어 있는 만큼, 전략적, 종합적 판단에 있어 장관이 직접 책임감 있게 챙기겠습니다.

당면 과제인 미국의 한·미 FTA 개정 요구는 국익 극대화와 이익균형의 원칙하에 당당하게 대응할 것이며, 중국 사드문제와 보호무역 움직임에 대해서는 원스톱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등 우리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주력하겠습니다.

한편, 신흥경제권과는 전략적 경제협력을 강화하여 경제적 실리를 제고해 나가겠습니다. 이와 함께, 민·관의 통상 전문성을 강화하여 통상역량도 확충해 나갈 것입니다.

셋째,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산업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삼겠습니다. 주력산업은 신속한 구조조정과 선제적 사업재편 등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하고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겠습니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해서는 공학자로서 첨단 산업분야의 현장 경험을 살려 친환경 스마트카, 에너지신산업, 지능형 로봇 등 미래 신산업을 적극 창출해 나갈 것입니다.

아울러, 수출과 투자 증가가 좋은 일자리 창출로 연결될 수 있도록 중소·중견기업의 수출을 확대하고, 외국인투자와 유턴기업 정책도 근본적으로 개편해 나가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성장의 과실이 더 많은 국민들에게 골고루 돌아가도록 균형발전 추진체계와 동력을 다시 복원하겠습니다. 지역별로 특성화된 발전전략을 모색하여 혁신도시와 산업단지를 청년들이 모여 활력이 넘치는 신성장 거점으로 육성해 나가겠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가족여러분. 저는 우리 산업통상자원부가 그간의 침체된 분위기에서 벗어나 활력 넘치고 경쟁력 있는 조직, 일할 맛 나는 직장이 되도록 만들 것입니다.

먼저, 자유롭고 창의적인 토론이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잘못을 지적하기 보다는 장점을 칭찬하고 상호보완해가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여러분 각자도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둘째, 여러분들이 전문성을 가지고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습니다. 책임국장제 등 과감한 권한 위임을 통해 스스로가 책임감 있게 일하도록 하겠습니다. 권한은 일선 부서에 과감하게 위임하고 그 성과에 따라 신상필벌이 이루어지도록 조직을 쇄신하겠습니다.

셋째, 실국간, 상하간 칸막이 없이 활발한 소통이 이루어지도록 하겠습니다. 장관실부터 문턱을 낮추고 여러분의 의견을 경청하고 진솔하게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세종청사 시대에 걸맞게 일하는 방식의 혁신에 앞장 서겠습니다. 변화된 시대에 걸맞게 일과 가정이 양립하고, 개인의 삶의 질이 향상되는 조직문화를 조성해 나가겠습니다.

불필요한 의전을 지양하고, 서울-세종간 영상회의를 적극 활용하는 한편, 불요불급한 업무나 야간대기를 근절해 나가겠습니다.

산업부의 주인은 장관이 아니라 직원 여러분들입니다. 각자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갖고 새로운 산업부를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곧 여름 휴가 시즌입니다. 청문회 준비로 고생한 직원들이 충분한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간부들이 챙겨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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