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과 인프라·인력 모두 갖춘 한국…"몇년 내 유럽 앞지를 것"

에릭 엔더슨(Eric Arends) 폰데라 부사장.
에릭 엔더슨(Eric Arends) 폰데라 부사장.

[전기신문 양진영 기자] “한국은 해상풍력을 하는 데 필요한 정책과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으며 교육수준도 높다.”

글로벌 재생에너지 컨설팅업체인 폰데라(Pondera)의 에릭 엔더슨(Eric Arends) 부사장이 한국 풍력산업에 대해 내린 평가다.

엔더슨 부사장은 폰데라의 공동설립자다. 2007년 설립된 폰데라는 독일과 영국, 미국, 네덜란드 등에서 대규모 풍력발전 사업에 참여하는 등 풍부한 경력을 자랑한다. 현재 전체 직원 수는 70여명으로 네덜란드에 본사를 두고 유럽뿐만 아니라 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심지어 자카르타에도 지사를 두고 있다.

엔더슨 부사장은 서울을 폰데라의 중요 타깃으로 평가했다.

그는 “폰데라는 풍력발전을 중심으로 아시아시장에 큰 관심이 있다”며 “특히 2030년까지 20GW의 개발을 예정한 서울은 중요한 공략 대상”이라고 말했다.

엔더슨 부사장이 폰데라의 장점으로 꼽는 것은 오랜 경험과 원스톱서비스다.

엔더슨 부사장은 “폰데라는 개발, 발굴, 운영 등 해상풍력과 관련된 다양하고 깊이 있는 노하우를 갖고 있다”며 “이에 따라 발주처의 니즈에 맞춰 유동적이고 깊이와 신뢰가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폰데라는 2019년부터 한전과 손을 잡고 제주 한림풍상풍력 사업의 개발부터 관리, 재무 실사 등 포괄적인 지원에 나서는 등 이미 한국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한림해상풍력은 제주 한림읍 수원리 앞바다 해상 5.5㎢에 3.6㎿의 풍력발전기 28기를 세워 총 100㎿ 규모를 생산하는 국내 최대 사업(해상풍력 기준)이다. 사업비는 5301억원으로 알려졌다.

엔더슨 부사장이 아시아 가운데 한국을 높게 평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인프라’다.

그는 “한국은 씨에스윈드, LS전선 등 풍력산업과 관련된 글로벌 기업을 품고 있어 부품의 퀄리티가 높으며 조선소에서 설치선 건조도 가능하다”며 “이를 바탕으로 대규모 경제성을 얻기 위해서는 풍력단지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는 한국 풍력산업의 발달을 위해 복잡한 에너지정책의 정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엔더슨 부사장은 “한국은 여러 부처에서 에너지 정책을 다루고 있어 너무 복잡한 면이 있다”며 “유럽의 경우 새로운 정책이 나와도 원스톱으로 허가를 받을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여러 부처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 수용성 또한 한국 풍력산업이 넘어야 할 산으로 꼽으며 정부와 주민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엔더슨 부사장은 “네덜란드는 정부가 주민 및 마을과 끊임없이 얘기하고 책임을 진다”며 “육상풍력은 사업에 투자하는 주민들의 수익을 보장하고 있으며 어촌계는 중앙 정부가 책임지고 마을과 협상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지역주민들의 수용성 허가가 유럽과 달리 힘들고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최근 해상풍력은 대형화되는 추세로 (바다 멀리에 설치해야 해) 문제가 달라질 수 있을 텐데 중앙 정부와 어촌계가 노력해 주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폰데라는 앞으로도 한국의 해상풍력 개발과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맞춤 솔루션 제공과 기술이전을 고려하고 있다.

그는 “폰데라는 이미 유럽에서 해상풍력단지 건설에 참여하고 있다”며 “그 경험을 한국에 가져와 한국시장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해상풍력 개발에 수년간 경력을 쌓은 핵심 인력을 한국으로 파견해 기술을 이전할 것”이라며 “한국 사람들의 교육수준이 높은 만큼 충분히 기술이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미 성숙단계에 접어든 유럽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이 뒤처지지 않게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엔더슨 부사장은 “유럽은 중간수역을 활용하는 대규모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며 “다양한 선진 기술뿐만 아니라 설치선도 대형화되며 개발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도 앞으로 기술을 갖추고 있는 만큼 몇 년 후면 유럽보다 더욱 빠른 발전을 이룩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폰데라는 이러한 흐름에서 직접 기술과 노하우를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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