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신문 정세영 기자]

1. 상트페테르부르크 - 고난과 구원의 도시, 빛과 어둠의 도시

삼인 / W. 브루스 링컨 지음, 허승철 옮김

미국에서 손꼽히는 러시아 역사 전문가인 윌리엄 브루스 링컨의 유작이자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저작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다뤘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표트르 2세가 잠시 모스크바로 천도한 몇 년을 제외하고는 20세기 초 볼셰비키가 새로운 세상을 건설하기 위해 다시 모스크바로 수도를 옮겨 갈 때까지 줄곧 수도 역할을 해오며 러시아의 고난과 구원, 빛과 어둠의 역사가 펼쳐지는 무대가 됐다.

지금도 전 세계 수많은 관광객들이 에르미타주의 놀라운 보물을 보기 위해, 세상을 뒤흔들었던 혁명의 과거를 접하기 위해, 도스토옙스키가 살던 집을 방문하기 위해 이 도시를 찾는다. 아울러 300여 년 전 서방으로 낸 창이 된 이래 이 도시는 열다섯 개 시간대에 걸쳐 있으면서 지구 표면의 6분의 1을 차지하는 강력한 근대 제국의 신경중추로서 수많은 이들을 이곳으로 끌어들였다.

2. 마침내 런던 - 헬레인 한프의 런던 여행

에이치비프레스 / 헬레인 한프 지음, 심혜경 옮김

20년간 런던의 중고서점 ‘마크스 서점’과 책, 편지, 그리고 우정을 주고받던 뉴욕의 무명작가, 헬레인 한프. 그녀가 아끼는 책 중에서도 최고는 영국의 고전문학들이라 꿈에서도 런던 거리를 거닐어 보고 싶어 했지만, 건강과 경제적 문제 따위가 번번이 발목을 잡기 일쑤였다.

그러다 마침내 그녀에게 찾아온 런던행 비행기 티켓 획득의 기회! 마크스 서점의 서적상 프랭크 도엘과 나눈 편지를 엮어 낸 책 <채링 크로스 84번지>가 큰 성공을 거두고 런던에서도 출간이 이뤄지자, 그녀는 평생을 기다린 런던 여행을 떠나게 되는데….

헬레인 한프는 영국에서 그녀의 책을 읽고 열성적인 팬이 된 여러 사람들에게 온갖 극진한 대접을 받는 ‘블룸즈버리가의 공작부인’으로 등극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책을 읽고 책과 서점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면 그 공로 하나만으로도 그럴 만하지 않을까? 헬레인 한프는 런던 채링 크로스 84번지를 지나가게 되거든 대신 입맞춤을 보내 달라는 부탁을 책에 남기기도 했다. 옛 마크스 서점이 있던 터에는 이제 둥근 명판 하나가 남아 서점이 있던 시절을 기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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