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80달러 돌파, 연말 90~100달러 전망
천연가스가격 상승으로 석유난방 수요도 증가
셰일혁명 미국 친환경정책으로 석유투자 급감

미국 셰일업계는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으로 자본 투입이 제한돼 석유 생산을 늘릴 수 없다.
미국 셰일업계는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으로 자본 투입이 제한돼 석유 생산을 늘릴 수 없다.

[전기신문 윤병효 기자]국제유가가 3년만에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하며 계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말에는 90달러에서 100달러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유가 상승 원인은 위드코로나로 인한 수요 증가도 있지만 사우디, 러시아 등 산유국들의 담합으로 인한 공급 부족이 핵심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들을 견제했던 미국이 석유 생산을 줄인 상황이어서 당분간 유가 상승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전일 기준 미국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은 배럴당 80.64달러, 영국 브렌트유(Brent)는 83.42달러, 두바이(Dubai) 현물가격은 82.07달러로 세계 3대 유종이 모두 80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2018년 10월 이후 3년만이다.

최근 미국 휘발유 가격은 7년만에 최고인 갤런당 3.2달러에 도달했다. 위드코로나로 인해 석유 수요가 크게 증가한 가운데 공급이 이를 충당하지 못하면서 발생한 것이다. 급기야 미국 행정부는 비상 시 사용하는 전략비축유 방출까지 고려하고 있다.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과 여당인 민주당에는 기름값 상승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기름값을 낮추려 애쓰고 있다.

미국의 예처럼 최근 유가 상승은 기본적으로 세계적인 위드코로나로 인한 수요 증가에 있다. 여기에 러시아와 사우디 등 산유국들의 카르텔인 OPEC+의 공급 담합은 가격 상승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최근 OPEC+는 회의를 통해 하루 증산량을 40만배럴로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수요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증산량을 늘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OPEC+는 늘리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중동 산유국의 좌장인 사우디와 비중동 산유국의 좌장인 러시아가 강력한 담합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산유국의 담합은 번번히 실패했다. 중동 산유국들이 담합을 해도 비중동 산유국이 이를 역으로 이용해 이득을 취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사우디의 강력한 실세인 빈살만 왕세자와 러시아의 황제로 불리는 푸틴이 강력한 리더십으로 담합을 유지시키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이 스윙프로듀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유가 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만 해도 미국은 셰일혁명으로 인해 하루 1000만배럴 이상을 생산하며 세계 최대 산유국 지위를 가졌다. 이로 인해 유가는 배럴당 30달러까지 내려가는 등 저유가가 유지됐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 이후 친환경 정책으로 인해 셰일업계에 자본 투입이 제한되면서 최근 미국의 생산량은 급격히 떨어졌다. 특히 최근의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자본 투입 제한으로 인해 미국의 생산량은 늘지 않는 구조가 됐다.

최근에는 천연가스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난방용 석유 수요도 증가해 연말에는 유가가 90달러에서 1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의장은 S&P글로벌플래츠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석유 수요가 2022년 말 즈음에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며 “주요 정부의 정책 변화 없이는 앞으로 수요가 지속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너지정보청(EIA)도 최근 전망에서 세계적인 에너지전환 노력에도 불구하고 2050년까지 석유와 가스 수요가 완만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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