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2.3조 배상 합의”, LG “1.4조 충당금 예상”
LG엔솔 “충당금 설정방식 차이일 뿐” 해명
충당금은 리스크 적극 반영해야, IPO 의식 분석

GM은 전기차 볼트EV와 볼트EUV 총 14만2000여대에 대해 배터리 전수교체 리콜을 발표했다. 이에 따른 비용 20억달러 중 19억달러는 배터리 공급사인 LG(LG전자·LG에너지솔루션)로부터 상환받기로 했다.
GM은 전기차 볼트EV와 볼트EUV 총 14만2000여대에 대해 배터리 전수교체 리콜을 발표했다. 이에 따른 비용 20억달러 중 19억달러는 배터리 공급사인 LG(LG전자·LG에너지솔루션)로부터 상환받기로 했다.

[전기신문 윤병효 기자] LG(LG전자·LG에너지솔루션)와 GM이 전기차 화재에 따른 배터리 리콜비용 분담에 합의했지만 양측이 발표한 금액에서 약 9000억원이나 차이가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LG 측은 충당금 설정 방식의 차이일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공개(IPO)를 앞둔 상황에서 충당금 범위를 너무 소극 적용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GM은 잇따른 볼트 전기차의 화재로 2017~2019년(구형) 생산한 볼트 전기차 6만9000대와 2019년부터 최근까지(신형) 생산한 볼트 및 볼트EUV 전기차 7만3000대 등 총 14만2000대의 배터리를 무상 교체하는 리콜을 결정했다. 이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LG전자(배터리팩)와 LG에너지솔루션(배터리셀)이 공급했다.

LG와 GM은 지난 12일 리콜과 관련해 합의했다.

GM은 발표를 통해 “LG전자가 배터리 제조 결함으로 인한 볼트 및 볼트EUV 리콜과 관련된 비용을 GM에 상환(reimburse)하기로 합의했다”며 “이에 따라 GM은 리콜과 관련된 20억달러 중 19억​​달러(약 2조2610억원)를 상쇄할 3분기 수익의 예상 회복을 인식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같은 날 LG 측이 발표한 상환금 규모는 이보다 훨씬 적었다. LG 측은 발표를 통해 “교체 비용은 총 1조4000억원 규모로 예상되나 추후 진행 과정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있다”며 “(1조4000억원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과 LG전자가 회계적 충당금 설정시 분담률은 현 상황에서 중간값을 적용하고 최종 분담률은 양 사의 귀책 정도에 따라 추후 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장은 LG와 GM 간의 상환 합의금이 9000억원이나 차이가 발생한 점에 큰 의구심을 보였다.

이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은 충당금 설정 방식의 차이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충당금은 향후 발생 가능한 비용을 회사가 합리적으로 추정해 설정하는 것이므로 회사별로 설정액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LG와 GM 간 리콜합의에 따라 LG는 구형 전수교체, 신형 선별교체 기준으로 1조4000억원의 충당금을 설정한 것이고, GM은 리콜 합의에 따라 충당금 부담의무가 해소돼 합의 전 설정한 충당금을 환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GM은 구형과 신형 모두 전수교체를 전제로 충당금을 설정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를 해석해보면 LG와 GM은 구형은 전수 교체하고 신형은 선별 교체하되 화재 추가 발생 등 만일의 경우에는 신형도 전수 교체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GM은 리스크가 해소됐으므로 충당금 대부분을 환입한 것이고, LG는 신형의 예상 교체비율에 대해서만 충당금을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미 GM이 구형과 신형을 전수 교체하기로 설정한 만큼 LG도 GM의 충당금에 맞춰 금액을 책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기업의 회계 담당자는 “GM은 신형까지 전수 교체를, LG는 신형의 경우 합리적 계산에 따른 교체율을 가정하고 충당금을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회계적으로는 양 측의 발표에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이다”면서도 “하지만 선별 교체한 배터리에서 또 화재가 발생할 경우 전수 교체가 불가피하고 충당금은 이러한 상황을 감안한 보수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 만큼 LG의 충당금은 GM 규모에 맞게 설정하는 것이 맞다고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한국GM도 최근 고객공지에서 “(신형 리콜은) 화재의 위험성에 대비한 후속 조치이며, GM은 예방 차원에서 결함이 있는 볼트와 볼트EUV의 배터리 모듈을 새로운 배터리 모듈로 교체할 예정”이라고 전수 교체를 기정사실화 했다.

이럴 경우 LG의 총충당금은 GM이 발표한 약 2조3000억원이 되며 이를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이 양분하면 각 1조6500억원이 된다.

시장에서는 LG가 충당금을 소극 적용해 발표한 것을 두고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공개가 임박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말 LG화학에서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은 당초 올해 안에 기업공개를 실시하려 했지만 GM 리콜 문제로 늦어져 내년 초쯤 이를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공개가 임박했기 때문에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충당금을 소극 적용한 것으로밖에 해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LG전자가 추후 배터리 화재 원인에 대한 귀책 여부에 따라 분담률을 재설정하기로 한 것도 나중에 LG에너지솔루션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LG는 이번 화재 원인에 대해 GM과 공동 조사한 결과 “분리막 밀림과 음극탭 단선이 드물지만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가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두 현상이 모듈보다는 셀 단위에서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추후 LG에너지솔루션의 분담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충당금 범위 소극 적용에 대한 질의에 대해 “3사가 리콜에 합의한 것”이라며 “합의문 외에는 더 드릴 말씀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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