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감사 및 견제 위해 사외이사 역할 확대
대표이사 평가 및 추천, 사내이사 보수 적정성 검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화상으로 열린 제3차 거버넌스 스토리 워크숍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SK(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화상으로 열린 제3차 거버넌스 스토리 워크숍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SK(주)

[전기신문 윤병효 기자] SK그룹 이사회가 올 연말부터 CEO를 직접 평가하는 등 권한이 대폭 강화된다. SK그룹은 지배구조 부문 개선을 통해 ESG(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경영에서도 앞서나가겠다는 전략이다.

12일 SK그룹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과 SK(주) 등 13개 관계사 사내·외 이사들은 지난 6월부터 최근까지 3차례에 걸쳐 거버넌스 스토리 워크숍을 열고 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지배구조 혁신’을 위해 이사회 역할 및 역량 강화, 시장과의 소통 방안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토의했다.

거버넌스 스토리란 ESG경영의 G에 해당하는 거버넌스, 곧 지배구조를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혁신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과 전략을 말한다. 최 회장이 올 초 주요 경영화두로 제안한 이후 각 사별로 주주, 구성원 등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며 거버넌스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3차례에 걸친 난상토론 끝에 SK 각 관계사 이사회는 독립된 최고 의결기구로서 권한과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이사회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혁신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경영진 감시와 견제를 위해 사외이사들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면서 ▲교육프로그램 등을 통한 사외이사 역량 강화 ▲전문성 등을 갖춘 사외이사 후보 발굴 ▲회사 경영정보 공유 및 경영진과의 소통 확대 등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7일 열린 3차 워크숍에서는 SK(주) 등이 올들어 이사회 산하에 인사위원회와 ESG위원회를 신설해 ▲대표이사 평가 및 후보 추천 ▲사내이사 보수 적정성 검토 ▲중장기 성장전략 검토 등 핵심 경영활동을 이사회에 맡기는 등 이사회 중심 경영을 하고 있는데 적극 공감하고, 다른 관계사 이사회에도 이같은 방안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올 연말부터 각 사의 이사회가 CEO 평가와 보상을 결정하게 된다.

화상회의 등 비대면으로 이뤄진 워크숍에서 사외이사들은 보다 투명하면서도 실질적으로 일하는 이사회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고, 최태원 회장과 CEO들이 의견을 보탰다.

SK그룹은 지난 2007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 이사회 권한 및 사외이사 역할 강화 등을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 올 현재 수펙스추구협의회 17개 관계사 중 증시에 상장된 10개사 이사회의 사외이사 비중은 60% 육박하고, 이 중 7개사는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이사회의 독립성과 경영 투명성이 실질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 8월 열린 SK㈜ 이사회에서 사내이사인 최태원 회장과 이찬근 사외이사가 해외 투자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지만 나머지 이사들이 찬성해 해당 안건이 가결된 것이 대표적이다. 최근 열린 SKC 이사회에서는 이차전지 음극재 시장 진출을 위해 영국 실리콘 음극재 생산업체와 추진한 합작법인 투자 안건이 일부 이사들의 반대로 부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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