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신문 정세영 기자]

1. 무령왕, 신화에서 역사로

푸른역사 / 정재윤 지음

백제사를 30년 넘게 천착해 온 지은이가 탄생 1560주년, 왕릉 발굴 50주년을 맞은 무령왕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백제 제대로 보기’의 첫걸음을 내딛는다. 성근 사료를 날줄로, 합리적 추론을 씨줄로 의문에 싸인 혈통, 이국에서 태어난 섬 소년이 왕위에 오른 역정, 그리고 다시 강국이 됐음을 선포하는데 이른 치적을 짚어낸 이야기는 여느 역사소설 못지않게 흥미진진하다.

지은이는 한중일의 사료를 섭렵하고 고고학적 연구를 토대로 무령왕 일대기를 구성했지만 사실 자체는 성글다. 망국의 역사를 누가 성실하게 기록했을 것인가. 지은이는 이를 합리적 추론으로 메우는 데 성공한 것으로 읽힌다. 무령왕의 이야기가 신화에서 역사의 영역으로 자리매김하는 한편, 무령왕릉 발굴품을 살펴 ‘검이불루 화이불치(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다)’를 지향한 백제 문화에 미래지향적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2. 페르마타, 이탈리아

사계절 / 이금이 지음

이금이 작가의 첫 에세이. 이금이 작가가 등단한 지 38년 만에 첫 에세이를 펴냈다. 70만 부 이상 판매된 ‘너도 하늘말나리야’, 뮤지컬로 각색된 ‘유진과 유진’ 등 따뜻한 문체와 깊이 있는 시선으로 독자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작품을 써온 이금이 작가는 어린이부터 성인 독자까지 전 세대에 걸쳐 사랑받는 아동청소년문학 작가다.

등단 이후 쭉 소설을 써온 이금이 작가가 인생의 중요한 순간을 앞두고 이탈리아로 떠나 한 달 동안 머문 시간들로 첫 에세이를 엮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운 좋게’ 다녀온 여행 이야기를 다시 자유롭게 떠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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