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능력 가장 적지만 풀가동으로 생산량 가장 많아
모기업 아람코 물량 해소, 석유화학 신사업 성공적 평가
작년 1조 영업적자에서 올해 2.3조 영업흑자 전망

후세인 에이 알카타니 에쓰오일 대표이사.
후세인 에이 알카타니 에쓰오일 대표이사.

[전기신문 윤병효 기자] 정유업계 판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정제능력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이 1위, 이어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순이었으나 이제는 꼴찌인 에쓰오일이 1위로 올라서고 있다.

타 정유사가 수요 급감으로 설비가동률을 크게 낮췄는 동안에도 에쓰오일은 꾸준히 100%에 가까운 가동률을 보였기 때문이다.

4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으로 에쓰오일의 정제설비 가동률은 거의 100%를 보이고 있다. 이는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의 80% 초중반, SK이노베이션의 70% 초반대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다.

에쓰오일은 코로나19 사태에도 풀가동을 유지했다. 특히 제품을 생산할수록 손해가 생기는 마이너스 정제마진 상황에서도 풀가동을 늦추지 않았다.

여기에는 에쓰오일과 모기업인 사우디 아람코와의 관계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사우디 아람코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유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석유회사이자 사우디 경제를 지탱하는 중요한 축이다. 아람코 원유가 팔리지 않으면 사우디 경제가 휘청이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아람코는 원유 생산을 줄이지 않았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큰 자회사인 에쓰오일(지분 63.4% 보유)은 이 물량을 받아줘야 하기 때문에 손해가 나도 풀가동을 멈추지 않았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현재 정유사별 하루 정제능력은 SK이노베이션 84만배럴, GS칼텍스 80만배럴, 현대오일뱅크 69만배럴, 에쓰오일 66만9000배럴이다. 여기에 가동률을 적용하면 대략적인 생산량이 나온다.

이를 적용 시 에쓰오일이 가장 많아 업계 1위로 올라서게 된다.

특히 에쓰오일은 5조원을 투입해 2018년 말 완공한 잔사유 고도화시설(RUC; Residue Upgrading Complex)과 올레핀 하류시설(ODC; Olefin Downstream Complex) 가동으로 수익성 높은 제품의 생산 비중을 극대화해 올해 상반기 1조2000억원의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을 달성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위드코로나 전환이 멀지 않았고 에너지전환을 통한 탈석유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에쓰오일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로나19 이후 정유업계가 서로 다른 전략을 펴고 있어 어느 것이 좋다 나쁘다라고 평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에쓰오일 영업이익이 지난해 1조원 적자에서 올해는 2조3000억원 가량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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