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장기기증으로 새 생명 선물하고 영면

본지에서 25년간 근무한 여기봉 기자(52세, 부장)가 24일 고귀한 나눔을 실천한 후 영면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KODA, 원장 문인성)은 고 여기봉 기자가 지난 24일 전남대학교병원에서 간장, 신장 등 장기와 조직을 기증하고 하늘의 별이 됐다고 28일 밝혔다.

故 여 기자는 뇌동맥류가 터지면서 생긴 뇌출혈로 인해 수술을 받았으나 며칠 후 의식을 잃고 23일 오후 끝내 뇌사 판정을 받았다. 그는 이튿날 숭고한 나눔을 몸소 실천하며 새로운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아내 이희경(50세) 씨는 “평소에도 장기기증에 대한 얘기를 많이 나눠왔고 생명을 살리는 일에 누구보다 관심이 많던 남편의 모습을 떠올리며 장기기증을 결심했다”며 “생명 나눔은 누군가가 타인을 위해 기증을 결정하면서부터 선순환 고리가 시작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 “우리 가족의 결정이 앞으로 다른 분들이 용기를 내는 데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본지에서 25년간 근무해 온 여 기자는 강직하고 바른 성격, 따뜻한 성품을 지닌 언론인이었다.

의대 3학년에 재학 중인 아들 여시명(24세) 씨는 “마지막 가시는 길도 헛되지 않게 아픈 사람을 살리고 가는 것이 아버지가 평소 바라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누군가의 삶에 희망을 선물한 아버지가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여 기자의 발인은 지난 27일 오전 순천향대 부천병원에서 엄숙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기증원 측은 여 기자의 장기 기증으로 3명이 새로운 생명을 얻었으며, 조직 기증으로 더 많은 생명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문인성 기증원 원장은 “생명 나눔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졌지만, 가족의 동의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故 여기봉 님의 숭고한 나눔과 가족분들의 결정이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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