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졸업 후 9년 만에 안정된 직장 접고 베스트전기학원 설립, 창업자본 마련
이차전지 사업에 뛰어들어 부산시민에 봉사할 아이템 개발
공공기관과의 연대 계획 등 안전한 사회 될 때 진정한 선진국

[전기신문 윤재현 기자] 안광선 신임 부산안실련 대표는 이차전지 리드탭 필름을 만드는 소재 기업 대표, 전기학원 원장, 시민단체 수장, 인제대학교 겸임교수 등 1인 4역을 하고 있지만, 공통분모는 ‘전기와 안전’이다.

그러면서 본인을 스스로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아름다운 자유주의자’라고 칭했다.

안정적인 공기업인 한국전기안전공사를 입사 9년 만에 그만둔 이유를 묻자 “멋진 직장이라 정년퇴직할 때까지 근무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안 대표에 따르면 10년째에 들어서면 급여도 대폭 상승하고 일은 더 편해지므로 현실에 안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자유주의자가 됐다고 회고했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을 했던 아버지는 사업실패로 경비도 했지만, 선택에 대해 후회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대학 합격 후 아버지는 50만원을 안 대표에게 줬다. 등록금 내고 점심을 먹으니 1만원이 남았다. 아버지는 이 돈으로 택시를 타고 집에 가자고 했다.

그 당시 택시는 집안 형편상 사치였지만 아버님은 기분이 좋고 당신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안 대표는 아르바이트와 장학금 등으로 아버지에게 손 벌리지 않고 졸업했다.

졸업식 날 아버지는 입학식 날 빌려준 돈 50만원의 변제를 요구하며 웃으셨다. 아들이기 때문에 이자는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 전 한국전기안전공사 입사를 확정받고 입사 전에 아르바이트했던 돈을 봉투에 담아 50만원을 아버님께 드리면서 “세상에 공짜가 없네요”라고 농담을 하며 기쁘게 돈을 전달했다. 충청도에서 부산으로 이사와 여섯 남매를 교육하고 어려운 경제 여건에도 아버님은 내게 ”사람들을 만날 때 밥은 니가 사라“면서 용돈을 주셨다. 돈은 단지 소유가 아니고 꼭 필요한 곳에 사용하는 사용권이라는 가르침을 남겼다. 지금은 작고하셨기 때문에 용돈을 많이 주지 못해서 아쉽다."고 말했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자유주의 덕분에 “내 월급은 내가 정한다” “월급의 3배의 수익을 회사에 벌어줘야 눈치 보지 않고 직장을 다닌다”가 그의 철학이 됐다.

그는 폼나게 제조업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당장 자본이 없어 우선 베스트전기학원을 설립했다. 학원 운영으로 현금이 꾸준히 들어오자 평소 꿈꿨던 이차전지 사업에 뛰어들었다. 전세계에서 일본 기업들만 핵심 소재를 만든다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소재산업이라는 것이 연구개발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다는 것을 회사를 설립하고 경영하면서 알았다. 대기업이 소재 개발을 하지 않고 단순 구매를 하는 이유도 그러했다. 안 대표는 이러한 큰 바위를 넘기 위해 소재 개발을 위해 지난 7년 동안 고3 수험 생활을 한 번 더 했다고 회고했다.

▶부산안실련 대표로 선출된 것을 축하한다. 부산안실련 소개를 해달라. 그리고 만장일치로 추대된 것으로 알고 있다, 회원들이 안 대표를 선출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전기학원, 이차전지 기업 운영 등 바쁜 와중에 시민단체 수장 맡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부산안실련은 1995년 6월 삼풍백화점 붕괴로 안전의식이 국민적 이슈로 주목받은 다음 해 최병렬 전 서울시장과 당시 연세대 총장이었던 송자 전 교육부 장관 주도로 조직된 사단법인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의 부산 지부이다.

현재 서울안실련의 공동대표는 강호인(전 국토부 장관), 정재희(서울과학기술대학교 명예교수), 박영숙(전 어머니안전지도자중앙회 회장), 백헌기(전 안전보건공단 이사장) 등이다.

부산안실련은 전기안전공사근무 시절부터 인연이 되었고 회원들의 만장일치로 선출된 것은 앞으로 부산안실련을 위해 조금 더 노력해달라는 의견이라고 본다.

개인 생활이든 사회생활이든 정당성 있는 일에는 실패가 없다고 생각한다. 베스트전기학원은 전기기술인을 양성하여 전기안전 분야의 기술인력을 배출하고 베스트에너지는 이차전지의 안전에 핵심이 되는 소재를 개발 판매하는 회사이다. 이 모든 것이 정당성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 부산안실련은 부산시민의 안전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봉사하는 단체이므로 개인적으로 충분한 정당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대표로서 앞으로 부산안실련을 어떻게 운영할 계획인가?

"민간봉사단체는 이익단체가 아니기에 아무래도 운영자금이 열악해 활동에 많은 제한이 있다. 대표로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정적인 사무실확보와 회원들이 부산시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아이템을 개발하여 부산안실련을 필요로 하는 공공기관과 연대할 계획이다.

또한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자주 제공하고 유튜브 동영상 제작 등 온라인 홍보 활동에 집중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오프라인 행사 위주였지만 코로나19와 맞지 않고 무엇보다 비용 대비 효과가 적었다. 언론을 통해 안전불감증에 걸린 부산시 행정을 견제할 계획이다. 단적인 예로 구청 건축과에 전기직 공무원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부산시내 건축 현장에 건축용 방호구를 사용하지 않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구청에서는 단속을 못 한다. 공무원들이 전기에 대해 아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부산시 공무원들이 다른 지자체와 비교할 때 전문성 부족에 기인하는 불필요한 간섭이 많다. 그리고 부산시민을 위하겠다는 사명감도 부족해 보인다. 부산시민의 안전을 위해 부산시를 향해 잘하는 것은 격려할 것이지만 잘못된 것은 매서운 비판을 가할 것이다.

재정적인 측면에서는 회원들의 회비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안전 관련 공기업과 사업을 함께하거나 연구용역을 수행할 계획이다."

▶대기업도 뛰어들기 힘든 이차전지 소재 분야 제조업체 베스트에너지 CEO를 겸임하고 있다. 경영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에너지안보차원에서 이차전지 소재산업에 뛰어들었다. 일본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이차전지용 파우치 필름과 리드탭 필름을 90% 이상 독점 생산하고 있다. 우리나라 이차전지 완성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등 대기업들도 일본 파우치 필름을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만약 일본 기업이 파우치 필름과 리드탭 필름의 수출을 제한한다면 해당 기업들은 생산을 중단하고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기업가의 입장에서 만약의 위험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방관하는 것은 기업을 러시안룰렛 게임처럼 경영하는 것이다.

위기는 ‘만약’이 아니라 ‘언제’에 대한 이야기가 돼야 한다. 그래서 항상 대비해야 한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현대·기아차의 생산라인이 중단되는 것과 같은 이유다. 현재도 베스트전기학원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계속 투자하고 있다. 힘들 것은 예상했지만, 국내 대기업 벽이 이렇게 높은 줄은 몰랐다. 국내 대기업의 외면으로 생산된 제품은 전량 중국에 수출하고 있다. 정부에서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대기업이 국내 중소기업의 소재를 구매하게 해야 한다.”

▶교육사업으로 베스트전기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전기자격증의 전망은 어떠한가.

“전기 관련 자격증의 전망은 밝다. 사람들은 전봇대에 올라가서 전기공사하는 것을 생각하지만 그것은 10%도 되지 않는다. 전기자격증은 직접 힘든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 대부분은 전기안전과 관련한 점검 업무이다. 완력보다는 전기 관련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 그래서 전기기술인 중에서는 80세가 넘은 어르신도 전기기술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수강생 중 상당수는 퇴직 후를 대비해 인생 이모작을 위해 전기자격증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다. 고용노동부를 통하면 내일배움카드를 활용해 지원받아 배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리고 주택관리사, 공인중개사보다 인력 수요가 많아 다른 자격증에 비해 취업에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본인을 자유주의자로 칭했다. 그런데 안전은 주로 규제의 영역이다. 안전 관련 업무를 하는 것과 모순되는 것이 아닌가.

“얼핏 보기에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전문성의 부족 때문에 기인하는 것이다. 잘 모르기 때문에 획일적으로 규제하는 것이다. 안전 문제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 안전과 불편은 상극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세밀하지 않아 불편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자유주의와 안전은 모순이 아니라 조화돼야 한다.

전문적인 지식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 생각과 활동의 폭이 더 자유스러워질 수 있다.

안전은 전문지식을 아는 만큼 안전의 폭이 넓어진다고 할 수 있다.

소방법 등은 안전만 강조하고 현실을 모르는 규정이 많다. 안전이라는 핑계로 불편을 강조하는 것은 발전에 걸림돌이 된다.

좋아하는 성경 말씀이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이다. 모르면 그냥 규제에 그치지만 전문가의 손을 거치면 새로운 산업의 시작이 된다.

전기학원 설립이 진입장벽이 높아 학원 운영만으로 평생 먹고살 수 있지만, 그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아버지는 내게 그렇게 가르쳤다.”

▶부산안실련 대표, 베스트전기학원 원장, 베스트에너지 대표, 인제대학교 겸임교수 등 1인 4역을 하고 있다. 이들 사이의 공통점을 찾으면.

“공통점은 안전이다. 안전 관련 시민단체 대표이고 전기학원 원장과 대학교수로서 안전 관련 인재를 양성하고 제2의 반도체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이차전지 산업에서 안전의 핵심이 되는 파우치 필름과 리드탭 필름의 성능은 매우 중요하다. 리드탭 필름이 불량이면 이차배터리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한국전기안전공사에 근무했고 성이 ‘안’ 씨라는 것도 운명이 아닐까 생각한다. (웃음)

농경사회, 산업사회, 지식정보사회 다음은 안전사회다. 안전한 사회라고 다 선진국은 아니지만, 선진국은 모두 안전한 사회가 돼야 진정한 선진국이라 할 수 있다.”

He is....

▲1971년 12월 충북 보은 출생 ▲부산대학교 전기공학과 졸업, 부산대학교 대학원(석사과정) 레이저공학전공, 부산대학교 대학원(박사과정) 로봇공학전공 ▲한국전기안전공사 입사(1997) ▲베스트전기학원 설립(2010) ▲베스트에너지 주식회사 설립(2014) ▲연구개발특구 연구소기업부문 기술사업화 우수상 수상(2021) ▲한국전기안전공사 부산·울산본부 자문위원(2013~ 현재) ▲부산광역시 재난기금심의 위원(허남식 부산시장~서병수 부산시장) ▲인제대학교 보건안전공학과 겸임교수(현재) ▲부산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대표(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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