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 연구 역량 집중
스마트원전 이어 SMR 개발 전담 연구소 착공
임채영 소장, “다양한 용도 SMR 개발 나설 것”

경주시 감포읍 일대에 건설될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조감도.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
경주시 감포읍 일대에 건설될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조감도.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

[전기신문 정세영 기자]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을 맡게 될 연구소가 마침내 착공에 들어간다. 이 분야에서 한동안 주춤하던 우리나라가 연구 역량을 집중해 다시 선두권으로 올라설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19일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에 따르면 경주시 감포읍 일대에 설립하는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착공식이 오는 21일 열린다. 이날 행사에는 김부겸 국무총리도 직접 참석한다.

문무대왕과학연구소는 경주 감포읍 나정리와 대본리 일대 총 220만㎡(약 67만평) 부지에 오는 2025년 준공을 목표로 들어설 예정이다.

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그간 본원에서 기초연구 차원에서 해오던 SMR 등 미래형 원전의 연구개발 기능 대부분이 새로 설립될 연구소로 넘어간다. 기초연구를 넘어 실증 단계까지 목표로 한다는 게 원자력연구원 측의 설명이다.

과거 SMR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도 독보적인 행보를 보였다.

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중소형일체형원자로(SMART)는 지난 2012년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인가를 받으며 세계시장을 리드했다. 하지만 시범사업을 수행할 부지 확보에 실패하면서 잠시 주춤하는 사이 미국에 주도권을 빼앗긴 형국이다.

특히 2011년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원전에 대한 국내 여론이 바닥을 치면서 스마트원전 사업을 수행할 부지를 확보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에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우회로를 모색했지만 속도를 내기는 역부족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의 뉴스케일(NuScale) 원전은 SMR 분야에서 상용화에 빠르게 다가서고 있다. 자연순환 개념으로 설계된 뉴스케일 노형은 지난해 8월 표준설계인가를 받았다. 기술성과 사업성 측면에서 현재 가장 앞선 노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5~7년 사이에 상용화가 가능한 노형 개발을 목표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초당적인 협력을 통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SMR 원천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 건설될 문무대왕과학연구소는 SMR의 기초 설계부터 실증까지 전주기에 걸친 연구를 수행함으로써 우주해양, 극지 등 다양한 환경에서 사용 가능한 SMR을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임채영 원자력연구원 혁신원자력시스템연구소장은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설립으로 국내 SMR 연구도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한다”며 “스마트원전 기술 개발 경험으로 쌓은 기술경쟁력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마트원전을 더욱 업그레이드하고 한수원과 새로운 SMR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전 본원 부지가 작아 대형 연구시설을 설치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국내 최대 규모의 원자력연구소인 만큼 원자로 모의실험 시설을 비롯해 에너지변환동력계통 등 다른 요소기술에 대한 실증 설비도 완벽히 갖춰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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